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오랜 숙원인 ‘무병장수’를 향한 골든타임을 확보할 혁신적인 연구 결과가 국내 연구진의 손에서 탄생했다. 신체 조직의 재생을 담당하지만 시간이 흐름에 따라 기능이 퇴화하는 ‘줄기세포’의 시계를 멈추고, 오히려 젊음을 되찾아줄 수 있는 핵심 화합물이 규명된 것이다.

건국대학교 첨단바이오공학부 조쌍구 교수팀은 최근 동국대학교 약학대학 이경 교수팀 및 미국 코넬대학교 의과대학(Weill Cornell Medicine)과의 긴밀한 국제 협력을 통해, 줄기세포 노화를 획기적으로 늦추고 조직의 자가 치유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신규 DDR1(Discoidin Domain Receptor 1) 표적 화합물을 성공적으로 도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의 핵심 타깃인 DDR1 단백질은 그간 생체 내 신호 전달과 조직 재구성, 특히 세포의 노화 메커니즘을 조절하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재생의학 분야에서 매우 중요한 표적으로 꼽혔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선택적으로 정밀 제어할 수 있는 저분자 물질의 부재는 학계의 고질적인 난제였다.
연구진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최첨단 컴퓨팅 기반 분자 설계(CADD) 기법을 전면에 내세웠다. 구조 기반의 가상 스크리닝과 분자동역학 시뮬레이션, 그리고 고도화된 자유에너지 계산법을 총동원하여 DDR1의 결합 구조를 원자 단위에서 정밀 분석했다. 그 결과, 구조활성 상관관계(SAR)를 최적화한 끝에 강력한 효능을 가진 선도 화합물 ‘AC4067’을 발굴하는 쾌거를 거뒀다.
새롭게 개발된 AC4067은 실험 결과 DDR1에 대해 30.9 nM(나노몰)이라는 매우 낮은 농도에서도 강력한 저해 활성을 나타냈다. 특히 유사한 구조를 가진 DDR2 단백질과 비교했을 때 약 18배 이상의 높은 선택성을 보여, 부작용 가능성을 최소화하고 표적만을 정확히 타격하는 정밀 의료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실제 제대유래 중간엽 줄기세포(WJMSC)에 이 화합물을 처리하자 놀라운 변화가 관찰됐다. 노화된 줄기세포에서 나타나는 대표적 지표인 SAβgal 활성이 눈에 띄게 감소했으며, 노화의 주범인 DNA 손상 지표(γH2AX) 역시 급격히 줄어들었다. 반면, 세포의 증식 속도와 이동 능력, 그리고 상처 부위를 스스로 메우는 치유 능력은 비약적으로 향상됐다. 이는 단순히 노화를 멈추는 것을 넘어, 줄기세포의 생물학적 기능을 '젊은 상태'로 되돌려 유지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조쌍구 교수는 "이번 성과는 인공지능 기반의 신약 설계 기술과 줄기세포 재생의학이 결합하여 만들어낸 역노화 전략의 핵심 기초"라며 "향후 다양한 퇴행성 질환 치료와 수명 연장을 위한 신약 개발 시장에서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약리학 분야 세계적 권위지인 ‘Biomedicine & Pharmacotherapy’(상위 5.3% 이내) 최신호에 게재되며 그 학술적 가치를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 연구에는 건국대 아메드 모르시 교수와 코넬대 호쌈 나다 박사가 공동 제1저자로, 조쌍구·이경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로 참여해 글로벌 연구 네트워크의 저력을 과시했다.
국내 연구진이 주도한 이번 국제 공동 연구는 줄기세포의 기능을 젊게 유지하는 메커니즘을 규명함으로써 항노화 시장의 기술적 우위를 점하게 되었다. 향후 임상 단계로의 확장을 통해 인류 건강 증진에 기여할 실질적인 바이오 신약 탄생이 머지않았음을 예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