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선보 칼럼] ‘아는 것’과 ‘좋아하는 것’, 그리고 ‘즐기는 것’

심선보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수많은 일을 한다. 어떤 일은 해야만 해서 하고, 어떤 일은 흥미를 느껴서 하며, 또 어떤 일은 그 자체로 행복감을 주기 때문에 하게 된다. 이처럼 일을 대하는 태도에 따라 우리는 '아는 것', '좋아하는 것', 그리고 '즐기는 것'이라는 세 가지 단계를 경험하게 된다. 동양 고전인 「논어」에도 "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知之者不如好之者, 好之者不如樂之者)"라는 공자님의 명언이 전해진다. 이 짧은 문장 속에는 우리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 지혜가 담겨 있다.

 

가장 첫 단계인 '아는 것'은 단순히 정보를 습득하거나 어떤 행동을 해야 함을 인지하는 수준이다. 예를 들어, 시험공부를 위해 특정 개념을 외우거나, 맡은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매뉴얼을 숙지하는 것이 여기에 해당한다. '아는 것'은 분명 중요하다. 이는 모든 행동의 기본이 되고, 문제 해결을 위한 필수적인 지식을 제공한다. 하지만, 이 단계는 대개 의무감이나 필요성에 의해 이루어지며, 스스로 깊이 몰입하거나 즐거움을 느끼기 어렵다. '아는 것'만으로는 오래 지속하기 힘들거나, 효율이 떨어질 수도 있다.

 

'아는 것'을 넘어선 다음 단계는 바로 '좋아하는 것'이다. 이는 어떤 활동에 대해 긍정적인 감정을 느끼고, 자발적인 관심과 열정을 가지고 임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취미로 악기를 배우거나, 특정 스포츠를 즐기는 것처럼, 행위 그 자체에 의미를 두는 아마추어적인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좋아하는 일은 힘들어도 지치지 않고 계속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 이 단계에서는 의무감이 아닌 내적인 동기로 인해 능동적으로 참여하게 되며, 이는 자연스럽게 더 나은 결과와 만족감을 가져다줄 수 있다. 하지만 때로는 좋아하는 마음이 식거나, 과정이 너무 어려워질 때 좌절감을 느끼기도 한다. 좋아하는 것을 즐기려고 할 때 괴리가 생길 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가장 높은 단계이자 최고의 경지는 바로 '즐기는 것'이다. '좋아하는 것'을 넘어 '즐기는 것'에 이른다는 것은, 단순히 긍정적인 감정을 느끼는 것을 넘어 활동의 과정과 결과 모두에서 깊은 기쁨과 만족감을 경험하며 완전히 몰입하는 상태를 말한다. 이 경지에 이르면 활동 자체에 대한 주체의 긍정적인 생각과 태도가 더욱 중요해진다. 대상의 속성이 바뀌더라도 주체는 여전히 그 대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된다.

 

'즐기는 것'은 마치 프로 선수와 같다. 그들은 단순히 행위를 좋아하기보다 그 결과에도 깊이 의미를 부여하며, 최선을 다하고 때로는 고통스러운 훈련마저도 성장을 위한 즐거움으로 승화시킨다. 즐기는 사람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활동에 빠져들며, 어려움조차도 해결해야 할 흥미로운 과제로 여긴다. 이러한 몰입은 압도적인 성과와 더불어 진정한 행복감을 안겨준다. 더 이상 일이 일처럼 느껴지지 않고, 놀이처럼 느껴지는 경지가 바로 '즐기는 것'이다.

 

우리의 삶과 일 속에서 '즐기는 것'의 경지에 도달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모든 일을 즐길 수는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는 것'에 머물러 있었다면 '좋아하는 것'을 시도해 보고, '좋아하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더 깊이 파고들어 '즐기는 것'의 영역으로 나아가려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단순히 능률을 높이는 것을 넘어, 우리의 삶 자체를 더욱 행복하고 의미 있게 만들어 줄 것이다.

 

 

[심선보]

칼럼니스트

머니파이 대표

금융투자 강사

월간 시사문단 신인상 시부문 작가 등단

저서:초보를 위한 NPL투자 가이드, GPL투자 파이프라인

메일 : ssonbo@nate.com

 

작성 2025.08.08 10:11 수정 2025.08.08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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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