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가 국적을 변경한 뒤에도 국내에 거주하며 경제활동을 이어온 지방세·세외수입 체납자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해 약 7천6백만 원의 체납액을 징수했다. 행정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국적변경 체납자를 체계적으로 추적한 결과다.
도에 따르면 국적변경 체납자는 외국인 신분으로 전환되면서 주민등록이 말소돼 거소지 파악이 쉽지 않다. 이로 인해 체납처분이 지연되거나 사실상 징수가 중단되는 사례가 반복돼 왔다. 국내에서 소득 활동이나 재산 보유 사실이 확인돼도 행정 접근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구조였다.
경기도는 이러한 한계를 해소하기 위해 법무부와 지속적인 협의를 거쳐 국적변경 체납자 조사 체계를 새롭게 구축했다. 국적 상실자 명단을 법무부에 제공하면, 그중 국내 거주가 확인된 체납자의 거소 정보를 다시 제공받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체납자 식별, 거주 확인, 징수 절차를 하나의 흐름으로 연계했다.
기존에는 신용정보 자료와 주민등록 기록을 수작업으로 대조해야 했지만, 새 체계 도입 이후 조사 과정이 대폭 간소화됐다. 조사에 최대 6개월까지 걸리던 기간도 1개월 이내로 단축됐다. 이러한 방식의 조사 체계를 마련한 것은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경기도가 처음이다.
도는 지난해 10월 해당 시스템을 활용해 국적변경 체납자 115명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외국인등록번호 변경 이력, 출입국 기록, 국내 경제활동 여부, 재산 보유 현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실제 징수가 가능한 대상을 선별했다. 이후 재산 조회와 체납처분 사전 예고, 부동산·자동차·예금 압류, 현장 실태조사를 병행했다.
조사 결과, 115명 가운데 국내 재산을 보유하고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체납자 79명이 확인됐다. 도는 이들에 대해 부동산과 자동차, 예금 등 총 69건의 재산을 압류했고, 현장 조사를 통해 체납액을 징수했다. 회수된 금액은 총 7천679만 원으로, 지방세 5천879만 원과 세외수입 1천800만 원이 포함됐다.
구체적인 사례도 확인됐다. 2014년부터 재산세를 체납해 온 A씨는 국적 변경 이후 행정 추적에서 벗어나 있었으나, 이번 조사에서 외국인등록번호를 확인해 예금 압류와 추심을 진행했다. 그 결과 체납액 3천106만 원 전액을 징수했다. 또 다른 체납자인 B씨는 2016년 손실보상금 소송에서 패소한 뒤 소송비용을 납부하지 않은 상태였다. 국적 상실 상태로 분류돼 있었으나, 조사 과정에서 국적 회복 사실이 확인됐다. 도는 즉시 현장 납부를 독려했고, 체납액 1천70만 원을 자진 납부받았다.
경기도는 이번 성과를 계기로 국적변경 체납자 정보를 정례적으로 관리하고, 체납 사각지대를 줄이기 위한 대응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노승호 경기도 조세정의과장은 “국적 변경을 통해 체납처분을 회피하는 사례는 추적과 징수가 쉽지 않다”며 “정례적 조사 체계를 기반으로 체납 관리의 공백을 줄이고 조세 형평성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국적 변경 여부와 관계없이 납세 의무를 이행하도록 하는 행정 시스템이 본격 작동했다. 경기도의 이번 조치는 체납 관리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 사례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