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종종 어려운 시기를 '난세'라 부른다. 그리고 난세에는 그 시대를 이끌어갈 '영웅'의 등장을 염원하곤 한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 우리가 바라는 지도자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단순히 모든 것을 해결해 줄 초인적인 영웅일까, 아니면 우리와 함께 미래를 만들어갈 동반자일까?
지금 우리가 마주한 시대는 분명 여러 도전 과제들로 가득하다.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지키고, 경제적 불평등을 해소하며, 세대와 계층 간의 갈등을 봉합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기후 변화와 기술 혁명이라는 거대한 물결 속에서 국가의 미래를 설계하는 일 또한 막중한 책임감을 요구한다. 이러한 복잡한 문제들 앞에서 우리는 어떤 리더십을 가진 지도자를 원하는지 깊이 성찰해야 한다.
우리가 바라는 지도자의 첫 번째 자질은 '통합의 리더십'일 것이다. 갈등과 분열의 골이 깊어진 사회에서 다양한 목소리를 경청하고,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조율하며, 국민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포용력이 중요하다. 일방적인 주장보다는 소통과 설득을 통해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지도자야말로 진정한 통합의 리더이다.
두 번째는 '미래를 향한 비전과 실행력'이다.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10년, 20년 후 대한민국의 모습을 설계하고 이를 구체적인 정책으로 실현해 나갈 수 있는 혜안과 추진력이 필요하다. 단순히 인기에 영합하는 정책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국가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끌어낼 수 있는 지도자를 원한다.
세 번째는 '정직과 투명성을 갖춘 도덕성'이다. 국민과의 신뢰는 지도자의 리더십이 발휘되는 가장 중요한 기반이다. 사적인 이익보다는 공익을 우선하고, 약속을 지키며, 어떠한 외압에도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원칙과 소신을 가진 지도자에게 국민은 기꺼이 지지와 신뢰를 보낼 것이다. 잘못에 대해서는 솔직하게 인정하고 책임지는 용기 또한 중요한 덕목이다.
하지만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지도자 혼자서 세상을 바꿀 수 없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원하는 지도자를 선택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선택 이후에도 끊임없이 관심을 갖고 참여하며, 때로는 따끔한 비판을, 때로는 아낌없는 격려를 보내는 국민의 역할이다. 지도자와 국민이 서로 신뢰하고 협력하며 함께 나아갈 때, 비로소 난세를 극복하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있다.
우리가 원하는 지도자는 완벽한 영웅이 아닐지도 모른다. 대신,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어려운 문제 앞에서 회피하지 않으며, 미래를 향한 명확한 비전을 제시하고, 무엇보다 국민과 함께 땀 흘리며 희망을 만들어가는 지도자일 것이다. 그러한 지도자를 선택하고 함께 만들어나가는 것은 바로 우리의 손에 달려 있다.
[심선보]
칼럼니스트
머니파이 대표
금융투자 강사
월간 시사문단 신인상 시부문 작가 등단
저서:초보를 위한 NPL투자 가이드, GPL투자 파이프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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