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책방, 광주 최초 독립공유서점 준비 중…300명의 책방지기와 만드는 새로운 문화의 터전

 

“책이 있는 공간은 멈추지 않는다.”


포도책방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목포에서 시작해 강화도로 이어진 포도책방은 현재 세 번째 지점, 광주 지역 최초의 포도책방을 준비 중이다. 2026년 1월 오픈을 목표로, 300명의 시민 책방지기와 함께 만드는 이 공간은 단순한 책방을 넘어 지역 문화를 연결하는 허브로 기능할 예정이다.

 

[사진 = 카페 ‘숲안에’ 외관 전경 / 맑은 하늘 아래 건물 간판이 돋보이는 모습]
파란 하늘과 구름이 선명하게 드리워진 날, 벽돌 외관의 건물에 자리한 카페 ‘숲안에’ 간판이 따사로운 햇빛을 받아 뚜렷하게 눈에 띈다. 골목 사이로 고즈넉하게 자리한 카페의 입구와 간판이 역광 속에서도 또렷하고, 위로 뻗은 전선들이 하늘 배경과 대비되며 도시적인 감성을 더한다. 처음 방문한 사람도 ‘골목 안의 보석 같은 공간을 찾아들어가는 느낌’을 자연스럽게 받게 되는 장면이다.

 

현재 공사 중인 광주 포도책방은 독립출판과 지역 커뮤니티의 교차점을 공간으로 구현하고 있다. 각 책장을 누군가의 서가로 운영할 수 있는 공유책장 방식은 이미 목포 지점에서 큰 호응을 얻었으며, 이번 광주 지점에서는 보다 확장된 규모와 참여 방식을 시도할 예정이다. 오픈과 동시에 책방지기들과 함께 북토크, 북모임, 소규모 공연, 전시, 리셉션 등 다채로운 문화 행사가 이어질 계획이다.

[사진=한때는 커피 향이 퍼지던 카페의 주방, 지금은 타일이 걷힌 바닥 위로 철거의 흔적만이 남아 있다. 찢어진 배관과 벗겨진 벽체, 바닥에 흩어진 부서진 조각들까지 시간은 이 공간을 조용히 비워내고 있다.사용되던 도구와 설비들이 하나둘 자리를 떠나며, 이곳은 과거의 기능을 내려놓고 있다. 소리 없이 진행되는 철거 작업은 단순한 해체가 아니라, 다시 채워질 새로운 이야기를 위한 여백을 만드는 과정이다.조용하지만 분명한 전환의 현장. 이 공간도 곧 다른 모습으로 다시 숨 쉴 것이다.]

광주 북구 우산동. 한때 유흥가로 번성했던 이 거리는 지금, 조용히 숨을 죽이고 있다. 낡은 간판과 비어 있는 상가, 어둡게 내려앉은 골목들은 오랫동안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듯하다. 그러나 이 침묵의 공간 한가운데, 다시 불이 켜지고 있다. 바로 ‘포도책방’이 들어서면서다.

 

포도책방은 독립출판 공유서점 모델로 잘 알려진 브랜드로, 목포와 강화도에 이어 세 번째 지점을 광주에서 준비 중이다. 그리고 그 장소로 선택된 곳이 바로 이 몰락한 유흥가 한복판이다.

 

“잊힌 공간일수록 이야기가 다시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는 철학 아래, 포도책방은 과거의 화려함 뒤에 남겨진 우산동 골목을 다시 사람들의 삶과 만나는 곳으로 되살리려 한다.

[사진=두 팔 가득 나무의 결을 느끼며, 한 명의 목수가 조용한 실내에서 목재를 옮기고 있다. 수백 개의 책장이 될 나무판들이 질서 있게 쌓여 있고, 톱과 공구들이 그의 곁을 지키고 있다. '숲안에 문화복합공간'이라는 안내문 아래, 나무는 이제 책과 이야기의 집이 되기 위한 여정을 시작한다. 지금 이 순간, 그는 단순히 나무를 옮기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책들의 자리를 마련하고, 누군가의 사유가 머무를 공간을 조심스럽게 준비하고 있다.

현재 한창 공사가 진행 중인 이 공간은 단순한 책방 이상의 기능을 목표로 한다. 300명 이상의 책방지기와 함께 만드는 공유서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북토크와 문화 이벤트, 그리고 독립출판의 거점이자 커뮤니티 공간으로서의 포도책방은 이 지역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을 예정이다.

[사진=멈춰 선 원형톱날이 정적 속에 놓여 있다. 단단하고 날카로운 이빨들이 빛을 머금은 채, 마치 곧 무언가를 깎아낼 준비를 하는 듯하다. 목재 작업의 흔적이 남은 배경과 함께, 도구 본연의 무게와 정직함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이 사진은 단순한 공구를 넘어, 손끝에서 피어날 창조의 순간을 기다리는 정적의 아름다움을 담고 있다.]
[사진=멈춰 선 원형톱날이 정적 속에 놓여 있다. 단단하고 날카로운 이빨들이 빛을 머금은 채, 마치 곧 무언가를 깎아낼 준비를 하는 듯하다. 목재 작업의 흔적이 남은 배경과 함께, 도구 본연의 무게와 정직함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이 사진은 단순한 공구를 넘어, 손끝에서 피어날 창조의 순간을 기다리는 정적의 아름다움을 담고 있다.]

책과 사람이 모이는 이 작은 시도가, 한때 도시의 가장자리로 밀려났던 거리의 운명을 바꾸는 출발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마크강 디렉터는 포도책방 공사 첫날부터 현장을 기록하고 있다. 오전 일찍부터 책장 하나, 벽 하나의 변화까지 글과 사진으로 담아내며, 단지 ‘책방을 짓는 과정’이 아닌 ‘하나의 문화가 태어나는 순간’을 기록하고 있다. 그는 이 기록을 바탕으로 준비 과정 에세이와 전자책을 출간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전국의 유휴 공간이 다시 살아나는 데 영감을 주고자 한다.

 

 

광주포도책방이 완공되면, 그는 또 하나의 실험을 시작한다. 고정된 시선이 아닌, 자유로운 시야로 공간을 조망하기 위해 ‘레이싱 드론’을 활용한 영상 촬영을 계획하고 있다. 드론의 유려한 움직임과 다양한 화각을 통해 책방의 풍경을 새롭게 전달함으로써, 서점이 단지 책을 파는 장소가 아니라 공간과 시선의 경험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려는 시도다.

[사진=사진 속 작업 공간에는 각목 한 조각이 슬쩍 걸쳐진 절단용 각도기 톱기계가 놓여 있다. 바닥엔 나무 먼지가 쌓이고, 옆엔 재단을 기다리는 나무 판재들이 질서 있게 쌓여 있다.지금은 작업이 멈춘 상태지만, 이 공간은 분명 누군가의 손끝에서 생명을 얻는 곳이다. 나무는 이곳에서 잘리고, 다듬어지고, 결국 새로운 형태로 태어난다.단순한 공구와 재료의 배열을 넘어, 이 장면은 창작이 시작되는 정적의 순간을 담고 있다.]

포도책방의 이번 광주 지점은 단순한 확장을 넘어 ‘누구나 주인이 되는 책방’이라는 비전을 구현하는 중요한 전환점이다. 공간을 채우는 것은 책이지만, 그 안을 살아 숨 쉬게 하는 것은 사람이다. 300명의 책방지기, 그리고 이곳을 찾을 수많은 독자들이 함께 만들어갈 이 서점은 광주의 새로운 문화적 지형을 형성할 가능성을 품고 있다.

[사진=오래된 타일과 거친 시멘트 벽, 중간의 적벽돌은 한때 이곳이 모텔이었음을 조용히 증언한다. 창은 합판으로 막혀 있고, 오래전 욕실 설비가 철거된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공유책방의 전환을 꿈꾸며 기다린 공사는 준공이 늦어져서 1년 넘게 지연되었고, 이제 이 공간은 새로운 도시재생과 기다림 사이에서 새로운 숨을 고르고 있다. 비록 낡고 지친 외형이지만, 이곳은 곧 누군가의 삶이 깃드는 온기의 장소가 될 것이다. 한 시대를 지나온 자취 위에, 다시 쓰여질 이야기를 조용히 응원하게 되는 순간이다.

마크강 디렉터는 “책방은 팔기 위해 존재하는 공간이 아니라,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존재하는 장소입니다. 이곳에서 만들어지는 시간은 책보다 오래 남을지도 모릅니다.”

 

현재도 한창 공사 중인 포도책방. 벽을 세우고, 책장을 들이고, 사람들을 초대하는 그 모든 과정이 하나의 이야기로 완성되어가고 있다. 그리고 그 끝엔, 지역과 사람이 다시 연결되는 한 권의 책방이 자리하게 될 것이다.

 

작성 2025.11.29 13:53 수정 2025.11.29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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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