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성추행 사건을 두고 학부모들과 시민사회가 깊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초등학교 1학년 여학생 A양이 같은 반 남학생 B군과 C군에게 10차례 이상 성추행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가해자들에게 내려진 징계는 단 5시간의 학교봉사에 그쳤다. 피해 아동은 현재 심각한 정신적 충격을 호소하며 등교를 거부하고 있다.
‘장난이었다’는 사과문, 피해자 부모의 눈물
사건은 지난 2025년 4월 말, 분당구의 한 초등학교 1학년 교실 및 셔틀버스 안에서 연이어 발생했다. A양은 축구교실 셔틀버스 안과 복도 등에서 가해 학생들로부터 반복적인 신체 접촉과 불쾌한 행동을 당했다고 진술했다. 이후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이하 학폭위)가 개최되었고, 피해 아동과 가해 아동은 일시적으로 분리 조치되었다.
그러나 학폭위의 최종 판단은 충격을 안겼다. B군과 C군에게 내려진 조치는 ‘학교 봉사 5시간’과 ‘특별교육 이수 4시간’뿐이었다. 피해 학생의 부모는 “딸아이가 샤워할 때도 누군가 보고 있을 것 같다며 울고, 잠도 못 자는 상태”라고 호소했다. 가해 학생들이 제출한 사과문에는 “장난이었다”, “몰랐다”는 변명성 문구가 적혀 있었고, 부모의 반성도 형식적이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법은 있지만 처벌은 미약한 현실
현행 학교폭력예방법에 따르면 학폭위는 가해 학생의 고의성, 반복성, 피해의 심각성, 반성 여부 등을 고려해 1호 조치(서면 사과)부터 9호 조치(퇴학)까지 부과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사건처럼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폭력이 수차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분리나 전학 조치는 시행되지 않았다.
심리적 2차 피해까지 방치한 학교 시스템
가장 큰 문제는 피해자 보호에 대한 학교 측의 무관심이다. 사건 이후 피해 아동은 학교로 복귀했지만, 다시 가해 학생들과 같은 반에서 수업을 듣게 됐다. 이로 인해 A양은 극심한 불안 증세를 겪으며 등교를 거부하고 있는 상태다. 전문 심리상담사는 피해자와 가해자의 즉각적이고 장기적인 분리를 권고했지만, 학교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교육부와 학폭위, 보호 중심 시스템 전환 시급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학폭위 운영의 근본적 개편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사건이 단순한 말다툼이나 신체적 다툼이 아닌, 명백한 성적 폭력이라는 점에서 교육기관은 더욱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했다.
성폭력 전문가의 참여를 의무화하고, 피해자 중심의 판단 체계를 갖추며, 학부모와 학생 모두에 대한 심리치료·재발방지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결론적으로
이번 사건은 우리 사회가 얼마나 아동의 인권 보호에 취약한지, 그리고 제도가 얼마나 가해자 중심으로 작동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준 사례다. 피해 아동이 겪은 공포와 고통은 단순한 시간 봉사로 치유될 수 없다. 교육당국과 사법기관은 지금이라도 적극적인 조사와 지원에 나서야 한다. 그래야만 제2, 제3의 피해자를 막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