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사태, 바다 위에 5천 명 사는 도시, 항공모함 링컨호의 '미친' 자급자족 능력

- 기름값 걱정 끝? 25년 무한 질주, 핵추진 항공모함 링컨호 탑승기.

- 걸프전부터 이라크까지... 살아있는 전쟁 역사 박물관, USS 에이브러햄 링컨.

- F-35 스텔스기 출격! 링컨호 갑판에서 목격한 세계 최강 공군력의 위용.

▲ AI 이미지 (제공: 중동디스커버리신문)

미국과 이란 사이의 긴장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중동에 배치된 USS 에이브러햄 링컨 항공모함의 전략적 중요성과 강력한 군사력은 얼마나 될까? 니미츠급 원자력 항모인 이 함정은 수천 명의 병력과 최첨단 전투기들을 수용하며, 연료 재보급 없이 수십 년간 운용이 가능한 압도적인 기동성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은 이 거대 군함이 과거 걸프전과 이라크 전쟁 등 주요 분쟁에서 완수한 임무들과 그 역사적 성과를 자랑한다. 또한, 바닷물을 식수로 바꾸는 자급자족 시스템과 여성 함장의 지휘 기록 같은 독특한 세부 정보들도 공개했다. 

 

페르시아만의 거친 파도를 가르는 강철의 요새 도시, USS 에이브러햄 링컨의 심장 속으로

 

미국과 이란 사이의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던 순간,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린 페르시아만의 수평선 위로 거대한 강철의 실루엣이 묵묵히 모습을 드러냈다. 그것은 단순한 군함이 아니라, 하나의 움직이는 국가이자 살아있는 역사의 증인, 바로 미 해군의 핵 추진 항공모함 USS 에이브러햄 링컨(CVN-72)이었다. 

 

그 압도적인 위용은 그 자체로 침묵의 강력한 메시지를 전하지만, 이 거대한 강철 섬이 가진 진정한 힘은 갑판 아래 숨겨진 경이로운 기술과 그 안에서 살아 숨 쉬는 5천 명의 이야기에 있다. 오늘, 우리는 이 움직이는 요새 도시에 담긴 다섯 가지 놀라운 비밀의 문을 열어본다.

 

멈추지 않는 원자력 심장: 25년의 항해를 가능케 하는 힘

 

USS 에이브러햄 링컨의 가장 깊은 곳에는 두 개의 거대한 원자로가 밤낮없이 박동하고 있다. 이것은 단순한 엔진이 아니다. 단 한 번의 핵연료 장전으로 무려 20년에서 25년간, 멈추지 않고 전 지구를 누빌 수 있는 무한에 가까운 에너지를 공급하는 이 함선의 심장이다. 정기적인 급유가 생명줄인 재래식 함선들은 꿈도 꿀 수 없는 이 능력은, 모항의 지원 없이도 지구 반대편에서 장기간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미 해군의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전 지구적 힘의 원천이기도 하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진행된 단 한 번의 연료 교체 및 정비 작업에 무려 20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2조 7천억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투입되었다는 사실은 이 거대한 심장의 가치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바다 위의 움직이는 요새 도시: 5천 명의 삶이 공존하는 곳

 

이 항공모함을 '떠다니는 도시'라 부르는 것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이곳은 함선 운용을 담당하는 3,000명의 수병과 항공 작전을 책임지는 2,000여 명의 항공 요원 등, 약 5,000명의 인원이 함께 숨 쉬며 살아가는 거대한 공동체다. 거미줄처럼 연결된 복도와 격실들 사이에는 자체 우체국, 방송국, 상점, 심지어 체육관까지 갖춰져 있어 육상의 소도시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완벽한 자급자족 시스템을 자랑한다. 매일 바닷물 150만 리터를 식수와 생활용수로 바꾸는 거대한 정수 시설은 이 강철 도시가 외부의 도움 없이도 망망대해 위에서 독립적으로 생존할 수 있게 하는 생명수와도 같다.

 

살아있는 현대사 그 자체: 백전노장의 기록들

 

1989년 취역한 이래, USS 에이브러햄 링컨은 세계사의 가장 격동적인 순간마다 그 현장의 중심에 있었다. 제1차 걸프전, 9/11 테러 이후의 아프가니스탄 침공, 그리고 이라크 전쟁까지, 이 함선의 항해 기록은 그 자체로 현대사의 살아있는 교과서다. 특히 이라크 전쟁 당시에는 단일 임무로는 기록적인 10개월 동안 해상에 머물며 16,000회 이상의 항공기 출격을 지원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 기간, 승조원들이 소비한 식량만 무려 725,000킬로그램에 달했다. 2020년에는 295일간 연속 해상 임무를 수행하며 자신의 기록을 스스로 경신하는 노익장을 과시하기도 했다.

 

하늘을 지배하는 강철 활주로: 바다 위의 공군기지

 

항공모함의 진정한 존재 가치는 바로 갑판 위에서 발진하는 강력한 항공 전력에 있다. USS 에이브러햄 링컨은 그 자체로 하나의 완벽한 이동 공군기지다. F/A-18 슈퍼호넷을 주축으로, 최첨단 스텔스 전투기 F-35, 적의 방공망을 무력화하는 전자전기 EA-18G 그라울러 등 세계 최강의 전력으로 구성된 6개의 비행대대가 탑재되어 있다. 이는 웬만한 중소 국가의 전체 공군력과 맞먹거나 능가하는 수준이다. 이 막강한 전력은 단순한 전투뿐만 아니라 정보 수집과 정찰 임무를 지원하며, 바다 위에서 하늘을 완벽하게 통제하는 압도적인 힘을 제공한다.

 

유리 천장을 깬 강철 리더십: 최초의 여성 항모 함장 탄생

 

USS 에이브러햄 링컨은 기술적 성취를 넘어 사회적 변화의 상징적인 무대가 되기도 했다. 2021년, 미 해군 200여 년 역사상 최초로 에이미 바우언슈미트 소장이 이 핵 추진 항공모함의 지휘봉을 잡은 것이다. 이는 단순히 한 개인의 영광을 넘어, 전통적으로 남성 중심적이었던 해군 지휘부의 견고한 유리 천장에 균열을 낸 역사적인 사건이었다. 그녀의 리더십은 강철 같은 군함에도 부드러운 변화의 바람이 불 수 있음을 증명했다.

 

20세기의 거인은 21세기의 파도를 넘을 수 있을까

 

USS 에이브러햄 링컨은 단순한 군사 자산 그 이상이다. 그것은 인간이 만들어낸 공학 기술의 정점이며, 5천 명의 삶이 녹아든 바다 위의 도시이자, 현대사의 격랑을 헤쳐온 살아있는 역사 그 자체다. 하지만 초음속 미사일과 무인 시스템이 전장의 판도를 바꾸는 지금, 우리는 중요한 질문을 던져야 한다. 20세기의 상징인 이 거대한 강철 거인은 과연 21세기의 새로운 파도에 어떻게 적응하고 진화할 것인가? 그 답은 미래의 바다가 말해줄 것이다.
 

작성 2026.01.28 10:45 수정 2026.01.28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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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