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박동명] 연구역량 강화를 통한 국가경쟁력 확보

▲박동명/선진사회정책연구원 원장 ⓒ한국공공정책신문

 [한국공공정책신문=김유리 기자] 


위기의 신호, 네이처 인덱스가 던진 경고


최근 국제학술지 네이처가 발표한 '네이처 인덱스 2025'(2024년 말~2025년 초 발표) 결과는 우리나라 과학기술계에 뼈아픈 현실을 직시하게 한다. 중국이 2년 연속 세계 1위를 차지하며 연구대국의 위상을 공고히 했고, 미국, 독일, 영국, 일본, 프랑스가 그 뒤를 이었다. 한국은 지난해보다 한 단계 상승한 7위를 기록했으나, 이는 표면적 성과에 불과하다.


진정한 문제는 국내 대학과 정부출연 연구기관 중 세계 50위권에 진입한 곳이 단 한 곳도 없다는 점이다. 서울대학교가 52, 한국과학기술원(KAIST)82위에 그친 것은 우리나라 연구 인프라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준다. 이는 국가 연구경쟁력과 인재 기반이 근본적으로 흔들리고 있다는 명백한 신호다.


투자는 많으나 성과는 부족한 역설


한국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구개발(R&D) 투자 비율에서 세계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R&D 집중도 측면에서 세계 1~2위를 다툴 만큼 투자 규모는 결코 작지 않다. 그러나 이러한 양적 투자가 질적 연구성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인재 유출이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등 첨단 미래산업을 이끌 핵심 인재들의 해외 유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2023년 기준 인구 1만 명당 AI 인재 순유출은 OECD 38개국 중 35위에 머물렀으며, 해외로 유출되는 전문인력은 늘어나는 반면 유입되는 인재는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 연구기관과 대학의 글로벌 경쟁력 역시 점차 뒤처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중국의 약진에서 배우는 교훈


중국의 성장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다. 2025년 네이처 인덱스에서 중국은 저자 기여도 기준 32,122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17%의 성장을 달성했다. 세계 연구기관 톱10 8곳이 중국 기관이라는 사실은 그들의 체계적 접근을 입증한다.


중국의 성공 요인은 명확하다. 국가 차원의 파격적 연구비 지원, 글로벌 인재 유치를 위한 적극적 정책, 그리고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연구환경 조성이 그것이다. 이는 단기적 성과에 매몰되지 않고 장기적 비전을 바탕으로 한 일관된 정책의 결과다.


예산 증액을 넘어선 근본적 변화가 필요


정부는 올해 R&D 예산을 248천억 원으로 확정하며 역대 최대 규모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전년 대비 1천억 원 증가에 그쳤다. 단순한 예산 증액보다는 실질적 연구역량 제고를 위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재정투입과 함께 연구자들이 몰입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주요 언론들도 "한국형 천인계획 같은 특단 대책이 필요하다", "인재 선순환 생태계 구축을 위한 과감한 결단이 절실하다"며 구조적 개혁의 필요성을 지적하고 있다.


인문·사회 연구의 중요성 재인식


현재 연구비 배분이 이공계에 편중되어 있는 가운데, 인문·사회 연구의 중요성이 간과되고 있다. 그러나 인문·사회 연구는 과학기술 발전의 사회적 파장을 분석하고, 정책적 해석을 제공하며, 윤리적 기준을 설정하는 국가 경쟁력의 핵심 축이다.


한국연구재단도 "인문·사회 분야를 적극 지원해 활성화하고 공동 대응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과학기술과 인문학이 조화롭게 발전할 때 진정한 연구 강국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연구역량 강화를 위한 종합적 전략


국가 연구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종합적 접근이 필요하다.

먼저, 연구비의 대폭적 증액과 함께 인문·사회와 이공계 간 균형 잡힌 지원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연구자 처우 개선과 장기적 연구환경 조성, 글로벌 수준의 인재 유치 전략도 병행되어야 한다.


둘째, 대학, 연구기관, 정부, 민간이 협력하는 '국가 연구혁신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 연구성과의 질적 도약을 위해 산학협력 강화, 창업지원 확대, 실패 리스크 완화 등 혁신 생태계 조성이 절실하다.


실행 의지가 관건


"과학기술의 르네상스는 한 번의 구호나 제도적 장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 무엇보다 주도면밀한 실행 계획과 안정적인 재정 투입이 필요하다. 과학기술 분야는 장기적인 안목과 의지가 요구되며, 인재 양성과 연구 기반 구축이 긴 호흡으로 이어져야 과학 선도국이 될 수 있다."


이제 우리도 진정한 연구역량을 갖추어 국가 연구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과감한 투자와 일관된 실행, 그리고 인문·사회와 이공계를 아우르는 균형 잡힌 정책이 그 출발점이다.

연구 강국으로의 도약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지금이 바로 행동할 때다.



박동명 / 법학박사

· (사)한국공공정책학회 부회장

· 대한케어복지학회 회장

· 전)국민대학교 행정대학원 외래교수


작성 2025.06.22 20:34 수정 2025.06.22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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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