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율적으로 사고하고 의사결정을 내리는 공급망 시스템의 등장이 가시화되고 있다. 과거 기업들은 부정확한 수요 예측, 과잉 재고 및 공급망 교란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스프레드시트, 과거 데이터 평균, 직관 등에 의존해왔다. 그러나 이제 목표 설정, 자율적 판단, 실시간 학습이 가능한 에이전틱(Agentic) AI가 등장하며 수요 예측 분야의 근본적인 혁신을 예고하고 있다.
1960년대 수요 계획가들은 단순 시계열 모델을 활용했으며, 1990년대에는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이 데이터 표준화를 이끌었으나 여전히 인간의 개입이 필수적이었다. 팬데믹으로 인한 혼란, 기후 변화에 따른 공급 병목 현상, 즉각적인 전자상거래 환경 등 현대의 복잡한 글로벌 경제는 더욱 정교한 해법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에이전틱 AI는 정적인 알고리즘을 넘어선 동적인 디지털 에이전트로서 그 해답을 제시한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Gartner, 2025년 5월 21일 발표 자료)는 2030년까지 "공급망 관리 솔루션의 50%가 에이전틱 AI 기능을 통합할 것"으로 전망하며, 이를 통해 시스템은 다음과 같은 기능을 수행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 IoT 센서, 소셜 미디어 동향, 기상 정보, 경쟁사 가격 등 다양한 실시간 데이터를 자율적으로 수집.
* 자연재해 예상 지역으로의 재고 우선 배정, 특정 온라인 트렌드에 따른 배송 물량 증대 등 예측을 능동적으로 조정.
* 공급업체, 운송업체, 소매업체 간 AI 생태계 내에서 협력하여 데이터 사일로를 해소하고, 공급망 전반의 수요 계획을 최적화.

최근 개최된 '홈 딜리버리 월드 2025'(Home Delivery World 2025, 5월 21일~22일)에서는 분석가들이 실제 개념 증명 사례들을 선보였다. 여기에는 유동인구 카메라와 지역 행사 정보를 활용하여 특정 구역 단위의 수요를 예측하는 '초정밀 지역 수요 예측' 도구, 공급 차질 발생 시 수 시간 내에 자동으로 재고를 이전하는 AI 기반 '수요 감지' 대시보드, 그리고 소매업체의 예측이 공급업체의 생산 일정에 직접 연동되어 리드 타임을 최대 20% 단축시키는 협업형 AI 플랫폼 등이 포함되었다.
전문가들은 에이전틱 AI가 단순한 예측 개선을 넘어, 예측 자체를 살아있는 적응형 전략으로 변모시킨다고 평가한다. 로지테크(LogiTech)의 공급망 혁신 담당 부사장 엘레나 마르티네즈 박사는 "우리는 '가상 시나리오(what-if)' 계획에서 '미래 상황(what's next)'을 능동적으로 예측하는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이는 비용 절감과 고객 만족도 향상 양측 모두에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기존 통계 기반 예측의 오차율은 평균 20~30%에 달하는 반면, 초기 에이전틱 AI 시범 프로젝트에서는 예측 정확도가 40~60%까지 향상되는 결과가 보고되고 있다. 이를 통해 품절과 과잉 재고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음이 입증된 것이다. 한 유통업체는 AI가 지속적으로 예측을 재조정하도록 시스템을 개선함으로써 안전 재고를 25% 감축하고, 1,200만 달러의 운전자본을 확보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적 도약은 중요한 질문을 제기한다. 자율 시스템이 인간의 통제 범위를 벗어난 '블랙박스'로 전락할 가능성은 없는가? AI가 대규모로 자원을 재분배할 때, 윤리적이고 투명한 의사결정 과정을 어떻게 담보할 것인가?
2030년이 다가옴에 따라, 에이전틱 AI 도입을 위한 경쟁은 이미 본격화되었다. 오늘날 에이전틱 AI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기업들은 더욱 지능적이고 신속하며 탄력적인 공급망을 구축하여 경쟁 우위를 확보할 것이다. 반면, 변화에 뒤처지는 기업들은 예측 불가능성이 증대되는 현시대에 심각한 운영상의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
급변하는 경영 환경 속에서 가장 효과적인 예측은 스스로 진화하고 적응하는 예측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미래는 예측하는 자의 것이므로, 지금 바로 에이전틱 AI 도입을 검토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