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석근 칼럼] 아름다운 우리들의 성

고석근

 한없는 사랑은 영혼에서 솟아나리니

 나는 이제 떠나리라. 방랑객처럼

 연인을 데리고 가듯 행복에 겨워, 자연 속으로.

 

 - 아르튀르 랭보, <감각> 부분 

 

 

프랑스의 작가 다비드 르 브로통의 ‘걷기예찬’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나온다. 

 

‘걷기는 세계를 느끼는 관능에로의 초대다. 걷는다는 것은 세계를 온전하게 경험한다는 것이다.’

 

언젠가부터 ‘섹시하다’는 말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섹시하다는 것은 ‘성적 매력이 있다’는 것이다. 참으로 멋진 말이다. 브로통이 걸을 때, 우리는 그에게서 섹시함을 느낄 것이다.

 

시인 랭보는 보리밭을 걸으며, ‘한없는 사랑은 영혼에서 솟아나리니’ 하고 노래한다. 그 영혼은 ‘마음속의 여성(아니마)’이다. 그는 ‘연인을 데리고 가듯 행복에 겨워, 자연 속으로.’ 걸어간다. 얼마나 섹시한가! 이런 경지에 도달한 사람은 아름다운 성을 마음껏 누리리라!

 

이런 섹시한 삶을 누리지 못하는 사람은 인간의 몸에 탐닉하고 온갖 변태에 빠질 수 있다.

 

동양에서는 이 세상을 음(陰)과 양(陽)으로 본다. 주역(周易)의 택산함괘(澤山咸卦)는 연못을 뜻하는 태괘가 위에 놓이고, 산을 뜻하는 간괘가 아래에 놓이는 모양의 괘다.

 

주역에서는 연못은 땅(여성)의 성기, 산은 하늘(남성)의 성기로 해석한다. 택산함괘는 얼마나 에로틱한 묘사인가! 

 

우리는 모두 에로스의 자녀들이다. 삼라만상을 섹시하게 바라볼 수 있을 때, 이 세상은 참으로 아름다운 세상이 될 것이다. 

 

 

[고석근]

수필가

인문학 강사 

한국산문 신인상

제6회 민들레문학상 수상.

이메일: ksk21ccc-@daum.net

 

작성 2025.04.17 09:36 수정 2025.04.17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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