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미의 심리포커스] 왜 나는 늘 부족하다고 느낄까?

연애 속 자존감 결핍의 심리

 

사랑을 받는다는 건 따뜻하고 안정된 감정일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어떤 사람에게는 사랑이 깊어질수록 불안도 함께 커진다. 상대가 사랑한다고 말해도, 계속해서 “언제 마음이 식을까?”, “내가 실수하면 떠나지 않을까?”라는 불안에 사로잡히는 것이다.  이런 감정은 단순히 연애의 문제가 아니다. 자존감, 즉 ‘나는 괜찮은 사람이다’라는 내면의 믿음이 불안정한 상태에서 비롯된다. 그들은 자신이 사랑받기엔 부족하다고 느끼며, 사랑받는 지금의 순간조차도 일시적일 것이라 여긴다. 그래서 오히려 사랑이 깊어질수록 잃을 것에 대한 두려움이 커진다.

 

이런 감정의 뿌리는 대부분 어린 시절의 경험이나 반복된 관계 패턴에서 비롯된다. 부모나 양육자로부터 조건부 사랑을 받았거나, 자신이 무언가를 잘해야만 칭찬받는 환경에서 자란 경우, ‘있는 그대로의 나’는 사랑받기 어렵다는 인식이 뿌리내리기 쉽다.그 결과 연애에서도 끊임없이 상대의 기준에 맞추려 하고, 자신의 감정보다 상대의 반응에만 몰두하게 된다. 사랑받기 위해 노력하고, 부족한 나를 감추려 애쓴다. 그러나 이런 방식은 결국 피로를 부르고, 내 감정은 점점 무뎌진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지 못하면, 그 누구에게도 진정한 사랑을 받을 수 없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은 종종 불안형 애착을 보인다. 이는 상대에게 과하게 의존하거나, 끊임없이 확인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나타난다. 상대의 연락이 늦어지면 불안하고, 거리를 두면 버림받았다고 느낀다. 반면 자신의 감정이나 욕구는 쉽게 억제하며, 갈등을 피하기 위해 희생하거나 침묵한다.이들은 연애에서 ‘상대가 떠나지 않게 하기’가 최우선 과제가 된다. 때문에 자신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기보단, 상대가 원하는 모습으로 변하려 한다. 결국 이 관계는 지속될 수록 나를 지우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진짜 문제는 상대가 아니라, 나 스스로 ‘사랑받을 자격이 없다’고 믿고 있다는 점이다.

 

연애에서 자존감을 회복한다는 건, ‘상대가 나를 어떻게 보는가’보다 ‘내가 나를 어떻게 대하느냐’를 중심에 놓는 일이다.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감정에 솔직해지는 것부터 시작된다. 상대의 사랑을 증명받으려는 대신, 내 감정을 돌보고 존중하는 연습이 필요하다.자존감은 타인이 줄 수 있는 게 아니라, 내가 나에게 주는 신뢰다. 하루에 한 번, “나는 괜찮은 사람이다”라고 말해보자. 상대의 반응에 휘둘리기보다, 내 기분을 먼저 들여다보자.  사랑을 받을 자격이 있는 나를 믿고, 상대와의 관계에서 나 자신을 잃지 않는 것. 그것이 바로 건강한 연애의 시작이다.

 

 

작성 2025.09.18 07:08 수정 2025.09.18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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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