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는 오토바이가 고속도로를 달릴 수 없다는 이야기가 여행자들 사이에서 종종 회자된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일본은 오토바이의 고속도로 통행을 전면 금지하는 국가가 아니라, 일정 조건 아래 허용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일본의 고속도로는 NEXCO 동일본, NEXCO 중일본, NEXCO 서일본 등 민영화된 고속도로 운영사가 관리한다. 이들 노선에서 오토바이 통행은 가능하지만, 핵심 기준은 ‘배기량’이다. 일본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125cc를 초과하는 이륜차는 고속도로 진입이 허용된다. 반면 125cc 이하의 소형 오토바이는 안전상의 이유로 고속도로 통행이 금지된다.

운전자 요건도 있다. 해당 배기량에 맞는 면허를 소지해야 하며, 헬멧 등 보호장비를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2인 승차의 경우 면허 취득 후 일정 기간이 지나야 허용되는 등 초보 운전자에 대한 제한도 존재한다. 이는 고속 주행 환경에서의 안전을 고려한 조치다.
도시형 고속도로 역시 대부분 오토바이 통행이 가능하다. 도쿄 도심을 순환하는 수도고속도로(Shuto Expressway)도 기본적으로 이륜차 진입이 허용된다. 다만 구조상 위험성이 높은 일부 구간에서는 예외적으로 제한이 적용될 수 있어, 현장 표지판 확인이 중요하다.
통행료 체계 또한 특징적이다. 일본은 거리 비례 요금제를 적용하며, 오토바이는 일반 승용차보다 낮은 요율을 적용받는다. 전자요금징수 시스템(ETC)을 장착하면 정차 없이 톨게이트를 통과할 수 있어 장거리 라이더들에게는 효율적인 이동 수단이 된다. 휴게소에는 이륜차 전용 주차 공간도 마련되어 있어, 오토바이가 하나의 교통수단으로 인정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왜 “일본은 오토바이가 고속도로에 못 들어간다”는 오해가 생겼을까. 가장 큰 이유는 125cc 이하 차량의 통행 금지 규정과 일부 구간의 과거 제한 사례 때문이다. 여기에 한국의 제도와 혼동된 인식도 영향을 미쳤다. 한국은 배기량과 무관하게 고속도로에서 이륜차 통행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이 차이가 일본 역시 동일할 것이라는 추측으로 이어진 것이다.
결국 일본의 고속도로 정책은 ‘금지’가 아니라 ‘조건부 허용’이라는 점이 핵심이다. 배기량 기준과 안전 규정을 충족하면 오토바이도 자동차와 함께 고속도로를 이용할 수 있다. 제도는 나라마다 다르며, 정확한 정보는 여행자의 안전과 직결된다. 소문보다 중요한 것은 규정이며, 편견보다 중요한 것은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