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석근 칼럼] 죽음은 끝이 아니라 변형일 수 있으며, 인간 정신은 자아를 넘어선 더 큰 전체성과 관계한다

고석근

지빠귀의 노랫소리를 들었을 때, 나는

깨닫게 되었다. 벌써 오래전부터 나에게서

죽음의 공포는 사라졌다. 

 

- 베르톨트 브레히트, <자선병원 하얀 병실에서> 부분 

 

경허선사는 1912년 갑산에서 입적하기 전 

게송을 남겼다. 

 

心月孤圓 (심월고원)

光呑萬象 (광탄만상)

光境俱忘 (광경구망)

復是何物 (부시하물)

 

마음 달(心月) 홀로(孤) 둥그니(圓) 

그 빛(光)이 만상(萬象)을 삼켰도다(呑)

빛(光)과 경계(境)를 모두(俱) 잊으니(忘)

 

오로지 이 세상에

마음만 형형하게 빛난다.

 

아이다.

 

경허선사의 내면 아이가

빙긋 웃으며

속으로 혼잣말을 한다.

 

‘다시(復) 이것이(是) 무엇인고(何物)?’  

 

브레히트 시인은 노래한다. 

 

지빠귀의 노랫소리를 들었을 때

나는 깨닫게 되었다.

 

그는 

천지자연과 하나의 파동이 되었다. 

 

벌써 오래전부터 나에게서

죽음의 공포는 사라졌다.

 

 

[고석근]

수필가

인문학 강사 

한국산문 신인상

제6회 민들레문학상 수상.

이메일: ksk21ccc-@daum.net

 

작성 2026.03.05 10:52 수정 2026.03.05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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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