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ing Column 시리즈{2편} 감정을 잃어버린 사회, 그 침묵은 언제나 폭발한다

조용했던 남자, 마지막엔 왜 폭발했는가

감정은 사라지지 않는다. 말해지지 않을 뿐이다

정서적 부재는 이제 사회적 위협이다

 

 

Healing Column 시리즈 [1편] 

 

감정을 잃어버린 사회, 그 침묵은 언제나 폭발한다



 

 

 

말하지 못하고 울음을 삼키며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는 아이의 마음은?

 

 

 

 

 

 

 

 

 

 

 

 

 

 

 

 

 

 

 

 

사진 속 소년을 기억하는가. 울고 싶지만 울 수 없었던 그 아이.
그는 결국 자라 어른이 되었다. 감정을 배워본 적 없고, 말할 줄도 모른 채 사회에 내던져진 남자.


그리고 그는 언젠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무너졌다.

 

최근 인천 송도에서 일어난 한 사건은 우리에게 그 무너짐의 참혹한 결과를 다시금 상기시킨다.


사건 보도는 짧았다. 그는 가족을 다치게 하고, 자택에 폭발물을 설치했다.
다행히 추가 피해는 없었지만, 그 안에 잠들어 있던 건 단순한 분노가 아니었다.
그건 오랜 시간 말해지지 않은 감정, 너무 늦은 신호였다.


 

겉으로는 멀쩡했던 사람, 그 속에서 감정은 썩어가고 있었다

그는 보통의 중년 남성이었다. 성실하게 일하고, 조용히 살아왔다. 

주변 사람들조차 그의 감정 상태를 짐작하지 못했다. 왜일까. 그는 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니, 말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 정도는 참고 살아야지’,
‘남자면 참는 거야’,
‘다들 그렇게 사는데 왜 너만 유난이야?’

 

이런 말들은 그의 침묵을 더욱 공고하게 만들었고, 그 안에서 감정은 곪아갔다.


슬픔도, 자격지심도, 분노도, 상실감도. 그 무엇도 표현된 적 없었고,
그렇기에 어느 날 갑자기 파괴적인 형태로 폭발할 수밖에 없었다.

 


감정은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 말해지지 않을 뿐이다

 

사회는 남성에게 많은 것을 요구한다. 가장으로서의 책임, 성취와 성공, 감정의 절제.


하지만 그들에게 감정을 말할 언어는 허락하지 않는다. 

감정은 약함의 상징이 되었고, 그 약함은 자격을 박탈당하는 이유가 되었다.
그래서 그들은 감정을 숨겼고, 감정은 안에서 비틀렸다.

 

감정은 말하지 않아도 여전히 존재한다.
오히려 말하지 못한 감정일수록 더 깊이 침잠한다.
그리고 그 감정은 언젠가 반드시 다른 형태로 드러난다.


우울증, 알코올 의존, 무기력, 폭력, 자기혐오, 가족 간 단절, 또는 극단적인 선택.


표현되지 않은 감정은 결국 파괴적인 방식으로 사회를 흔든다.

 


‘정서적 무지’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는 아직도 감정을 못 견디는 사람을 ‘약한 사람’으로 본다.
그러나 감정을 인식하고 표현하는 능력은 정서적 기술이자 생존의 언어다.
그리고 그 기술을 배우지 못한 이들이 사회 곳곳에 고립되어 살아가고 있다.

 

감정문해력은 더 이상 자기계발의 선택지가 아니다.


그것은 고립된 개인을 구조하고, 폭발하기 전에 꺼낼 수 있는 사회적 안전장치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감정을 입에 담지 못하고 있다.
우리가 그들을 “왜 저러냐”고 바라보는 사이, 그들의 침묵은 구조 신호를 보내고 있다.


 

다시, 사진 속 소년을 떠올린다.
감정을 꾹 누르던 그 아이는 자라서 어른이 되었고, 결국 감정은 그를 집어삼켰다.
그리고 이제 우리는 똑같은 과정을 또 다른 아이에게 반복하고 있다.

 

“울지 마.”
“남자는 참아야지.”
“그 정도는 다 그래.”

 

이 말을 멈춰야 한다.
이제는 말하게 해야 한다.


감정을 말하는 언어를 배우게 하고,
그 말을 들어줄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감정은 인간이 인간일 수 있는 마지막 언어다.
그 언어를 회복할 수 있을 때, 우리는 또 다른 비극을 멈출 수 있다.


 

 


 

다음편 칼럼 -감정은 배우는 것이다: 감정문해력 교육이 지금 필요한 이유
 

 

Healing Natural Healing Soft Journal
슬로우 뉴스, 감정의 생태계를 돌아보다.

작성 2025.08.05 19:55 수정 2025.08.05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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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