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향후 업무 환경에서 회의 준비, 제안서 작성, 코드 생성까지 자율적으로 수행하는 AI 에이전트가 동료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현실화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빌드 2025'에서 이러한 비전을 개발자 도구로 구체화하며 '에이전틱 웹(Agentic Web)' 시대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AI 에이전트의 부상은 점진적으로 이루어져 왔다. 수년간 챗봇과 가상 비서가 활용되었으나, 단발성 명령어 처리, 기억력 부재, 수동적 조정이라는 명확한 한계를 지니고 있었다. MS는 2016년 '코그니티브 서비스' 제품군을, 2021년에는 비주얼 스튜디오(Visual Studio)에 코드 자동 완성 기능을 제공하는 '코파일럿(Copilot)'을 선보이며 기술적 토대를 마련해왔다. 금번 MS가 새롭게 제시한 '에이전틱 웹' 관련 도구들은 지능적이고 자율적인 에이전트를 애플리케이션 아키텍처의 모든 계층에 통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사회적으로는 반복적 업무 부담을 경감시키는 소프트웨어에 대한 수요가 증대하고 있으며, 경제적으로 기업들은 AI 기반 자동화를 통해 2026년까지 약 25%의 생산성 증대를 예측하고 있어 그 중요성이 더욱 부각된다.

'빌드 2025'에서 발표된 혁신적인 세 가지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애저 AI 파운드리 에이전트 서비스(Azure AI Foundry Agent Service):
시맨틱 커널(Semantic Kernel)과 오토젠(AutoGen)을 통합한 SDK(소프트웨어 개발 키트)로, 소량의 코드로도 다중 에이전트 워크플로우를 신속하게 구성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한 에이전트가 CRM 데이터를 수집·분석하고, 다른 에이전트가 이를 기반으로 고객 이메일 초안을 작성하며, 세 번째 에이전트가 후속 조치를 자율적으로 계획하는 시나리오 구현이 가능해진다.
2. 엔트라 에이전트 ID(Entra Agent ID):
각 에이전트에게 애저(Azure) 테넌트 내에서 고유하고 검증 가능한 식별자를 부여한다. 이를 통해 '익명 봇' 운영에 따른 잠재적 위험을 방지하고, 모든 작업의 추적성을 확보하여 규제가 엄격한 산업군에서의 거버넌스 및 컴플라이언스 준수를 강화한다.
3. 코파일럿 튜닝(Copilot Tuning):
로우코드(Low-code) 방식의 미세 조정 도구를 제공하여, 비즈니스 분석가들이 심도 있는 머신러닝(ML) 전문 지식 없이도 법률 계약 검토나 재고 예측과 같은 특정 산업 분야의 업무를 에이전트에게 학습시킬 수 있도록 지원한다.
기술 분야 리더들은 이러한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콘토소(Contoso)의 AI 부문 부사장 제시카 터너는 "엔트라 에이전트 ID는 금융 및 헬스케어 분야에서 에이전트를 안전하게 배포하는 데 필수적인 신뢰 계층을 제공한다"고 언급했다. 최근 가트너(Gartner)의 전망에 따르면, 2027년까지 전체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의 30%가 자율 에이전트를 도입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현재 5% 미만인 수치에서 대폭 증가한 것이다.
이러한 기술적 진보의 이면에는 MS의 오픈소스 프로젝트 '시맨틱 커널'을 통해 축적된 경험이 자리 잡고 있다. 해당 프로젝트는 에이전트의 기억(memory) 및 계획 기반 추론(plan-based reasoning) 능력 개발을 선도해왔다. 그 결과, 에이전트들은 과거의 상호작용을 기억하고 새로운 데이터에 적응하며, 복잡한 문제 해결을 위해 그룹 단위로 협업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되었다. 초기 도입 기업들은 수동 티켓 분류 시간을 40% 절감했으며, 개발자 대상 설문에서는 AI 기반 신규 기능의 시장 출시 기간이 60% 단축되었다고 응답했다.
한편, 과도한 자동화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존재한다. AI 윤리학자 엘레나 로드리게스 박사는 "숙련된 인력의 업무가 기능이 불투명한 '블랙박스 봇'으로 대체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한다. 그러나 지지자들은 에이전트가 인간을 단조롭고 반복적인 업무로부터 해방시켜 창의적이고 전략적인 활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기여한다고 반론한다. 핵심 쟁점은 거버넌스, 즉 에이전트가 윤리적 원칙을 준수하고 개인정보를 보호하며 인간의 감독하에 운영되도록 보장하는 방안이다. MS의 '엔트라 에이전트 ID'는 각 에이전트에 디지털 정체성을 부여하고 모든 의사결정 과정을 기록함으로써 이러한 과제 해결의 첫 단추를 끼운 것으로 평가된다.

이제 개발자와 기업들은 현재 워크플로우 중 어떤 영역이 상시 가동되는 자율적 지원 시스템을 필요로 하는지, 그리고 에이전트가 기계적 속도로 의사결정을 수행하기 시작할 때 어떻게 효과적인 감독 체계를 유지할 것인지 심도 있게 고찰해야 할 시점이다.
'에이전틱 웹'은 더 이상 막연한 구상이 아니라 애저 플랫폼을 통해 현실로 구현되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시대의 흐름을 주도하는 개척자가 될 것인지, 아니면 과거의 단편적인 AI 스크립트에 안주할 것인지 선택해야 할 때다.
진정한 혁신은 가능한 것을 자동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전에는 불가능했던 성취를 인간이 이룰 수 있도록 역량을 부여하는 데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지금 바로 첫 번째 애저 AI 파운드리 에이전트를 구축하여 '에이전틱 웹' 시대를 향한 여정을 시작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