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 가라테] 09. 오키나와 가라테의 비밀, 친쿠치·가마쿠·무치미

친쿠치·가마쿠·무치미, 효율적 힘을 만드는 핵심 원리

무기 없는 기술에서 발전한 가라테, 신체 운용의 철학

전통 도구와 평생 수련으로 이어지는 숙련된 힘의 길

사진=AI 생성 이미지

오키나와 가라테는 단순한 기술의 습득을 넘어, 신체 중심을 깨우고 내면의 힘을 조절하는 깊이 있는 신체 조작 원리를 중시한다. 그 핵심에는 친쿠치(チンクチ), 가마쿠(ガマク), 무치미(ムチミ) 세 가지 원리가 있으며, 이들은 신체를 통합적으로 활용하고 힘을 효율적으로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가라테 기술의 본질을 형성한다.

 

류큐 왕국 시절 무기 소지가 금지되면서 맨손 격투술인 ‘테(手)’가 발전했다. 이는 ‘무토우(無万)’ 또는 ‘카라무토우(唐ムトウ)’라 불리며 ‘무기 없는 기술’의 개념으로 이어졌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오키나와 가라테는 신체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독자적인 비법을 발전시켰다.

 

친쿠치(チンクチ)는 등과 옆구리 근육을 조여 순간적으로 힘을 집중하고 전달하는 원리다. 강력한 찌르기와 막기 기술에 필수적이며, 신체 내부의 힘을 한 점에 모아 폭발적인 효과를 낸다. 이는 단순한 근육의 힘(筋力)이 아니라 신체 조작을 통해 얻는 숙련된 힘을 기르는 과정이다.

접촉 훈련인 ‘카케테(掛け手)’는 상대의 힘의 방향을 느끼며 친쿠치를 활용해 힘을 모으고 전달하는 감각을 익히게 한다.

 

가마쿠는 허리와 엉덩이, 하복부 근육을 이용해 신체의 중심을 안정시키고 회전과 이동력을 만들어내는 원리다. 친쿠치와 결합해 체간을 강화하고 힘의 집중을 돕는다.

예를 들어, 무거운 추를 들어 비틀어 쓰러뜨리는 훈련은 전완근과 허리의 힘을 함께 길러 가마쿠의 원리를 익히게 한다. 전통 훈련 도구인 치시(チーシ)는 어깨와 허리, 전완근을 단련하며 친쿠치와 가마쿠를 훈련하는 데 쓰인다. 송림류(松林流) 창시자 나가미네 쇼신(長嶺将真) 또한 논문을 통해 고양이 발자국, 허리, 가마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무치미는 신체가 마치 끈적하게 이어져 끊어지지 않고, 힘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상태를 뜻한다. 허리에서 발생한 힘이 다리와 등을 통해 채찍처럼 전달되며, 작은 움직임에서도 파동적인 힘을 발생시킨다.

이 원리는 힘을 부드럽고 효율적으로 사용하게 하고, 상대의 움직임에 즉각 반응하며 강력한 충격을 전달하는 능력을 길러준다.

 

친쿠치, 가마쿠, 무치미는 서로 보완하며 작용한다. 세 가지가 조화를 이룰 때 전신은 하나로 연결되고, 순간적인 파괴력이 발휘된다. 이것이 오키나와 가라테의 본질이다.

가라테는 근육량에 의존하는 힘이 아니라 신체 운용을 통해 얻는 숙련된 힘을 중시한다. 이 때문에 나이가 들어도 수련이 가능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깊이 있는 기술과 효과를 낼 수 있다.

마키와라(巻藁), 치시(チーシ), 사시(サーシー), 니기리카메(握力カメ)와 같은 전통 도구들은 친쿠치·가마쿠·무치미를 몸에 익히고 숙련된 힘을 기르는 중요한 수단이다. 이러한 훈련은 오키나와 가라테가 단순한 격투술이 아니라 평생 수련과 인격 형성의 길임을 보여준다.

 

오키나와 가라테는 친쿠치·가마쿠·무치미라는 세 가지 원리를 통해 전신을 하나로 연결하고 숙련된 힘을 길러낸다. 이를 통해 단순한 기술을 넘어 평생에 걸친 수련과 자기 성찰, 인격 형성의 가치를 제시한다.

 

친쿠치·가마쿠·무치미는 오키나와 가라테를 이루는 핵심 원리다. 이 원리들은 신체적 효율성과 내적 단련을 통해 단순한 격투 기술을 넘어, 평생 이어지는 수련과 삶의 철학으로 발전한다.

작성 2025.09.17 14:27 수정 2025.09.17 14:28

RSS피드 기사제공처 : 오키나와포스트 / 등록기자: 임영상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해당기사의 문의는 기사제공처에게 문의

댓글 0개 (1/1 페이지)
댓글등록-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글의 게시를 삼가주세요.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