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범죄자 취급받던 그 나그네가 당신보다 '안전'하다면? 통계가 말하는 이민의 반전
먼지 낀 창문 너머로 세상을 바라보듯, 우리는 종종 뉴스라는 프레임을 통해 타인을 판단하곤 한다. 최근 워싱턴에서 들려온 소식은 마치 마른하늘에 날벼락처럼 나의 가슴을 두드렸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제3세계 국가로부터의 이민을 전면 중단하겠다"라고 선언한 것이다.
범죄와 테러, 그리고 국가 안보라는 거대한 명분 아래, 누군가는 환호하고 누군가는 절망한다. 그러나, 우리는 잠시 멈춰 서서, 소란스러운 확성기 소리 이면에 감춰진 진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전문가들이 밝혀낸, 그러나, 대중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3가지 진실을 통해 이 시대의 이민 문제를 살펴본다.
1. 두려움이 만든 허상: 이민자와 범죄율의 진짜 관계
우리는 낯선 것에 대한 본능적인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지금 미국 사회는 '제3세계'라는 이름표를 단 이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바라보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범죄율 증가의 원인을 이민자들에게 돌리며, 대중의 불안 심리를 자극한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통계라는 '팩트'의 거울로 비춰본 진실은 우리의 편견을 부끄럽게 만든다. 이민 정책 연구소(Migration Policy Institute)의 앤드류 실리(Andrew Selee) 소장은 매우 흥미로운 사실을 지적한다. 우리가 흔히 '가난한 나라에서 왔으니, 범죄를 저지를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엄청난 오해라는 것이다. 데이터는 오히려 저소득층 이민자들이 평균적인 미국 시민보다 범죄를 저지를 확률이 훨씬 낮다고 말하고 있다.
그들은 범죄를 저지르기 위해 국경을 넘는 것이 아니라, 가족을 먹여 살리고 더 나은 미래를 꿈꾸며 땀 흘리기 위해 온 사람들이다. 실리 소장은 "미국으로 오는 이민자들은 일반적으로 교육 수준이 높으며, 출신 국가의 경제력과 개인의 도덕성은 별개"라고 강조한다. 아프간 출신 용의자 사례를 들어 전체를 매도하지만, 그 용의자조차 CIA와 협력하기 위해 미국 시민보다 더 혹독한 검증을 거친 인물이었다. 결국, 이민자가 범죄의 온상이라는 주장은 우리의 두려움이 만들어낸 허수아비에 불과하다.
2. 정의의 저울: 한 사람의 죄로 마을 전체를 벌할 것인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번 발언과 정책적 시사점은 위험할 정도로 '집단적 처벌(Collective Punishment)'의 성격을 띠고 있다. 이민 전문 변호사 라일라 아윱(Laila Ayub)의 지적은 뼈아프다. 그녀는 "단 한 사람의 행동에 대한 대응으로 특정 집단 전체의 입국을 막는 것은 법적 근거가 부족할 뿐만 아니라 비윤리적"이라고 비판한다. 이는 마치 학교에서 한 학생이 떠들었다고 해서 반 전체 학생을 운동장에 세워두고 벌을 주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그러나 국가 정책이 이런 식이라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그것은 법치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기 때문이다.
'제3세계'라는 모호한 용어로 수많은 국가의 국민을 잠재적 위험 요소로 낙인찍는 것은, 개개인의 존엄성을 무시하는 처사다. 극소수의 일탈을 빌미로 그들 전체를 혐오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보편적 인권의 차원에서도 결코 정당화될 수 없는 폭력이다.
3. 이미 닫힌 문 앞에서: 정치적 쇼와 현실의 괴리
가장 놀랍고도 씁쓸한 진실은 세 번째에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마치 지금 당장이라도 문을 닫아야 할 것처럼 목소리를 높이지만, 전문가들은 냉소적인 반응을 보인다. 왜냐하면, 미국의 국경 문은 이미 굳게 닫혀 녹이 슬어버린 지 오래이기 때문이다.
앤드류 실리 소장은 현재 미국 국경에서 망명을 신청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라고 증언한다. 바이든 행정부 하에서도 이미 국경 통제는 강화되었고, 망명 절차는 사실상 마비 상태나 다름없다. 즉, 트럼프의 '이민 중단' 외침은 새로운 정책이라기보다는, 이미 고통받고 있는 이들을 향한 확인 사살이자,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한 정치적 퍼포먼스에 가깝다는 것이다.
이는 우리에게 무엇을 시사하는가? 정치인들의 화려한 수사 뒤에는, 국경 밖에서 절망 속에 서 있는 실체적인 인간의 고통이 가려져 있다는 사실이다. 이미 막혀버린 길 앞에서 "길을 막겠다"라고 소리치는 것은, 목마른 자에게 물을 주지는 못할망정 물그릇을 걷어차는 행위와 같다. 우리는 정치적 구호에 열광하거나 분노하기 전에, 그 구호가 가리고 있는 차가운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나그네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
우리는 트럼프의 발언을 통해 드러난 세 가지 진실을 마주했다. 첫째, 통계는 이민자가 더 위험하지 않음을 증명한다. 둘째, 특정 집단을 싸잡아 비난하는 것은 정의롭지 못한 집단 처벌이다. 셋째, 국경은 이미 닫혀 있었고, 이 모든 것은 정치적 연극에 가깝다.
성경은 우리에게 끊임없이 "나그네를 대접하라"고 명령한다. 구약의 이스라엘 백성도 이집트에서 나그네였고, 우리 그리스도인들 또한 이 땅에서 영원한 본향을 향해 가는 나그네들이다. 제3세계라는 꼬리표, 이슬람이라는 종교적 배경, 가난이라는 겉모습 뒤에 숨겨진 그들 또한 하나님의 형상임을 기억해야 한다.
두려움은 눈을 멀게 하지만, 사랑과 진실은 눈을 뜨게 한다. 정치적 선동에 휩쓸려 혐오의 돌을 들기 전에, 예수님께서 사마리아 여인에게 건네셨던 그 따뜻한 시선을 회복해야 하지 않을까? 세상은 벽을 쌓으라고 소리치지만, 복음은 우리에게 그 벽을 넘어 손을 내밀라고 속삭인다. 이제, 당신의 마음속 국경은 열려 있는가, 아니면 굳게 닫혀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