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말한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니? 아프면 ‘환자’이지!라고 말이다. 하지만 정말 당신은 청춘이 아파 본 적이 한 번도 없는가? 나는 어느 시대의 젊은이던, 청춘은 아프다고 생각한다. 잘나가는 유명 연예이나 성공한 사업가의 인생 얘기만 들어봐도 그렇다. 그들이 아니더라도 단 한 번도 아파 본 적 없는 청춘은 없다. 특히 온갖 취업난과 돈에 시달리는 이 시대 젊은이들에게는 말이다.
이런 때에, 사람들은 예전과 달리 성공한 사람의 자서전을 읽고 싶어 하지 않는다. 당장 돈 많은 대기업 CEO 성공 스토리를 줄곧 늘어놓은 책을 읽는 것이 내 인생에 무슨 소용이겠는가? 요즘 ‘소확행’이라는 단어가 화두에 오르며 많은 사람들에 의해 쓰이고 있다. ‘소확행(小確幸)’의 사전적 의미는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작지만 확실하게 실현 가능한 행복 또는 그러한 행복을 추구하는 삶의 경향’이다. 퇴근 후 시원한 맥주 한 하며 노트북으로 영화 한 편 보는 것, 한가한 날에 치킨 한 마리를 시켜 먹고 배부른 채 낮잠을 자는 것. 그런 소소한 것들이 요즘 사람들이 느끼는 ‘소확행’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소확행이 그들에게 행복을 가져다준다.
책 또한 마찬가지이다. 바쁘고 지친 일상에 작게나마 힐링이 되어 주는 책을 읽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소확행’이 될 수 있다. 나 또한 정신없이 흘러가는 시간들을 껴안으며 살면 때론 긴 글보다는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주는 '시집'이 읽고 싶어질 때가 많다. 시 한 편에서 느껴지는 사람과 인생에 대한 공감을 느끼다 보면 위로가 될 때가 많다.
이런 ‘소확행’을 부르는 시집 한 권을 추천해주고 싶다. 출판사 ‘꿈공장 플러스’가 이번 7월에 출간한 <내 속에는 늘 네가 한 조각 있고>라는 따끈한 신간이다. 표지가 주는 느낌과 같이 잔잔하고 짙은 감성이 담겨있다. 이 책의 저자는 윤애경, 공유진, 곽동규, 한가온, 양영지, 최지아 총 6명의 작가가 공저한 책으로 각 작가가 가진 개성과 문체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위의 시는 <내 속에는 늘 네가 한 조각 있고>의 공동 저자 중 한 명인 곽동규 작가의 시이다. 곽동규 작가는 인스타에서 ‘마름모’(인스타 아이디: marmmo_k)로 활동 중이다. 그가 필명을 ‘마름모’로 하는 데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한다.
곽동규 작가는 필명에 대해 “마름모의 정의가 '평행사변형과 사다리꼴, 정사각형이 마름모일 수 있지만 마름모는 그들이 될 수 없다'입니다. 사실 이 의미가 마름모라는 도형에 부정적인 정의인데, 제 해석으론 '저 세도형이 마름모를 흉내 내더라도 마름모가 더 뛰어나다'라고 긍정적으로 해석했어요. '누가 나를 모방하더라도 내가 더 뛰어나다' 는 제 글에 대한 자부심이라 할 수 있겠네요.”라고 설명했다.
누가 인생은 ‘단거리 달리기’라고 했던가? 우리는 목적지 모를 ‘마라톤’같은 끊임없는 노력을 요구하는 사회를 살고 있다. 무더운 날씨, 땀을 식혀주는 선선한 바람 한 점 같은 시집 한 권으로 지쳐가는 자신을 위해 소확행을 선물해주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