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로 가면 필패"... 공사비 폭등 속 수도권 '통합 재건축' 생존 전략 부각

- 반포·대치 등 강남권 소규모 단지 연합... 1,000가구 이상 대단지 프리미엄 선점

- 공사비 협상력 강화 및 일반분양 확대... 조합원 분담금 낮추는 '규모의 마법'

- 단지별 대지지분 차이에 따른 비례율 산정 관건... 전문적 리더십이 성패 가를 것

치솟는 공사비와 정비사업 수익성 악화라는 악재 속에서 수도권 노후 단지들이 '통합 재건축'을 돌파구로 선택하고 있다. 과거 인접 단지 간의 자존심 싸움으로 비화하던 단독 재건축 방식에서 벗어나, 덩치를 키워 사업성을 확보하려는 '규모의 경제' 전략이 시장의 대세로 자리 잡았다.

 

■ 강남권 금싸라기 땅, 소규모 한계 넘는 '팀플레이' 가속

 

반포동 한신서래아파트


최근 서울 서초구 반포동 일대 소규모 단지들이 통합 재건축 합의를 완료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한신서래(414가구), 신반포궁전(108가구), 현대동궁(224가구)은 최근 통합 재건축 추진에 최종 서명했다. 이들 단지는 통합을 통해 약 1,300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탈바꿈하게 된다.

 

강남구 대치동에서도 우성1차와 쌍용2차가 이미 각자 받은 사업시행 인가를 뒤로하고 통합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최고 49층, 1,332가구 규모의 랜드마크 조성이 목표다. 이들은 상가 소유주에게 아파트 입주권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분쟁을 사전 차단하는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여의도에서는 광장아파트가 종상향을 통해 용적률을 515%까지 끌어올리는 등 통합과 종상향을 결합한 고효율 사업 모델이 등장하고 있다.

 

■ 1기 신도시, 정책 지원 등에 업고 '선도지구' 속도전


'노후계획도시 특별법'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1기 신도시는 통합 재건축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정부가 통합 재건축 단지에 대해 용적률 인센티브와 안전진단 면제 등 파격적인 혜택을 부여함에 따라, 성남 분당을 필두로 단지 간 연합이 활발하다.

 

특히 분당구 서현 시범단지(현대·우성)와 수내 양지마을(금호·청구·한양) 등은 일찍이 수천 가구 규모의 통합 전선을 구축했다. 개별 단지 단위로 경쟁하기보다 통합 단지로서 '선도지구'에 지정되는 것이 사업 속도 면에서 압도적으로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이 같은 기대감에 힘입어 분당 지역 아파트값은 1월 셋째 주 기준 0.59%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 '규모의 경제'가 가져오는 실질적 경제 이익


정비업계는 통합 재건축의 최대 장점으로 시공사 협상력 강화와 분담금 감소를 꼽는다. 3.3㎡당 공사비가 1,000만 원을 상회하는 상황에서 소규모 단지는 대형 건설사들의 수주 기피 대상이 되기 쉽다. 그러나 단지를 묶어 규모를 키우면 건설사 간 수주 경쟁을 유도해 공사비를 절감할 수 있다.

 

또한 각 단지가 개별적으로 확보해야 했던 도로, 공원 등 기부채납 시설을 통합 설계함으로써 토지 이용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이는 곧 일반분양 물량의 증가로 이어져 조합원들이 부담해야 할 분담금을 실질적으로 낮추는 효과를 가져온다. 래미안 원베일리나 메이플 자이와 같은 성공 사례들이 이미 이를 입증하며 통합 재건축의 가치를 증명했다.

 

■ 비례율 산정과 수익 배분은 여전한 과제


다만, 단지별로 상이한 대지지분과 용적률, 노후도에 따른 자산가치 평가 문제는 해결해야 할 숙제다. 전용면적이 같더라도 단지마다 대지지분이 다를 수 있어, 이를 비례율에 어떻게 반영하느냐를 두고 주민 간 갈등이 불거질 위험이 상존한다. 실제로 신반포궁전과 한신서래의 경우 유사 평형대에서도 대지지분 차이가 존재해, 향후 종전자산평가 과정에서 정밀한 조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통합 재건축의 성패가 투명한 정보 공개와 강력한 리더십에 달려 있다고 입을 모은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고물가 시대에 '나 홀로 재건축'은 사실상 고사 위기에 처했다"며 "단지 간 이해관계를 객관적으로 조정할 전문적인 조합 운영진과 주민들의 양보가 뒷받침될 때 비로소 사업이 정상 궤도에 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작성 2026.01.27 15:05 수정 2026.01.27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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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