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국대학교·건국대학교병원 안과 정혜원 교수 연구팀이 국내외 공동연구팀과 함께 보건복지부 '한국형 ARPA-H(Advanced Research Projects Agency for Health) 프로젝트'에 최종 선정됐다. 이번 과제를 통해 연구진은 세계 최초로 비에티결정망막병증(Bietti Crystalline Dystrophy, 이하 BCD) 정밀 유전자 교정 치료제 개발에 착수한다.
이번 '한국형 ARPA-H 프로젝트'는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 K-헬스미래추진단이 추진하는 대형 연구개발 사업이다. 국가 보건 난제를 과학적 도전을 통해 해결하고 의료·건강 서비스의 혁신적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 목적이 있다. 총 4년 6개월에 걸쳐 147.5억 원이 지원되는 이 과제를 통해 한국은 희귀 유전 질환 정밀 치료제 분야에서 글로벌 리더십을 강화할 중요한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BCD는 망막색소상피(RPE)를 주로 침범하는 희귀 유전성 망막 질환으로, 망막에 황백색 결정이 침착되며 발병한다. 이 질환은 전 세계 환자의 약 78%가 한국,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에 집중돼 있으며, 국내에서도 꾸준히 환자가 확인된다. 보통 20~30대에 시력 저하가 시작되어 50~60대에는 법적 실명에 이르는 등 환자의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려 치료제 개발이 시급한 상황이다.
연구팀은 차세대 정밀 유전자 교정 기술과 비바이러스 전달체를 결합하여 치료제 개발에 나선다. 환자 유래 세포 및 환자 변이를 가진 미니 돼지 동물모델에서 치료 효과를 검증하고, 향후 국내 임상시험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또한, 글로벌 제약사와의 협력 및 라이선스 아웃을 통해 치료제 상용화를 가속화하고 국제 임상으로 프로젝트를 이어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주관 기관은 건국대학교 의과대학이며, 안과 정혜원 교수가 연구 책임자를 맡는다. 국내 연구자로는 KAIST 김진수 교수(정밀 유전자 교정), 차의과학대학교 문지숙 교수(유전자 전달), 충남대학교 김민규 교수(동물모델), 분당서울대병원 우세준 교수(임상 및 환자 데이터베이스), 아주대학교 최재명 교수(다중오믹스 분석), CRONEX 최기명 소장(SPF 시설 및 비임상 CRO)이 협력한다. 해외에서는 미국 국립안연구소(NEI/NIH) Scientific Director인 Kapil Bharti가 글로벌 협력 연구자로 참여하여 시너지를 창출할 예정이다.
정혜원 교수는 “BCD는 현재까지 승인된 치료제가 전무하고, 질환 진행이 빨라 환자의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며 “이번 연구는 단일 질환 치료제 개발을 넘어 다양한 유전성 안질환으로 확장 가능한 플랫폼을 구축하는 의미 있는 도전”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과제의 착수 보고회는 오는 9월 25일 건국대학교 행정관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정혜원 교수(건국대), 김진수 교수(KAIST), 문지숙 교수(차의과학대), 김민규 교수(충남대), 우세준 교수(분당서울대병원), 최재명 교수(아주대) 등 연구진과 원종필 건국대학교 총장, 박미선 한국보건산업진흥원 K-헬스미래추진단장 등이 참석하여 연구 방향과 협력 전략을 공유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