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프리드리히 니체의 소설 ‘자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니체는 자라투스트라와 만난 이야길 소설로 출간하고 자신이 인류에게 큰 선물을 했다고 말했다. 이 소설을 이해하려면 상징(象徵)적인 묘사를 파악해야 한다. 자라투스트라는 30살에 고향을 떠나 산으로 들어갔다. 동굴에서 10년간 살다가 산에서 내려와서 첫 번째로 만난 사람은 숲속의 성자였다. 성자가 물었다.
“자라투스트라, 넌 왜 산에서 내려왔느냐?”
“사람들에게 지혜를 선물하려고 내려왔소이다.”
“고통을 함께 짊어지거나 생색 없이 적선하는 방식으로 선물을 해야 한다.”
성자가 충고하였다.
“내게 넘쳐흐르는 풍요한 사랑을 사람들에게 선물해 줄 것입니다.”
“절대 선물은 목적이 있거나 동정이 되어선 안 된다.”
자라투스트라는 성자를 쳐다보고 돌아서며 이렇게 뇌 아렸다.
“늙은 성자는 숲속에만 있어서, 신이 죽었다는 것을 아직도 듣지 못했구려!”
자라투스트라는 가까운 도시로 들어서서 두 번째 만난 사람은 줄을 타는 곡예사였다. 그의 공연을 보려고 많은 군중이 모였다. 자라투스트라는 군중들 앞에서 지혜의 가르침을 말하는데도 군중들은 줄타기 공연에만 관심을 가질 뿐이었다.
“이들은 지혜를 들으려고 하지 않는 인간 말종 들이야.”
줄타기 곡예사가 두 개의 탑에 걸쳐진 밧줄 위를 걷기 시작했다. 그가 중간쯤 이르렀을 때 뒤에서 어릿광대가 재빠른 걸음으로 곡예사를 뒤쫓아왔다.
“야, 비켜. 너는 지금 너보다 뛰어난 자의 앞을 가로막고 있잖아.”
광대는 소리치면서 앞에서 가로막은 줄타기 곡예사를 훌쩍 뛰어넘어 앞으로 나갔다. 그때 줄타기 곡예사는 허둥대다가 밧줄을 헛디뎌 아래로 곤두박질쳐서 그만 죽고 말았다. 차라투스트라는 죽은 곡예사를 묻어주려고 등에 메고서 길을 나섰다. 도시의 성문을 나왔을 땐 깜깜한 밤이었다. 외딴집에서 그가 세 번째 만난 사람은 무덤 파는 장의사 노인이었다.
“장례는 치러주겠소만 매장은 못 합니다.”
노인은 빵과 포도주를 놓고 장례를 치렀다. 자라투스트라는 다시 시체를 지고 별빛에 의지하면서 밤길을 걸었다. 늑대가 나타나서 곡예사 시체를 훼손할까 봐, 빈 나무 속에 넣고서는 곧 잠이 들었다. 아침 햇살을 받고 잠에서 깨어난 자라투스트라는 다시 길을 걸었다. 그때 그가 네 번째 만난 길동무는 뱀과 독수리였다. 하늘 위에 뱀을 목에 휘감은 독수리가 날고 있었다. 생사의 극한 대치다. 뱀이 독수리를 휘감자 독수린 하늘로 치솟아 뱀을 위협하였다. 그는 뱀과 독수릴 길동무하면서 길을 걸으며 많은 것을 깨달았다. 자라투스트라는 말했다.
“뱀과 독수리는 내 사랑하는 길동무니라.”
마침 가르침의 대상은 군중이 아니라 한사람 길동무였다. 순간 길동무는 경쟁자라는 것을 문득 깨달으면서 산에서 하강한 것을 후회하였다.
니체는 철학적 이야길 소설로 전개하였다. 소설에 등장하는 여러 인물과 사물과 시간과 공간이 담는 것들은 象徵적인 의미가 있다. 상징의 의미를 잘 알지 못하면 내용을 파악 못 한다. 따라서 책을 읽기 전에 어느 정도 상징의 의미를 알아야 하고 대화에서 상징하는 의미를 바르게 해석해야 지식을 이해한다. 상징성을 이해 못 하면 문학은 전혀 이해 못 한다. 니체는 말뜻을 이해하기 곤란할 정도로 상징적인 언어를 묘사하였다.
니체의 ‘자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소설을 1883년에 1부를 발표했고 2, 3부를 이어 출판하였다. 4부는 출판사 없이 40여 부만을 인쇄하여 8명의 지인에게 나눠 주었다. 그리고 1~4부의 합본은 1892년에 전집으로 발간되었다.
니체는 자라투스트라의 선과 악은 투쟁으로 모든 사물의 도덕적 세계 질서를 형이상학적인 이분법으로 해석하였다. 그곳에 자라투스트라가 말하는 상징적인 패러디의 의미와 다양한 철학적 해석을 이해할 수 있었다.
2. 자라투스트라가 상징(象徵)하는 말의 의미
자라투스트라는 직시적 표현보다는 상징(象徵)적인 어귀로 표현하였다. 그가 말한 말속에 상징하는 것이 있다. 그 뜻을 파악하고 그의 말을 들어야 한다.
당나귀가 삶이라는 무거운 짐을 지고 간다. 나는 당나귀를 순종한다는 의미로 봤는데 그는 순종한다기보다는 견뎌낸다는 의미로 썼다. 길을 가는데 많은 사람을 만난다. 그들이 단순한 길동무인 줄 알았는데 먼 길을 가는 경쟁자였다. 독수리와 뱀을 보고 독수리는 긍지를 상징하는 짐승이고 뱀은 영리함을 상징하는 교만자이다. 독수리와 함께 있는 뱀은 영리함으로 자신의 삶을 자부하고 독수리는 긍지로 뱀을 무시하는 허무에 빠진다.
자라투스트라는 위험에 빠뜨리는 것은 긍지 없는 지식이라고 말했다. 독수리가 뱀의 대가리를 깨물고 하늘로 나는 모습에서 긍지를 자부하는데 뱀의 비명이 상징하는 것은 영리하지만 긍지 없는 지식에 휘둘리는 삶을 말한다. 삶에서 중요한 것은 비교되는 상징을 깨닫는 것이다.
곡예사는 자라투스트라의 가르침과 같이, 자신의 길을 가고자 노력하는 사람이다. 어릿광대는 교양을 가진 엘리트인데 사회와 대중의 인정을 받기 위해 자신의 삶이 충실하다는 착각에 빠진다.
대지는 생명. 성장. 변화. 생성하는 세상의 모든 것을 가리키는 말이지만 그는 이 세상의 모든 변화를 말하는 것이라 하였다. 그 반대는 영혼과 천국은 플라톤의 이데아와 그리스도교의 신으로 대표되는 절대적인 가상들이다. 대지를 사랑하라는 말은 불변하는 가상을 믿지 말고, 변화하는 세계를 있는 그대로 긍정하라는 말이다.
태양은 자신의 주된 의지, 본능, 열정, 주관. 내부의 명령. 가치 생성의 주체이다. 반대로 달은 타인들의 의지와 명령에 의존하는 것으로서, 냉정하고 객관적인 정신을 가리킨다.
니체는 ‘정신은 신체 일부에 불과하다.’ 자신의 육체적, 신체적 공간이야말로 자신의 의지가 뛰어노는 무대이다. 이 공간에서 마주치는 우연은, 자신의 선택을 통해 자신하는 만큼 필연으로 바뀐다. 그러나 세상의 모든 우연이 필연으로 되는 것이 아니고 그 자신에 내려진 운명에 따른 것이다.
낮은 건강한 상태이고 밤은 병든 상태다. 건강이란, 자신을 사랑하고 긍정할 줄 알며 자신에 대해 긍지를 가지며 대담하고 활기 넘치는 생활을 한다. 병이란, 자신을 싫어하고 부정하며 자신의 것에 만족 못 해서 상대방의 것을 질투하고 구걸하며 의기소침한 것이다. 이렇게 건강한 상태와 병든 상태는 낮과 밤이 바뀌듯이 끊임없이 순환한다.
3. 자라투스트라(Zarathustra)의 가르침
그는 고대 페르시아의 예언자로 산에서 은둔 생활을 끝내고 인간 사회로 내려와 자신의 가르침을 전파한다. 전통적 도덕을 비판하고 자기 초월의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면서 현재의 상태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자신을 넘어서는 영원회귀의 개념을 통해 삶의 모든 순간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
‘신은 죽었다.’란 말은 신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삶을 개척하라는 말이다. 이는 전통적 가치와 도덕 체계의 붕괴를 의미하며 신앙은 더 전통적 가치로 인간의 삶을 지배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인간은 의지를 통해 자신의 잠재력을 실현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조할 힘을 가졌다. 모든 생명체가 근본적인 가치를 추구하려면 자기 초월적인 힘을 발휘해야 한다. 모든 사건과 경험이 무한히 반복될 때 자신의 삶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영원회귀 근성을 가져야 한다. 만약 이 순간이 영원히 반복된다면 자신의 삶에 책임을 지고 매 순간을 극복해 갈 수 있는 것이다.
위버멘쉬(초인)은 전통적 가치를 넘어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사람이다. 신은 죽었으니 인간은 새로운 가치 체계를 창조할 수 있는 존재이다. 힘의 의지를 통해 기존의 도덕적, 종교적 가치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길을 개척하는 존재이다.
[김용필]
KBS 교육방송극작가
한국소설가협회 감사
한국문인협회 이사
한국문인협회 마포지부 회장
문공부 우수도서선정(화엄경)
한국소설작가상(대하소설-연해주 전5권)
이메일 :danmoon@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