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다보스 포럼에서 울려 퍼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수장의 ‘현실 고백’

- NATO 수장이 다보스에서 눈물 섞인 고백.

- 우크라이나 사태는 NATO에게 일순위!

- 북극 항로 두고 벌어지는 소리 없는 전쟁의 실체.

▲ AI 이미지 (제공: 중동디스커버리신문)

마크 뤼터 NATO 사무총장은 최근 스위스의 고급 휴양지 다보스에서 열린 포럼(The Davos Forum, 1월 19일~1월 23일)에서 우크라이나 지원이 서방 세계의 안보를 지키기 위한 최우선 과제임을 명확히 밝혔다. 그는 최근 부상한 그린란드 관련 이슈보다 우크라이나 문제가 유럽과 미국의 안전에 더 직결된 핵심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러시아와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는 북극 지역을 방어하기 위해 강력한 대서양 동맹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언급했다. 뤼터 총장은 미국이 자유세계의 리더로서 NATO의 중추적인 역할을 지속해야 하며, 회원국 간의 상호 방위 신뢰가 굳건함을 재확인했다. 

 

우크라이나의 눈물과 북극의 한기 사이에서, 우리는 안녕한가

 

스위스의 만년설이 내려다보는 다보스의 차가운 공기 속에서, 세계의 운명을 쥔 이들이 모였다. 겉으로는 화려한 경제 포럼의 형식을 띠었지만, 그 이면에서 오간 대화는 차라리 절박한 생존의 비명에 가까웠다. "유럽은 과연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가?" 이 지극히 상식적이면서도 뼈아픈 질문 앞에 마크 뤼터 NATO 사무총장이 섰다. 그의 답변은 정교한 외교 수사로 포장되어 있었으나, 그 핵심을 파고들면 거대한 폭풍 전야의 긴장감과 홀로 서지 못하는 유럽의 쓸쓸한 초상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전쟁의 포화가 일상이 된 시대, 우리는 이 거대한 안보의 체스판에서 무엇을 읽어내야 하는가.

 

우크라이나라는 절대적 우선순위

 

마크 뤼터 총장의 입에서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단호하게 터져 나온 단어는 '우크라이나'였다. 그는 마치 벼랑 끝에 선 심정으로 우크라이나 지원이 동맹의 "절대적 최우선 과제"임을 천명했다. 그린란드의 영유권 분쟁이나 북극의 자원 외교 같은 복잡한 현안들도 우크라이나의 안보가 확보되지 않는다면 모두 '사치스러운 논쟁'에 불과하다는 선언이다.

 

이것은 단순히 지엽적인 전쟁에 대한 지원을 넘어선다. 우크라이나의 패배는 곧 유럽 안보 체제의 붕괴를 의미하며, 이는 도미노처럼 미국 본토의 안위까지 위협할 것이라는 공포의 공유다. 뤼터는 강조한다. 우크라이나에 집중하는 것은 타인을 위한 자선이 아니라, 우리 자신의 숨통을 지키는 일이라고. 그의 목소리에는 전쟁을 겪어보지 못한 세대에게 전하는 노회한 정치가의 간절한 호소가 담겨 있다.

 

그린란드와 막후 외교의 미학

 

흥미로운 대목은 그가 침묵을 선택한 지점이다. 최근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그린란드 문제에 대해 뤼터는 극도로 말을 아꼈다. 하지만 그 침묵은 무지가 아니라 '계산된 인내'였다. 그는 공개적인 발언이 자칫 막후에서 진행 중인 미세한 외교적 줄타기를 망칠 수 있음을 직감하고 있었다.

 

"내가 여기서 한마디를 내뱉는 순간, 긴장을 완화할 수 있는 나의 입지는 사라진다."

 

그의 이 고백은 현대 외교가 처한 비극적 숙명을 보여준다. 모든 것이 실시간으로 중계되고 SNS로 퍼져나가는 시대에, 역설적으로 진정한 평화는 카메라가 꺼진 어두운 복도에서 만들어진다는 사실 말이다. 그는 비난을 감수하면서도 조용한 외교라는 고전적인 칼날을 품고 있었다.

 

북극, 얼음 속에 숨겨진 새로운 전쟁터

 

다보스에서 확인된 또 다른 충격적인 현실은 북극의 온난화가 곧 안보의 온난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얼음이 녹아내리며 드러난 새로운 항로는 이제 러시아와 중국의 야욕이 교차하는 격전지가 되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언급하며 화제가 되었던 북극 방어 문제는 이제 NATO 전체의 숙제가 되었다.

 

뤼터는 북극의 안전을 미국 본토 안보의 전제 조건으로 규정했다. 안전한 북극, 안전한 대서양, 그리고 안전한 유럽이라는 세 바퀴가 동시에 굴러가야만 자유 세계의 심장이 뛸 수 있다는 논리다. 이제 북극은 탐험의 대상이 아니라, 누군가의 야심을 막아내야 할 최전방 초소가 되어가고 있다.

 

미국의 그늘: 25%의 초라한 자화상과 대체 불가능한 존재감

 

가장 뼈아픈 현실은 유럽의 자생력에 대한 통계였다. NATO 내 23개 EU 회원국이 차지하는 GDP 비중은 동맹 전체의 25%에 불과하다. 이 수치는 유럽이 외치는 '전략적 자율성'이 얼마나 허약한 토대 위에 서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폭로한다. 뤼터는 미국 대통령을 "자유 세계의 지도자"라고 칭하며, 미국이 빠진 NATO는 상상조차 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유럽이 아무리 군사비를 늘리고 목소리를 높여도, 미국의 군사적·경제적 인프라를 대체하는 것은 당분간 불가능하다는 냉정한 진단이다. 이는 유럽에 보내는 경고인 동시에, 거칠게 몰아치는 자국 우선주의의 물결 속에서 미국을 붙잡으려는 필사적인 구애이기도 하다.

 

흔들리는 동맹, 우리는 어디에 서 있는가

 

다보스의 토론이 남긴 것은 명쾌한 해답이 아니라 무거운 과제였다. NATO는 우크라이나라는 당면한 불을 끄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고, 북극과 그린란드라는 새로운 전선을 관리하기 위해 미국의 처분만을 바라보고 있다. 뤼터 총장의 비전은 정교하지만, 그 기반이 되는 대서양 동맹의 유대감은 과거 어느 때보다 헐거워 보인다.

 

우리는 묻게 된다. 철저히 힘의 논리로 재편되는 이 거대한 전환의 시대에, '우리'라는 가치는 과연 유효한가. 유럽의 고독한 방어전은 단순히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것은 곧 지구 반대편에 서 있는 우리의 안보와도 직결된, 오늘을 살아가는 모든 영혼이 함께 짊어져야 할 운명의 무게다.

 

작성 2026.01.23 14:42 수정 2026.01.23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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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