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교육의 첫걸음, 그림책 「노란 샌들 한 짝」이 던지는 메시지
2007년 출간된 그림책 「노란 샌들 한 짝」(Four Feet, Two Sandals) 은 단순한 동화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전쟁으로 삶의 터전을 잃은 아프간 난민 소녀들의 이야기를 통해, 어린이 독자에게 우정과 나눔, 그리고 평화의 가치를 전한다. 저자 카렌 린 윌리엄스와 그림 작가 둑 체이카는 난민촌이라는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피어나는 인간애를 감동적으로 묘사했다. 이 책은 한국에서도 번역 출간되어, 어린이들이 글로벌 교육과 평화의 중요성을 배우는 소중한 도서로 자리 잡았다.
난민촌에서 피어난 작은 연대의 상징
난민촌의 일상은 부족함과 고난의 연속이다. 물을 긷기 위해 길게 늘어선 줄, 구호품을 받기 위해 다투는 사람들, 그리고 미래를 기약하기 어려운 불안한 삶. 그러나 이 속에서 리나는 우연히 헌옷 더미 속에서 노란 샌들 한 짝을 발견한다. 나머지 한 짝은 페로자라는 또래 소녀가 신고 있었다. 두 소녀는 발은 네 개, 샌들은 두 짝뿐인 상황에서 갈등 대신 공유와 나눔이라는 길을 선택한다. 하나의 샌들을 번갈아 신으며 서로의 삶에 발맞추는 모습은, 난민촌을 넘어 인류 전체가 함께 걸어야 할 연대의 길을 상징한다.
리나와 페로자, 두 소녀의 특별한 선택
샌들을 둘러싼 갈등은 일시적인 다툼으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 그러나 리나와 페로자는 각자의 몫을 주장하지 않고 함께 쓰는 법을 배운다. 이는 단순한 물건의 공유가 아닌, 서로의 고통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과정이었다. 냇가에서 빨래를 하고, 긴 줄에서 물을 기다리며, 입국 허가 명단에서 이름을 찾는 나날 속에서, 두 소녀는 점점 서로의 존재가 삶의 버팀목이 되어간다. 그림책은 어린이 독자에게 “함께한다는 것의 가치”를 자연스럽게 일깨우며, 진정한 우정이란 어려움 속에서 더욱 빛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동화가 담아낸 전쟁과 평화의 교육적 가치
「노란 샌들 한 짝」은 단순히 감동적인 이야기로 그치지 않는다. 이 책은 전쟁의 현실을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보여주는 동시에, 평화 교육의 교재로 활용될 수 있다. 어린이 독자들은 책을 읽으며 난민촌의 삶을 간접적으로 체험하고, 전쟁이 남긴 상처를 이해하게 된다. 그러나 동시에, 그 속에서 발견되는 우정과 나눔의 가치도 배운다. 이는 단순히 동화 한 권을 읽는 경험을 넘어, 글로벌 시민 교육의 토대가 된다. 세계 곳곳의 이웃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태도는 미래 세대가 반드시 갖추어야 할 역량이다.
글로벌 시민으로 성장하기 위한 첫걸음
오늘날 국제사회는 기후 위기, 난민 문제, 분쟁 등 다양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시대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국경을 넘어선 연대와 협력이다. 「노란 샌들 한 짝」은 어린이들이 세계를 바라보는 시각을 넓혀주고, 글로벌 시민으로 성장하는 데 필요한 감수성을 길러준다. 구호품 속에서 시작된 작은 우정의 이야기는, 결국 전 인류가 하나의 이웃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 책은 교육 현장에서 평화와 인권을 이야기할 때, 가장 따뜻하면서도 현실적인 교재가 될 수 있다.
그림책 「노란 샌들 한 짝」은 난민촌이라는 특수한 배경을 통해, 인간애와 나눔의 본질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어린이 독자들에게는 우정의 소중함을, 어른 독자들에게는 글로벌 교육의 필요성을 일깨운다. 전쟁과 기아, 난민 문제는 단일 국가의 힘으로 해결하기 어렵다. 그러나 리나와 페로자의 이야기처럼, 작은 나눔과 이해에서 시작된 우정은 세상을 바꾸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 이 책이야말로 오늘날 우리 사회가 필요로 하는 평화의 언어이며, 글로벌 시민으로 가는 길을 밝히는 등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