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농업을 통한 발달장애인을 위한 치유교육, 그들이 웃기 시작했다

상처받은 내면을 돌보는 수업, 자연 속에서 감정을 회복하는 치유농업의 힘

교사·부모·농업전문가가 함께 만든 변화, 발달장애인을 위한 치유농업 교육 현장

자연과 감정의 연결, 행동문제에서 자존감 회복으로 이끈 치유농업 프로그램

흙 위에서 되찾은 아이들의 미소

발달장애인을 위한 교육은 그동안 교실 안의 이론 중심 접근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나 최근 자연 속에서 이루어지는 ‘치유농업’을 통한 교육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교실 대신 텃밭, 교재 대신 씨앗, 의자 대신 삽과 장갑이 아이들의 정서를 다독이고 있다. 흙을 만지며 긴장을 풀고, 작물의 생장을 돌보며 책임감을 배우는 이 과정은 단순한 체험이 아닌 감정 회복과 자아존중의 여정을 만든다.

 

치유농업전문가 이택호 강사(수원대 교수)는 “아이들이 흙을 만지며 자기감정을 말하기 시작했다. 농업은 느림과 반복 속에서 아이들의 불안을 치유하고, 내면의 언어를 되찾게 한다”고 말했다.

[사진 출처: 발달장애인이 화분에 식물을 심고 있는 모습 , 챗gpt 생성]

치유농업이란 무엇인가? 정서 회복의 토양

치유농업은 농업 활동을 통해 심리적 안정과 정서 회복, 사회성을 촉진하는 융합 교육이다. 특히 발달장애 아동·청소년에게 자연은 안전하고 반복적인 환경으로 작용하며, 이로 인해 자기조절력과 감정표현력이 향상된다.

 

이택호 강사는 “발달장애 학생들은 빠른 자극과 강한 소리에 예민하게 반응하는데, 자연은 그런 환경과 정반대다. 조용하고 반복적인 농작업은 감정조절을 학습할 수 있는 이상적인 환경”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오랜 기간 치유농업을 연구하고 현장에서 프로그램을 강의하고 있으며, 특히 정서장애나 자폐스펙트럼 아동들에게 눈에 띄는 변화를 확인했다고 말한다. 식물과의 교감을 통해 감정이완 효과를 얻고, 수확의 기쁨을 통해 성취감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현장에서 실천되는 치유농업 교육

경기도의 한 특수학교는 매주 1회 학교 내 텃밭에서 ‘마음 텃밭 수업’을 진행한다. 아이들은 직접 씨앗을 심고, 물을 주며, 자라는 모습을 관찰한다. 처음엔 삽을 들지 못하던 아이가, 3개월 만에 친구에게 “내 고구마는 엄청 크다”고 자랑하기 시작했다. 이것은 단순한 작물 재배가 아닌 ‘관계’와 ‘자존감’의 싹이 트기 시작한 순간이었다.

 

이택호 강사는 “농작업은 기다림이 필요한 과정이다. 이 기다림 속에서 아이들은 스스로를 조절하고, 작은 변화에도 감동할 수 있는 감정 역량을 키운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전국 농업기술센터 등에서 ‘치유농업 과 치유농장주'를 대상으로 강의를 하고 있으며, 농업활동과 감정 언어교육을 결합한 통합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프로그램 후 아이들의 공격적 행동은 눈에 띄게 줄었고, 집중력과 협동성도 향상됐다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3. 협력으로 완성되는 치유농업 교육

치유농업은 농업전문가 혼자서 이끌 수 없다. 교사, 부모, 치료사, 그리고 지역 농업인이 함께 해야 완성된다. 교사는 학생의 상태를 파악해 활동을 조정하고, 부모는 가정에서 아이의 감정변화를 확인한다. 농업 전문가는 활동의 안전성과 효과를 보장한다.

 

이택호 교수는 “아이 한 명의 감정이 열리기까지 수많은 어른들의 공감이 필요하다. 교사만의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다. 지역과 학교, 가정이 함께 움직여야 진짜 치유가 일어난다”고 강조한다.

 


치유농업이 만든 변화와 앞으로의 과제

치유농업은 발달장애 학생들에게 말보다 ‘느낌’을 먼저 전달하고, 그 느낌을 감정으로 전환하는 통로를 제공한다. 이는 자기감정에 이름 붙이기를 어려워하던 아이들에게, 감정을 배우는 첫 언어가 된다.

 

이택호 교수는 “한 자폐 아동이 씨앗을 심은 후, ‘얘도 나처럼 혼자 있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이 한마디가 그 아이의 내면이 농업과 소통하고 있다는 증거였다. 농업은 아이들에게 말을 시키지 않고도 말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넘어야 할 벽도 많다. 전국적으로 통일된 치유농업 교육 커리큘럼이 없고, 교육자나 치료사의 전문성 편차도 크다. 또 치유농업이 일회성 체험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아, 제도적 기반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연이 가르친 공감, 치유의 교육이 되다

흙 위에서 아이들이 웃기 시작했다. 그것은 그들이 처음으로 ‘자연과 감정’을 연결한 순간이었고, 교육이 다시 본질을 되찾는 출발점이었다. 치유농업은 발달장애인을 위한 교육을 넘어, 감정을 배우는 모든 이들에게 필요한 삶의 수업이다.

 

이택호 교수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했다.
“농업은 결과보다 과정을 가르친다. 그 과정 속에서 아이들은 자기 마음의 온도를 알게 되고, 비로소 세상과 연결되기 시작한다.”

 

 

 

 

 

 

 

 

작성 2025.07.25 14:47 수정 2025.07.25 15:10

RSS피드 기사제공처 : 라이프타임뉴스 / 등록기자: 최수안 정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해당기사의 문의는 기사제공처에게 문의

댓글 0개 (1/1 페이지)
댓글등록-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글의 게시를 삼가주세요.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Shorts 동영상 더보기
여름하늘
아기꽃냥이
냇가
강아지풀이 통통해지면 가을이 온다
길고양이
소와 여름
2025년 7월 21일
#이용사자격증 #주말속성반 #직장인반
[자유발언] 딥페이크 이용 범죄의 원인과 해결방안
밤이 깊고 낮이 가까웠으니 3 - 장재형목사
어린왕자
빗소리
진돗개가 있는 아침 풍경
빨리 도망가
외국인들이 정말 부러워한 대한민국 시민의식
아기고양이
상처와 사랑
물 먹으러 온 벌
[자유발언] 정치 교육의 필요성
여름과 여름 사이
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