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음식, 건강을 품다 : 고광자 발효음식 연구가가 전하는 조리법의 지혜

사찰 음식, 단순한 재료 속 깊은 맛의 철학을 담다

서양은 표현, 우리는 배려…조리법에 담긴 문화의 차이

미래 식문화로서의 한국 음식의 가능성

 

지난 8월 20일 수요일 저녁, 전라북도 남원시 이백면 행복나눔센터에서는 특별한 음식 인문학 강연이 열렸다. 고광자 발효음식 연구가는 이날 강연에서 한국 음식의 건강성과 조리법의 다양성, 그리고 사찰 음식의 세계화 가능성에 대해 깊은 통찰을 전했다.

 

강연 중인 고광자 발효음식연구가(사진=온쉼표저널)

 

고광자 연구가는 오랜 시간 음식과 건강의 관계를 연구해 온 발효음식 전문가로, 이날 강연에서는 사찰 음식을 중심으로 한국 음식이 가진 철학과 조리 원리, 그리고 세계인들이 주목하는 이유에 대해 생생하게 들려줬다. 특히 "우리는 가지를 쪄서 묻히는 것조차도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생각하지만, 유럽에서는 가지가 귀하고 인기가 많은 식재료"라며, 한국의 조리 문화에 담긴 깊은 의미를 강조했다.

 

그가 말하는 사찰 음식은 단순히 고기를 사용하지 않는 요리를 넘어선다. 제철 식재료를 사용하고, 간을 최소화하며, 음식 하나하나에 수행자의 마음을 담는 사찰 음식은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담은 조리 철학’으로 정의된다. 고 연구가는 “건강한 음식을 오랫동안 만들어온 사람도 ‘간 맞추기’는 쉽지 않다. 그만큼 음식은 감각과 마음이 맞아야 완성된다”고 말했다.

 


서양은 표현, 우리는 배려…조리법에 담긴 문화의 차이
강연에서 고 연구가는 한국과 서양의 조리 방식의 차이를 통해 음식 문화에 담긴 가치관을 풀어냈다. “서양은 불과 열을 중심으로 굽는 조리 방식, 즉 오븐과 직화에 집중하는 반면, 한국의 조리법은 찜, 데침, 절임, 볶음 등 다양한 방식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우리는 불을 다루는 방식조차 섬세하다. 오븐을 사용하기보다는 조리 공간 안에 불을 들여 다양한 간접적 열 조절을 해왔고, 이는 우리 음식이 배려와 균형을 중시하는 민족의 성향을 잘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한국 조리법은 단순한 기술이 아닌, 삶의 태도이자 공동체 문화의 산물이다. 예를 들어, 찜 요리는 재료 본연의 맛을 최대한 살리면서도 부드럽고 소화가 잘 되도록 하는 기술이자 철학이 담긴 조리법이다. 그는 “우리 음식은 맛있게 먹는 것을 넘어, 상대방을 위하는 조리의 과정”이라고 정리했다.

 


건강한 맛, 건강한 삶…세계가 주목하는 한식의 잠재력
고광자 연구가는 “해외에서 온 교수들이 한국 음식을 ‘건강한 음식’이라고 한결같이 평가한다”며, “한국 음식은 발효, 절임, 천연 조미료 중심이라 체내 부담이 적고, 영양 균형이 뛰어나다”고 밝혔다.

 

특히 가지, 김치, 된장 등 한국 식재료가 가진 건강성은 서구권에서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그는 “가지처럼 유럽에서 귀한 식재료를 우리는 찌고 무쳐 별것 아닌 것처럼 여긴다. 그러나 외국인들은 오히려 이런 요리 방식에 놀라워하고, 단순한 조리법 안에 담긴 건강과 정성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한국 음식은 단순한 ‘입맛’의 문제가 아니라, 건강과 치유의 가치를 품고 있는 식문화로서 세계적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

 

한식 인문학을 듣고 있는 교육생의 모습(사진=온쉼표저널)

 


미래 식문화로서의 한국 음식의 가능성
고광자 연구가는 강연의 마지막을 ‘음식의 미래’라는 주제로 마무리했다. 그는 “앞으로 세계 음식의 흐름은 건강과 치유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 우리나라 음식, 특히 사찰 음식은 그런 시대적 요구에 가장 적합한 음식”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우리는 이제 한국 음식의 우수성을 재조명해야 할 때다. 가지 한 접시를 찌고 무치는 그 과정에도 지혜가 있고, 그 지혜를 세계와 나눌 수 있다면 우리의 식문화는 세계인의 식탁에 오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강연은 단순한 음식 이야기를 넘어, 한식의 철학과 미래 가능성을 심도 있게 조망한 시간이었다. 고광자 연구가의 통찰은 음식이 단순한 생존 수단을 넘어, 건강과 문화, 철학이 어우러지는 복합적 인간 행위임을 새삼 일깨워주는 메시지였다.

 

 

작성 2025.08.24 19:16 수정 2025.08.24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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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