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배 칼럼] 사막 도시 두바이의 기적

이윤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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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엔데믹 이후 그동안 가지 못했던 해외여행을 기쁜 마음으로 가기로 했다. 그런데 늘 그래왔던 것처럼 과거의 유적지를 탐방하는 그런 여행이 아니라, 현재와 미래가 공존하는 색다른 여행지를 가 보고 싶었다. 그래서 선택한 곳이 4박 6일 일정의 아랍에미리트의 두바이와 아부다비였다. 이번 여행은 집사람의 칠순을 기념하는 특별한 의미도 담고 있었다. 그리고 나이도 있고 장거리 비행에 피로가 쌓일 것을 고려해 이코노미석 대신 비즈니스석을 탔다. 에미레이트 항공은 인천공항을 출발, 약 10시간 30분여의 긴 비행 끝에 두바이 국제공항에 우리 부부를 안전하게 내려주었다.

 

가이드를 만나 리무진 버스를 타고 아부다비로 향하자, 창밖으로 펼쳐지는 도시의 풍경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사막 한가운데 자리한 도시답지 않게 고층 빌딩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고, 첨단 기술과 현대적인 건축이 어우러진 모습이 마치 미래 도시를 보는 듯했다. 그러나 도심을 조금 벗어나자마자 황량한 사막이 끝없이 펼쳐져, 인간이 만들어 낸 도시와 자연의 원초적인 모습이 극명한 대비를 이뤄 가슴을 뛰게 하는 감동을 주었다.

 

아부다비에서는 ‘그랜드 모스크’의 화려함과 웅장함에 압도되었다. 순백의 대리석으로 지어진 이슬람 건축의 걸작은 한마디로 신비로움 그 자체였다. 내부에는 화려한 샹들리에와 세계 최대 규모의 아름다운 문양의 카펫이 깔려 있었고, 빛을 받으며 찬란하게 빛나는 모스크의 모습은 신성한 분위기를 더욱더 신성하게 느끼게 했다.

 

흔히들 해외여행 하면 현재가 아닌 각국에 보존된 오랜 과거의 역사적 유물이나 유적지를 보러 가는 것이 일반적인 경향이다. 그런데 두바이나 아부다비는 과거의 도시가 아닌 현재와 미래가 혼재해 있는 도시라고 할 수 있었다. 두바이의 상징인 ‘버즈 칼리파’는 높이 828m, 163층의 빌딩으로 우리나라의 ‘삼성’도 건설에 참여한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다. 전망대는 123층과 124층에 자리 잡고 있는데 124층에서 내려다본 두바이는 말로서는 표현이 불가능한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세계에서 다섯 번째라고 하는 우리나라에서 제일 높은 ‘롯데월드타워’는 높이 555m, 123층의 빌딩과 비교해 보면 버즈 칼리파는 높이 223m, 그리고 층수는 40층이나 더 높아 그 위용은 비교 불가였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광활한 사막 한가운데에는 초현대적인 인공섬 ‘팜 주메이라’가 들어서 있었다. 고가의 고급 주택이 가득한 팜 주메이라는 만리장성과 함께 우주에서도 관찰할 수 있다고 하니 그 규모를 짐작할만했다. 모노레일을 타고 지나가며 ‘아틀란티스 더 팜 호텔’을 바라보는 순간, 인간이 자연을 극복하며 만들어낸 기적을 온몸으로 실감하기에 충분했다. SUV를 타고 길 없는 모래사막 여기저기를 마구잡이로 달리는 사막 사파리 투어에서는 고운 모래를 손으로 직접 만져보고 걸으며 광활한 대지를 몸소 느낄 수 있었다.

 

두바이는 그 자체로 하나의 거대한 무대처럼 느껴지는 도시였다. 낮에는 끝없는 사막과 푸른 해변이 대조를 이루며 색다른 매력을 뽐내고, 밤이 되면 초고층 빌딩들의 네온 불빛들이 도시를 휘황찬란하게 치장했다. 특히 야간에 펼쳐진 화려한 분수 쇼는 관광객들의 혼을 빼놓기에 전혀 손색이 없었다. 

 

그러나 이곳의 매력은 화려함과 웅장함만이 아니었다. 전통과 현대가 조화롭게 공존하는 곳이라는 점에서 더욱 특별했다. 알 파히디 역사 지구에서는 과거의 아랍 전통을 오롯이 느낄 수 있었다. 골목길을 따라 자리한 향신료 시장과 골드 시장에서는 활기 넘치는 상인들의 모습이 여행자를 유혹하고 몰입하게 만들었다. 한편, 두바이 몰의 대규모 실내 스키장을 보면서 두바이는 항상 새로운 도전을 멈추지 않는 도시임을 스스로 증명하는 듯싶었다. 요트 투어를 즐기며 두바이 마리나의 야경을 감상하는 순간은 또 다른 낭만을 만끽하기에 충분했다. 

 

몇십 년 전만 해도 그저 작은 어촌에 불과했던 이곳이 이제는 세계적인 경제·관광 중심지가 된 것은 유전 개발로 얻은 부를 바탕으로,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 덕분이라고 할 수 있었다. 사막 한가운데 세운 초고층 빌딩들, 바다를 개척해 만든 인공섬, 최첨단 기술을 결합한 스마트 도시, 그리고 뜨거운 사막 한가운데 건설된 대규모 스키장…. 두바이는 꿈을 현실로 바꾼 경이로운 공간이자 삶의 터전이었다. 

 

이번 여행을 통해 두바이는 단순한 번영을 떠나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든 역사’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사막 한가운데에서 세계적인 대도시를 일궈낸 그들의 도전 정신,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조화로운 도시를 만든 노력, 두바이는 기적을 꿈꾸는 모든 사람에게 끝없는 영감을 주고 꿈을 심어주는 도시 그 자체로서 위대했다.

 

 

[이윤배]

(현)조선대 컴퓨터공학과 명예교수

조선대학교 정보과학대학 학장

국무총리 청소년위원회 자문위원 

호주 태즈메이니아대학교 초청 교수

한국정보처리학회 부회장 

이메일 : ybl7736@naver.com

 

작성 2025.06.09 11:11 수정 2025.06.09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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