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혼란에 러시아의 개입, 중동 판도 바뀌나: 푸틴이 던진 '주사위'에 중동이 요동친다

- 미국은 빠져라? 중동의 '새로운 중재자' 푸틴, 이란-이스라엘 줄다리기 승자는?

- 친정부 시위가 진짜 민심? 푸틴의 '위험한 발언', 이란 정권에 힘 실어주나?

- 거리의 함성 대신 '외교전'이 시작됐다: 테헤란을 둘러싼 강대국들의 치열한 수싸움.

▲ AI 이미지 (제공: 중동디스커버리신문)

최근 이란 내 대규모 시위가 지속되는 가운데, 이란 당국은 현재까지 약 3천 명의 시위 참여자를 구금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아직 공식적인 사형 선고는 내려지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내부 상황 속에서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이란 및 이스라엘 정상과 잇따라 접촉하며 중동 지역의 긴장 완화를 위한 외교적 중재자로 나섰다. 

 

이란 정부는 미국의 압박에 경계심을 드러내면서도 러시아와의 협력을 강화하며 국제 사회의 지지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중동 전문가인 아신대학교 김종일 교수는 향후 모스크바의 중재 노력이 이란과 이스라엘 사이의 갈등 양상을 변화시킬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내부 소요를 넘어 강대국들의 이해관계가 얽힌 복잡한 국제 정치적 국면으로 전환되고 있다.

 

테헤란의 침묵, 그 이면에서 펼쳐지는 위험한 도박: 푸틴의 '빅 픽처'와 중동의 격랑

 

뉴스의 톱 헤드라인에서 이란의 외침이 사라진 지 오래다. 테헤란의 거리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듯 평온해 보인다. 하지만, 이 기이한 고요함은 폭풍이 지나간 자리에 남은 안도가 아니라, 또 다른 거대한 소용돌이가 태동하는 전조일지 모른다. 2026년 1월, 세계를 뜨겁게 달궜던 이란 시위의 불길은 이제 꺼지기 시작한 것일까. 아니면, 우리가 미처 보지 못하는 어두운 장막 뒤에서 더욱 뜨거운 외교의 불꽃으로 타오르고 있는 것일까.

 

지금 테헤란의 거리 밑에서는 예상치 못한 3가지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이는 단순한 내부의 혼란을 넘어, 강대국들의 치밀한 셈법이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결과물이다. 특히, 러시아가 이 판의 주도권을 잡고 흔들기 시작하면서, 이번 사태는 이란의 국내 문제를 넘어 중동의 지정학적 질서를 재편할 수 있는 중대한 전환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시위가 잦아든 후 이란 내부 상황은 겉으로는 안정된 것처럼 보인다. 1월 8일과 9일의 강력한 정부 개입, 그리고 이어진 12일의 대규모 관제 시위는 저항의 불씨를 효과적으로 진압하는 듯했다. 3,000명에 달하는 체포자 숫자는 정권의 서슬 퍼런 공포 통치를 방증한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즉각적인 사형 선고는 아직 한 건도 보고되지 않았다. 이는 이란 당국이 대규모 구금을 통해 공포감을 극대화하면서도, 즉결 처형이 초래할 국제적 비난의 파도를 피하려는 고도의 심리전을 구사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내부의 불만은 억눌려 있지만 언제든 다시 터질 수 있는 시한폭탄과 같다.

 

이러한 내부의 긴장을 틈타, 놀라운 반전의 드라마가 국제 무대에서 펼쳐졌다. 바로 러시아의 등장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이란의 메수트 페제시키안 대통령과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에게 연이어 전화를 걸며, 스스로 중재자로 자처하고 나섰다. 이는 단순한 외교적 제스처가 아니다. 권위주의 정권이 내부 불안을 잠재우고 외부의 적을 만들어 결속력을 다지는 전형적인 수법이자, 동시에 국제 사회에서 자국의 영향력을 극대화하려는 치밀한 전략이다.

 

푸틴은 수백만 명이 동원된 친정부 시위를 두고 "이란 국민의 진정한 뜻을 보여준 것"이라며 이란 정권의 손을 들어주었다. 이는 단순한 지지 표명을 넘어, 반정부 시위대의 정당성을 부정하고 현 정권의 통치 기반을 강화해 주는 강력한 지원 사격이다. 이란으로서는 천군만마와 같은 외교적 승리이자, 정권의 정당성을 대내외에 과시할 결정적인 기회를 얻은 셈이다.

 

러시아의 이러한 행보는 중동 내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약화시키고, 핵심 동맹국인 이란을 자신들의 편으로 확실하게 끌어들이며, 나아가 이 지역의 패권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는 다층적인 포석으로 해석된다. 크렘린궁이 푸틴의 '중재자 역할'을 공식적으로 강조한 것은, 지금이 바로 모스크바가 중동의 '킹메이커'로 부상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임을 보여준다.

 

이제 우리의 시선은 테헤란의 거리에서 모스크바와 워싱턴, 그리고 중동의 각국 수도로 옮겨가야 한다. 시위의 열기 대신, 막후에서 벌어지는 소리 없는 전쟁이 시작되었다. 과연 푸틴의 위험한 도박은 성공할 것인가. 그의 개입은 이란 정권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고, 서방의 제재와 압박을 무력화하는 방패막이가 될 것인가. 아니면, 오히려 중동의 복잡한 갈등을 더욱 심화시키고 예기치 못한 파국을 초래하는 기폭제가 될 것인가.

 

분명한 것은, 지금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이 평온함은 결코 평화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것은 억눌린 분노와 계산된 공포가 만들어낸 위태로운 균형일 뿐이다. 그리고 그 균형을 깨뜨릴 수 있는 가장 큰 변수는, 아이러니하게도 이란 국민의 손이 아닌 강대국들의 탐욕스러운 손길에 쥐어져 있다. 테헤란의 봄은 아직 오지 않았다. 어쩌면 우리는 더 춥고 혹독한 겨울을 맞이해야 할지도 모른다. 국제 정치라는 냉혹한 체스판 위에서, 말(馬)이 되어버린 이란 민중의 운명은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우리는 지금, 역사의 거대한 소용돌이 속에서 그들의 삶과 죽음을 목격하고 있다.
 

작성 2026.01.17 00:19 수정 2026.01.17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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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