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나눔] 솔로몬 성전, 아브라함의 모리아 산 위에 세워지다 : 성전의 뿌리와 신앙의 의미

역대하 3장 1-17절

 

 

 

 

솔로몬 성전, 아브라함의 모리아 산 위에 세워지다 : 성전의 뿌리와 신앙의 의미

 


 

솔로몬이 건축한 예루살렘 성전은 단순한 종교 건축물이 아니었다. 성전은 이스라엘 백성의 신앙과 정체성을 집약한 상징이었으며, 동시에 하나님의 구속사적 계획 속에서 특별한 의미를 지닌 장소에 세워졌다. 역대기 저자는 성전 터전이 단순히 다윗의 제단 자리일 뿐 아니라, 아브라함이 독자 이삭을 바치려 했던 모리아 산이었다고 기록한다. 이는 성전이 단지 모세 시대 성막의 연장이 아니라, 아브라함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신앙의 뿌리를 지닌 성소임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모리아 산, 성전의 기원으로 연결된 믿음의 역사

 

모리아 산은 창세기 22장에서 아브라함이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 아들 이삭을 제물로 바치려 했던 장소로 언급된다. 이는 하나님께 대한 절대적 순종과 헌신의 상징이었다. 역대기 저자는 이 장소를 솔로몬 성전의 기원과 연결시킴으로써, 성전이 단순히 건축학적 산물이 아니라 하나님의 시험과 구원의 역사를 담은 신앙의 산물임을 드러낸다. 성전은 인간의 손으로 세워졌으나, 그 뿌리는 하나님과 아브라함의 언약에서 시작된 것이다.

 


 다윗의 회개와 제단, 솔로몬 성전의 출발점

 

성전 터전은 다윗의 죄와 회개의 자리이기도 했다. 역대상 21장에 따르면 다윗은 인구조사를 통해 하나님께 범죄했고, 그 결과 전염병이 이스라엘을 휩쓸었다. 그러나 하나님의 천사가 예루살렘을 치려 할 때, 다윗은 오르난의 타작마당에서 제사를 드리며 재앙의 중지를 구했다. 하나님은 그 제사를 받으시고 전염병을 멈추셨다. 역대기 저자가 성전 터를 이곳으로 밝힌 것은, 성전이 단순히 인간의 영광을 위한 건축물이 아니라 회개와 용서, 하나님의 은혜가 드러나는 장소임을 보여주기 위함이다.

 


 성막의 전통을 잇되, 화려함으로 확장된 성전

 

솔로몬은 성전을 성소와 지성소로 구분하여 성막의 전통을 계승했다. 그러나 이동이 필요한 장막과 달리 성전은 고정된 건물이었기에, 더 크고 화려하게 지어졌다. 내부는 금과 보석으로 장식되었고, 지성소에는 거대한 금 그룹(천사 형상)이 날개를 펼쳐 벽에 닿을 만큼 세워졌다. 이는 하나님의 임재를 강조하는 동시에 이스라엘이 누린 번영의 상징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화려함은 동시에 인간적 영광에 치우칠 위험을 내포하고 있었다. 성전은 본질적으로 하나님을 위한 집이지, 왕국의 위세를 과시하는 건축물이 아니었다.

 


 야긴과 보아스, 신앙고백과 문화적 차용의 긴장

 

성전 본관 앞에는 두 개의 기둥이 세워졌고, 각각 ‘야긴’(그가 세우셨다), ‘보아스’(그에게 능력이 있다)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이는 하나님의 주권과 능력을 선포하는 신앙고백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두 기둥은 당시 이방 신전 건축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구조였다. 역대기 저자는 이를 통해 경계의 메시지를 전한다. 신앙적 의미를 담았을지라도, 이방 문화의 차용은 언제든 하나님의 뜻을 벗어나 인간의 종교적 열심으로 변질될 수 있다. 성전은 화려함과 웅장함보다 하나님께서 임재하시고 말씀하시는 거룩한 장소여야 했다.

 


 

솔로몬 성전은 아브라함의 순종이 깃든 모리아 산, 다윗의 회개가 드려진 제단 위에 세워졌다. 성전은 이스라엘 신앙의 뿌리를 보여주며, 성막의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더 화려한 건축물로 발전했다. 그러나 성전의 진정한 의미는 금과 보석의 장식에 있지 않았다. 그것은 하나님의 은혜와 임재, 그리고 그분을 향한 순종과 회개에 있었다. 오늘날 교회 역시 건물의 크기나 화려함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함께하시는 임재의 장소로서의 본질을 회복해야 할 것이다.

 

삶을 바꾸는 동화 신문 기자 kjh0788@naver.com
작성 2025.09.17 08:34 수정 2025.09.19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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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