[영상으로 보는 인문칼럼] 김태식 작가의 '밥을 기다리는 사람들'

 

안녕하십니까. 코스미안뉴스 한별 기자입니다. 우리는 수많은 정보의 포로가 되어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정신적 영양결핍은 심해져 가고 있습니다. 이제 인문칼럼을 통해 따뜻한 사유의 글로 가슴을 채워가기를 바랍니다. 오늘의 인문칼럼은 김태식 작가의 ‘밥을 기다리는 사람들’입니다. 

 

어느 종교단체에서 운영하는 무료급식소에서 봉사활동을 했던 적이 있다. 무료급식을 기다리는 분들이 의외로 많다. 고층 빌딩이 올라갈수록 그늘의 길이가 길어진다는 말처럼 경제가 발전하는 나라일수록 빈곤의 길이도 함께 길어지는 모양이다.

 

무료급식을 기다리는 분들의 대다수는 연세가 많은 어르신 혹은 초라한 형색의 분들 또는 정신적으로 완전하지 않은 분들 등이다. 그분들에게 있어 한 끼의 식사는 하루일과 중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의식이다. 이러한 의식을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공짜로 얻어먹는다는 수치심을 갖지 않게 하려고 종교단체에서는 100원짜리 동전을 미리 나누어주고 한 끼에 100원을 당당히 내고 먹게 한다. 

 

그런데 이 100원의 고귀한 식사를 기다리는 대열에 검은 정장을 한 노신사 한 분이 있었다. 그분은 ‘나는 이 아름다운 식사를 하게 해주신 대가로 종이 한 장을 내겠소’ 그것은 100만 원짜리 수표였다. 그분의 선행은 매주 한 번씩 이어졌다. 그 노신사가 100만 원짜리 수표를 기부하는 이유는 간단했다. ‘배고픔을 이길 장사는 아무도 없는데 밥을 무료로 주니 돈이 얼마나 많이 들겠소.’ 그 노신사는 100원짜리 식사를 100만 원에 먹으면서 쌀 한 톨 남기지 않았다. 

 

그리고 덧붙였다. 점심때가 되면 줄을 서서 밥을 손꼽아 기다릴 이 식당이 없어지면 이곳에서 식사할 사람들은 배가 고파 어쩌겠소. 내가 작은 정성이라도 보태겠소. 그 노신사는 자신이 타고 온 고급 승용차를 멀리 두고 걸어왔다가 다시 걸어가고 있었다. 

 

‘단식투쟁 혹은 삭발투혼’

 

그동안 우리나라의 정치인들이 국민들에게 강렬한 메시지를 전하는 것으로 많이 들어 왔던 말이다. 이러한 행위는 약자가 강자에게 대항하는 수단이었다. 이를테면 조선의 독립을 위해 독립운동을 하던 선열들이 일본 경찰에 항거의 의미로 단식하고 인도의 마하트마 간디가 영국의 식민 지배에 대항하며 단식을 했던 것은 충분한 명분을 가진 위대한 단식투쟁이었다. 이것들은 대다수를 위해 개인의 희생을 감수하고 행하는 살신성인의 거룩한 일이다.

 

최근 어느 정치인의 단식은 종교단체에서 제공하는 한 끼의 식사를 무료로 받아먹기 위해 길게 늘어선 줄에 견주면 사치스러운 일이다. 빈곤층의 그들에게 있어서 단식은 굶어 죽는 일이어서 그러하다. 정치인들이 자주 하는 말이 있다.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다. 국민들이 준엄한 심판을 할 것이다.’ 

 

정치적인 이유야 어쨌든 간에 단식 이전에 식판조차 들기 힘들어 보이는 줄을 서 있는 분들을 직접 한 번 봤으면 좋겠다. 그들도 대한민국의 국민이고 유권자이기 때문이다. 

 

김태식 작가의 인문칼럼 여기까지입니다. 감사합니다.

 

작성 2025.04.10 20:00 수정 2025.04.10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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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