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용 칼럼] 장자(莊子)의 손톱

신기용

『장자』의 형식은 반문명적이고 반체제적인 우화(寓話)이다. 그러면서 풍자와 반어이다. 주 내용은 참된 삶을 향한 인생론이다. 장자 스스로 철학서가 아니라 우화라고 밝혔다. 우언과 중언(重言)에는 역설과 반어적인 표현이 많다. 

 

『장자(莊子)』의 「덕충부(德充符)」에 노나라 애공의 질문에 대답하는 공자의 말이 나온다. 이중 “천자의 후궁이 되면 손톱을 깎거나 귀를 뚫지 못하게 한다.”라는 공자의 대답이 나온다. 그 대목을 읽어 본다.

 

천자의 시녀가 된 여인에게는 그 아름다운 육체를 다치지 않게 하기 위하여 손톱도 깎지 못하게 하고 귀도 뚫지 못하게 합니다. 또 새로이 장가를 간 사람에게는 그 젊은 아내를 위하여 숙직도 면해 주고 부역도 시키지 않습니다.

 

-『장자』, 「내편」 중 ‘덕충부’, 이석호 역

 

공자는 손톱을 깎지 못하게 하는 이유를, 여인의 몸을 다치지 않게 하기 위함이라 하였다. 이를 역설과 반어적인 표현이라 볼 때, 이 대목에서 주체와 객체를 전도하여 상상력을 발휘해 볼 필요가 있다. 즉, 주객전도의 상상력을 촉발해야 한다. 분명한 것은 공자의 말과 반대로 깎은 손톱은 천자에게 상처를 입힐 수도 있는 무기이기도 하다. 상처를 입는다는 측면에서 시각을 달리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또한, 시인이 장자의 손톱을 달리 변용하고자 할 때 손톱의 생장 속도와 결부할 수도 있을 것이다. 손톱의 생장 속도와 관련하여 장자적 상상력을 발휘하여 시에 반영하면 새로운 맛이 날 것이다. 

 

손톱의 생장 속도가 과학적으로 지구 자전 속도보다 빠를까? 손톱의 생장은 지구가 한 바퀴 돌 때 대체로 0.1mm 정도 자란다고 알려져 있다. 분명한 것은 시는 과학이 아니다. 비과학적인 허구가 시적 상상력을 촉발시킨다.

 

인용문 후반부의 “새로이 장가를 간 사람에게는 그 젊은 아내를 위하여 숙직도 면해 주고 부역도 시키지 않”음에 주목해 본다. 우리의 역사에도 이런 복지 정책을 시행했다. 조선의 세종대왕은 아이를 낳은 여노비에게 100일 동안의 출산 휴가 제도를 시행했다. 남자 노비한테는 30일 동안의 육아 휴가 제도를 시행했다. 예나 지금이나 복지 정책의 중요성은 변함이 없다. 

 

 

[신기용]

문학 박사.

도서출판 이바구, 계간 『문예창작』 발행인. 

대구과학대학교 겸임조교수, 가야대학교 강사.

저서 : 평론집 9권, 이론서 2권, 연구서 2권, 시집 5권,

동시집 2권, 산문집 2권, 동화책 1권, 시조집 1권 등

이메일 shin1004a@hanmail.net

 

작성 2025.04.30 11:55 수정 2025.04.30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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