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꽃가루 알레르기 환자 ‘이 과일’ 조심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는 환자가 사과나 복숭아 같은 과일을 먹었을 때 입술이나 목 안이 가렵고 붓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꽃가루-식품 알레르기 증후군’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24일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에 따르면, 꽃가루-식품 알레르기 증후군(Pollen-Food Allergy Syndrome, PFAS)이란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는 환자가 꽃가루와 구조적으로 유사한 생과일이나 생채소를 먹을 때 입술, 입안, 입천장, 혀, 목 안 등이 가렵고 붓는 증상을 보이는 질환을 말한다.
대표적으로 자작나무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는 환자가 사과나 복숭아를 먹으면 입술이나 입안, 목이 가렵거나 붓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는 꽃가루와 식품 속 알레르기 유발 성분이 구조적으로 유사해 교차 항원성을 갖기 때문이다.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 비염 연구팀이 전국 22개 의료기관에서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국내 꽃가루 알레르기 환자 648명 중 41.7%가 꽃가루-식품 알레르기 증후군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세 이하 소아·청소년에서도 42.7%로 높은 유병률을 보였다. PFAS 환자의 대부분은 입술, 입안, 목의 가려움이나 부종 등 구강 증상을 경험하지만, 일부는 피부(43.0%), 호흡기(20.0%), 소화기(10.7%), 신경계(4.8%), 심혈관계(3.7%) 증상 등 전신 반응도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8.9%에서 아나필락시스(전신 알레르기 쇼크)가 발생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꽃가루 알레르기 환자는 복숭아, 사과, 키위, 땅콩, 자두, 밤, 호두, 파인애플 등의 식품에서 PFAS 증상을 보였다. 또한 우리나라에서 흔히 먹는 토란이나 인삼, 깻잎, 도라지, 쑥갓, 더덕, 칡, 연근 등 식재료도 PFAS의 원인이 될 수 있음이 확인됐다.
PFAS 증상이 심하거나 전신증상이 의심된다면, 무분별한 식품 회피보다는 전문가와 상의하여 원인 식품을 정확히 파악하고, 우연한 노출에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나필락시스 위험성이 있거나 전신 반응이 우려되는 환자는 자가 주사용 에피네프린 등 비상약을 소지하고, 천식 등 동반질환에 대한 평가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