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아이는 없다, 단지 이해받지 못한 소년이 있을 뿐

할렘의 소년, 세상과 싸우다

‘문제아’라는 낙인 뒤에 숨은 진짜 이야기

책이 건넨 손, 글이 만든 구원의 길

나쁜 아이는 없다, 단지 이해받지 못한 소년이 있을 뿐 

- 월터 딘 마이어스의 자전적 성장기

 

 

소년 월터는 언제나 세상과 싸울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의 주먹은 빠르고말은 거칠며눈빛에는 경계가 가득했다.

그는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세상에 맞섰지만세상은 그를 이해하지 못했다.

누군가의 손이 필요했을 뿐인데사람들은 그 손을 밀어냈다.

그는 문제아가 되었고, ‘나쁜 아이라 불렸다.

 

『나쁜 소년은 없다』는 그런 오해의 시간 속에서 자란 한 소년의 이야기다.

가난한 흑인 가정좁은 골목퀴퀴한 할렘의 공기 속에서

소년 월터는 태어나자마자 세상의 불공평을 배워야 했다.

그는 말더듬이였고가난했고흑인이었다.

그 세 가지 조건만으로도 세상은 그를 문제로 규정했다.

 

그러나 마이어스는 그 시절을 단지 불행으로만 그리지 않는다.

그는 그 시절 속에서도 웃음을 기억한다.

동네 아이들과 놀던 골목엄마의 손맛,

그리고 낡은 도서관 책장 사이에서 발견한 다른 세상’.

세상과 싸우던 그 아이는 사실세상을 너무 사랑했던 소년이었다.

 

학교는 그에게 안전한 공간이 아니었다.

작은 장난도 폭력으로단순한 반항도 비행으로 해석되었다.

선생님들의 꾸중과 친구들의 비웃음 속에서

월터는 점점 말을 잃어갔다.

그의 분노는 언제나 오해로 돌아왔고,

그 오해는 또 다른 상처를 남겼다.

 

마이어스는 그때의 자신을 이렇게 표현한다.

나는 사회의 어디에도 속하지 못했다.

애초에 나를 좋아하지 않는 사회 속에서,

나는 그저 떠돌고 있을 뿐이었다.”

 

이 구절을 읽고 있노라면

문제아라는 단어가 얼마나 잔인한 낙인인지 새삼 깨닫게 된다.

사람들은 종종 아이의 행동만을 보고 평가한다.

그러나 그 행동 뒤에는,

말하지 못한 상처와 불안그리고 외로움이 숨어 있다.

 

마이어스는 자신의 과거를 고백함으로써

세상이 놓친 진실을 드러낸다.

그는 싸움을 좋아한 것이 아니라,

누군가 자신을 지켜주길 바라며 주먹을 쥐었던 것이다.

그의 분노는 폭력이 아니라,

사랑받지 못한 이의 외침이었다.

 

월터는 어느 날 도서관에서 한 권의 책을 집어든다.

그것은 그에게 유일한 친구이자세상을 이해하는 통로가 된다.

그는 말 대신 글을 통해 세상과 대화하기 시작했다.

 

나무 위에 올라 책을 읽던 시간,

그에게 세상은 잠시 멈춰 있었다.

그곳에서는 누구도 그를 비웃지 않았고,

누구도 그에게 문제아라 말하지 않았다.

그는 글 속에서 자유로웠고문장 속에서 살아 있었다.

 

책은 그를 구했다.

그리고 글쓰기는 그를 다시 세상으로 이끌었다.

그는 자신이 느꼈던 외로움분노상처를 글로 옮기며

비로소 자신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그의 첫 글이 잡지에 실렸을 때,

그는 깨달았다.

자신이 그토록 원했던 것은

인정이 아니라 이해였다는 것을.

 

그는 이제 싸움 대신 글로 세상을 바꾸기 시작했다.

아이들에게 희망을청소년들에게 용기를,

그리고 어른들에게는 반성을 전했다.

그의 문장은 따뜻했고정직했으며,

무엇보다도 진심이었다.

 

『나쁜 소년은 없다』는 단순한 성장소설이 아니다.

이 책은 이해받지 못한 영혼들에 대한 기록이다.

마이어스는 자신의 상처를 솔직히 드러내면서

그 속에 깃든 인간적인 희망을 함께 보여준다.

 

그는 나는 나쁜 아이가 아니었다.

다만 세상이 내 말을 듣지 않았을 뿐이다.”라고 쓴다.

이 한 문장이 작품 전체를 관통한다.

그는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은 정말 아이의 목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오늘날에도 여전히 많은 청소년이

문제아라는 이름으로 세상에서 밀려나고 있다.

그들은 단지이해받고 싶을 뿐이다.

그들의 분노 뒤에는 외로움이 있고,

그들의 방황 뒤에는 상처가 있다.

마이어스는 그 모든 것을 껴안으며 말한다.

 

나쁜 아이는 없다.

단지 이해받지 못한 소년이 있을 뿐이다.”

 

이 책을 덮고 나면마음 한켠이 오래도록 따뜻하다.

누구나 한때는 길을 잃는다.

그러나 그 길 위에서도,

한 권의 책처럼 스스로를 구할 수 있다는 희망이 있다.

 

월터 딘 마이어스의 삶은 그 증거다.

그는 세상에 버림받은 소년이었으나,

결국 세상을 품은 작가로 살아남았다.

그가 걸어온 여정은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은 누군가의 외로움을 들어줄 준비가 되어 있는가?”

 

『나쁜 소년은 없다』는 제목부터가 선언이다.

그것은 사회가 아이들에게 붙인 낙인에 대한 반박이며,

모든 상처받은 영혼에게 전하는 위로의 말이다.

 

월터 딘 마이어스는 자신의 상처를 문장으로 바꾸어

타인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법을 배웠다.

그는 우리에게 말한다.

세상이 너를 오해하더라도,

스스로를 믿어라너는 잘못되지 않았다.”

 

이 책은 단지 한 작가의 자전적 고백이 아니다.

그것은우리 모두의 성장기다.

누구나 외로웠던 시절이 있고,

누구나 이해받지 못했던 소년이었기 때문이다.

 

책장을 덮는 순간독자는 깨닫게 된다.

진정한 구원은 타인이 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자신을 이해하기 시작할 때 비로소 찾아온다는 것을.

 

『나쁜 소년은 없다』는 그렇게 말한다.

 

모든 아이는 빛을 품고 있다.

다만그 빛을 알아봐 줄 사람이 필요할 뿐이다.”

 

삶을 바꾸는 동화 신문 기자 kjh0788@naver.com
작성 2026.01.28 09:37 수정 2026.01.28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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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