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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쳐모여
꽁꽁 얼었던 날이 살짝 풀린 날
김치냉장고 구석에
움츠리고 있는 마늘을 꺼내 본다
추웠는지
서로 부둥켜안고 있다
잘 버티었노라고
초록 손을 내민다
삼라만상이 깨어난다는 경칩
텃밭 한 귀퉁이에 고랑을 내고
한 줄로 세워본다
이미 텃밭에 자리 잡은
봄바람과 악수하는 손이
솜털처럼 부드럽다
서로 경쟁하면서
실한 육쪽마늘 되어
겨우살이 준비하는 가을, 또 만나자

[박순미]
2021년 『착각의 시학』 등단.
한국착각의시학 작가회 회원.
율동시회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