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포스코이앤씨, 광주 챔피언스시티 시공 포기…지역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은?

착공 한 달 앞둔 초대형 개발사업 돌연 철수, 안전 압박·미분양 리스크가 불러온 파장

포스코이앤씨, 광주 챔피언스시티 시공 포기…지역 부동산 시장에 드리운 그림자

광주 북구 임동. 전방·일신방직 부지의 낡은 건물들이 철거된곳에 광주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들어설 예정이었다. 

이름하여 ‘챔피언스시티’. 주거와 업무, 상업시설을 아우르는 복합개발로, 총 4,300가구가 넘는 초대형 주상복합 단지. 

 

그리고 그 한가운데에는 현대백화점그룹이 야심차게 준비 중인 ‘더현대 광주’가 자리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착공을 한 달 앞둔 시점에서 이 거대한 프로젝트에 균열이 생겼다. 

시공을 맡기로 했던 포스코이앤씨가 돌연 사업 불참을 선언한 것이다.

 

포스코이앤씨와 대우건설은 지난 4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며 공동 시공권을 확보했다. 업

계에서는 대규모 복합단지의 상징성과 함께, 광주 부동산 시장의 새로운 활로가 될 것으로 주목해 왔다. 

 

그러나 불과 한 달 전, 포스코이앤씨가 발을 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표면적 이유는 “도급계약 조건 협의가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업계 안팎의 시선은 단순한 조건 불일치에서 더 깊은 맥락을 읽어내고 있다.

 

 

올해 들어 포스코이앤씨는 연이어 사망사고를 겪었다. 

함양~창녕고속도로 공사 현장 등에서 불상사가 발생했고, 올 한 해에만 4명의 근로자가 목숨을 잃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건설면허 취소까지 검토하라”는 강도 높은 메시지를 낸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고

용노동부와 경찰의 압수수색까지 이어지며, 기업은 그 어느 때보다 강한 압박 속에 놓였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대형 사업에 뛰어드는 것은 위험이자 부담이었다. 

포스코이앤씨가 이번 사업에서 발을 뺀 배경에는 이러한 ‘보이지 않는 압력’이 크게 작용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또 하나 간과할 수 없는 배경은 지역 부동산 시장의 냉각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광주 아파트 청약 미달률은 76%에 달했다. 

 

부산의 77.7%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신규 아파트가 쏟아져 나오지만 수요는 따라주지 못한다.

챔피언스시티는 광주 최초의 초대형 복합개발이라는 화려한 타이틀을 달고 있었지만, 결국 시장 현실을 외면할 수는 없었다. 

 

분양이 미달될 경우 건설사가 떠안을 위험은 결코 작지 않다. ‘대규모 미분양’이라는 덫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이번 포기의 숨은 동기라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포스코이앤씨의 이탈로 남은 시행사 신영·우미건설, 그리고 공동 시공사인 대우건설은 다시금 계획을 손봐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분양과 착공 일정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커졌다. 현대백화점그룹이 추진하는 ‘더현대 광주’ 역시 일정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광주 시민들에게 이번 소식은 단순한 건설사 교체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지역의 상징적 부지에 대한 개발이 또다시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 그리고 광주의 부동산 시장에 드리운 불확실성이 더욱 짙어졌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은 하나의 사업을 넘어 건설업계 전반에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안전사고에 대한 책임이 얼마나 무겁게 기업의 경영을 흔드는지, 그리고 미분양이라는 시장 리스크가 얼마나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건설사는 더 이상 ‘공사만 잘하면 된다’는 시대에 살지 않는다. 안전, 사회적 책임, 시장 수요, 정책 리스크 등 수많은 변수를 안고 움직여야 한다. 포스코이앤씨의 이번 결정은 바로 그 복합적인 현실을 반영한 사례다.

 

기업의 결정은 늘 이해득실의 산물이었다. 그러나 이번 광주 챔피언스시티 사례는 단순한 손익계산을 넘어, 안전과 신뢰, 그리고 지역 사회와 시장의 건강성이라는 더 큰 맥락 속에서 이해되어야 할 것이다.

 

광주의 랜드마크로 기대되던 사업이 잠시 멈춤을 맞았다. 그러나 이 멈춤이 또 다른 출발을 준비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지역사회와 시장, 그리고 건설사 모두에게 더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방향을 모색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문의:010-9624-4400

작성 2025.09.18 11:09 수정 2025.09.18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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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