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안창호, 이하 ‘인권위’)는 2026년 4월 13일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국민연금기금의 책임투자 정책을 이행하는 데 인권을 더욱 고려할 수 있도록 다음과 같이 권고하였다.
ESG 통합(ESG Integration) 전략과 관련하여, 인권실사 이행 여부 등 기업의 인권 위험 예방·관리 체계를 평가할 수 있는 절차기반 지표를 도입하고, 인권 요소의 비중을 확대할 것, 이러한 기준이 국내외 투자와 위탁 운용 전반에 일관되게 적용할 것
주주권 행사 중 ‘중점관리사안’에 ‘인권 관련 위험·관리’를 추가하고, ‘예상하지 못한 우려 사안’ 선정에도 인권 관련 위험을 고려할 것, ‘기업과의 대화’를 보다 적극적으로 수행하고 이를 위한 국민연금공단의 인력 및 예산 확충할 것
‘기업과의 대화’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대화를 하였음에도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투자 제한’으로 연계될 수 있도록 할 것, 현행 ‘투자 제한’이 시의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인권 리스크 시정 기한 단축 등을 검토할 것
인권·환경 전문가가 책임투자 의사결정 구조에 포함될 수 있도록 「국민연금법 시행령」 제80조의3 제2항 제1호 개정할 것
인권 요소를 강화한 ‘ESG 통합 전략’ 필요
국민연금공단(이하 ‘공단’)은 국민연금기금 책임투자 정책을 이행하기 위하여 ‘ESG 통합’ 전략을 사용하고 있고, 이는 공단 자체 ‘ESG 평가’를 통해 기업의 등급을 분류하고, 해당 등급을 투자 결정에 반영하는 것을 뜻한다.
공단의 현행 ESG 평가지표에서 인권 관련 사항은 단순한 성과 중심의 지표로 이루어져 있고, 평가 산식, 지표별 배점 및 가중치 등이 공개되어 있지 않아 투자 대상 기업들의 인권 위험이 제대로 평가되는지 파악하기 어렵고, 위탁 운용에서 공단의 일관된 ‘ESG 통합 전략’이 반영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공단의 현행 ESG 평가지표에 인권 관련 절차 기반의 지표를 보강하고, 인권 관련 지표의 중요성과 비중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현재 ‘ESG 통합 전략’이 사용되지 않고 있는 위탁 운용 등에 있어서도 공단의 ‘ESG 통합 전략’이 일관되게 실시될 수 있도록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기업과의 대화' 확대 및 ‘투자제한 전략’ 연계 필요
공단은 ‘중점관리사안’과 ‘예상하지 못한 우려 사안’을 선정하고 해당 기업에 서한 발신, 비공개 면담, 기업과의 대화 등을 진행하여, 기업의 행동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또한 공단은 석탄 채굴·발전 산업에 대해 ‘투자제한 전략’을 도입하여, 2025년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해외자산에 대해 투자제한을 실시하고, 2030년 국내자산에도 투자제한을 실시할 예정이다.
공단의 ‘중점관리사안’에 기후·산업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으나, 해당 사안 외에 인권 관련 사안이 충분히 포함되어 있다고 보기 어렵다. 인권 관련 사안은 기업의 중장기적 가치와 크게 연관되는바, 공단은 투자대상기업의 인권 관련 사안에 대해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기업과의 대화'를 적극적으로 수행해야 한다.
따라서 공단은 ‘중점관리사안’에 ‘인권 관련 위험·관리’ 내용을 추가하여 인권 관련 사안에 대해 점검하고, ‘예상하지 못한 우려 사안’을 선정할 때도 인권 관련 위험을 충분히 고려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여야 한다. 더불어 현행 ‘투자제한 전략’은 국내자산에 대해서는 2030년이 되어야 적용되고, '기업과의 대화' 기간도 최소 5년 이상으로 설정하고 있는데, 그 기간이 지나치게 길어질 경우, 기업들의 개선 조치가 시의성을 잃을 우려가 있다. 따라서 현행 ‘투자제한 전략’의 기업과의 대화 기간, 그리고 국내자산에 대한 유예 기간 등을 재검토하여 제도의 실효성과 시의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현행 공단의 ‘기업과의 대화’ 및 ‘투자제한 전략’은 상호 연계되지 않고, 특정 산업만 투자제한 전략이 적용된다는 문제가 있으므로, '기업과의 대화'를 하였음에도 개선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투자제한 전략’ 적용 산업 여부와 관계없이 투자제한으로 연계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인권·환경 전문가의 책임투자 의사결정 참여 필요
국민연금기금 운용에 관한 사항을 심의·의결하기 위하여 보건복지부에 국민연금기금 운용위원회(이하 ‘운용위’)가 설치되어 있고, 운용위를 보좌하기 위해 전문위원회(투자정책 전문위원회,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 위험관리·성과보상 전문위원회)가 설치되어 있다.
「국민연금법 시행령」 제80조의3 제2항 제1호는 전문위원회 위원의 자격 요건을 정하고 있는데, 금융, 경제, 자산운용, 법률, 연금제도 분야로 한정하고 있어, 인권·환경 전문가가 운용위 등 책임투자 의사결정 구조에 포함되기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책임투자의 필수적인 요소인 환경·사회·지배구조, 그리고 특히 인권 사안에 대해 전문성을 갖춘 인력이 책임투자 의사결정 구조에 포함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도 인권위는 국민연금기금의 책임투자 정책에 인권요소가 실질적으로 반영되어 있는지 점검하고, 관계기관과 협력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