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영의 삶과 시 사이] 지는 해를 바라보며

이장영

 

지는 해를 바라보며

 

 

산 넘고 물 건너

먼 길을 돌아서 왔네

 

계곡물이 흐르고

산새들은 지저귀고

산딸기 머루 다래

주렁주렁 달렸네

 

아담한 집 한 채

산자락 울타리에

햇살이 내려오더니

어느덧 삭풍 속에

설경이 되었구나

 

그녀의 손을 잡고

베란다에 앉아서

복동이를 다듬으며

지는 해 바라보니

아름다운 저녁노을

황혼에 취하누나

 

새해를 기다리며

희망의 꿈을 꾼 게

엊그제만 같은데

또 한 해를 보내려니

아쉬운 미련들을

칼바람이 끊어가네

 

그래 가거라

어서들 가거라

묵은 걸 버리면

새것들이 들어차겠지

 

해가 갈수록

잔 글은 잘 안 보이지만

세상사는 한눈에도

큰 그림이 그려지니

이제는 내가

도사가 되는가 보다

 

눈 덮인 세상이

끝없이 펼쳐지는데

이 겨울이 지나면

새순들이 돋아날 거야

 

아, 꽃 피고 새 우는 

따스한 봄날이여

오늘 밤 또다시

새 그림을 그려봐야지

 

 

[이장영]

시인

칼럼니스트

일어통역사

부동산개발 대표

 

작성 2025.12.19 09:41 수정 2025.12.19 10:17
Copyrights ⓒ 코스미안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우주기자 뉴스보기
댓글 0개 (1/1 페이지)
댓글등록-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글의 게시를 삼가주세요.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