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노동자의 인권 침해 문제와 고객 갑질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고객 응대 기준 개정의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현장의 목소리는 그 어느 때보다 절박하다.
“매일이 전쟁입니다”… 서비스 현장 직원의 고백
“커피가 조금 식었다고 욕설을 들었어요. 심지어 음료를 던지는 고객도 있었습니다.”

서울 강남의 A카페 매장에서 2년째 근무 중인 김순애(가명·28) 씨는 이같이 말하며 얼굴을 굳혔다. 그녀는 고객에게 ‘기분 나쁘다’는 이유로 반복적인 언어폭력을 당한 경험을 털어놓았다. “매장 CCTV가 없었으면 증거도 없었을 겁니다. 관리자는 고객이 먼저라고 했지만, 그날 이후 저는 트라우마가 생겼어요.”
이처럼 서비스 현장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은 ‘고객 응대’라는 이름 아래 인격적인 수모를 겪고 있다. 특히 젊은 아르바이트생, 단시간 노동자들은 기업의 보호 체계가 미비한 가운데 고스란히 감정노동의 피해자가 되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2023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서비스직 종사자의 64.2%가 고객으로부터 욕설, 고성, 위협적 행동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대다수 기업의 응대 지침은 여전히 “무조건 사과”와 “고객 우선”을 우선시하고 있다.
이에 일부 기업은 응대 지침 개정을 단행하고 있다. B프랜차이즈는 최근 ‘고객 폭언 발생 시 녹음 및 기록 후 사후 조치 가능’이라는 항목을 신규 매뉴얼에 포함했다. 또 다른 유통 업체는 매장 내 ‘직원 보호 우선’ 문구를 게시하며 고객에게 정중한 응대를 당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응대 기준의 변화가 단순한 정책 변화가 아니라, 서비스 문화 전반의 전환이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최수안박사(상담심리) “진상 고객이란 표현은 우리 사회가 고객 중심 문화에 지나치게 매몰된 결과”라며 “서비스는 인간 대 인간의 교류이며, 존중과 상호 책임이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직원도 존중받아야 한다”, “과잉 친절은 갑질을 부른다”는 목소리가 확대되고 있다. 감정노동 보호법이 제정된 이후에도 실질적인 보호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A매장에서 근무 중인 김순애 씨의 사례처럼, 서비스 종사자가 감당하는 감정노동의 무게는 여전히 크다. 이제는 ‘고객 응대 기준’을 다시 써야 할 시점이다. 일방적 친절이 아닌, 상호 존중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서비스 문화가 자리 잡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