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청소년들에게 필요한 것은 단지 지식이 아니다. 삶을 살아갈 힘, 사회와 어울리는 능력, 정서적으로 회복하고 성장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그 공간이 바로 청소년 유스호스텔이다. 그리고 그 유스호스텔은 지금 경기도에, 더 정확히 말하면 과천에 세워져야 한다.
현재 경기도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청소년이 거주하는 광역자치단체다. 2024년 기준 200만 명에 가까운 청소년이 이 지역에 살고 있으며, 이는 전국 청소년의 약 24%에 해당한다. 그러나 이 인구 규모에 비해 청소년 대상 수련·체험·숙박형 복지시설은 턱없이 부족하다.
기존의 수련원이나 체험장 대부분은 노후화되었거나, 지역 편중으로 인해 접근성이 떨어지며, 특히 장기간 숙박을 전제로 하는 청소년 힐링 프로그램이나 공동체 훈련은 현실적으로 운영이 어렵다. 이 같은 복지 인프라의 공백은 단순한 편의성의 문제가 아니다. 정서적 회복과 공동체 훈련이 절실한 청소년들이, 여전히 경쟁 위주의 교육 안에서 방치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교육이 지식 전달에만 머물러선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렇다면 이 중요한 유스호스텔, 과연 어디에 세워야 하는가?. 우리는 그 해답을 과천에서 찾아야 한다. 과천은 서울과의 거리상 접근성이 뛰어나며, 수도권 전역에서 대중교통으로 오가기 쉬운 위치에 있다. 또한 청계산, 서울대공원, 국립과천과학관, 국립현대미술관 등 자연과 문화, 과학 자원이 풍부한 지역이다.
이러한 환경은 유스호스텔이 단지 숙소에 그치지 않고, 생태·문화·진로·정서 회복을 아우르는 복합 체험 플랫폼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해준다. 게다가 과천은 1인당 재정자립도가 전국 상위권에 속하는 자치단체로, 공공복지 투자의 여력도 충분하다. 현재 청소년쉼터나 숙박형 복지시설이 전무하다는 점에서, 유스호스텔 유치는 지역 복지 균형을 맞추는 실질적인 첫걸음이 될 수 있다.
또한 과천시가 지향하는 스마트 행정도시, 미래 교육도시의 비전과도 정확히 맞아떨어진다. 이제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다. 청소년을 위한 쉼터가 지금 경기도에, 그리고 과천에 없다면, 도대체 어디에 있어야 하는가? 청소년 유스호스텔은 단순한 복지 공간이 아니다. 그것은 경기도가 청소년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는지, 그리고 우리 사회가 그들의 미래를 얼마나 준비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이제 경기도는 과천과 함께 이 지표를 변화시킬 절호의 기회를 마주하고 있다. 청소년 유스호스텔의 설립은 경기도와 과천의 의지만 있다면 충분히 가능하다. 이제 필요한 것은 실행이다. 우리 청소년이 걸을 수 있는 건강한 길을 마련하기 위해, 지금 당장 과천에서 그 길의 첫 돌을 놓아야 할 때다.
논설위원 주경선
본사 발행인 겸 편집장
목사, 사회복지사, 심리상담사,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