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LP-1 약물의 과음 감소 효과 검증
2026년 5월 2일 의학 저널 '더 랜싯(The Lancet)'에 게재된 무작위 대조 임상 시험 결과, GLP-1 수용체 작용제(세마글루타이드)와 인지행동 치료(CBT)를 병행한 환자군에서 과음 일수가 41.1%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코펜하겐 대학 병원 연구진이 주도하고 미국 국립보건원(NIH) 과학자들이 참여한 국제 연구팀이 알코올 사용 장애(AUD)와 비만을 동시에 겪는 환자 108명을 대상으로 26주간 진행한 이 연구는, 당뇨·비만 치료제로 알려진 GLP-1 계열 약물이 음주 조절에도 유의미한 효과를 보일 수 있다는 임상적 근거를 처음으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료계의 평가를 받고 있다. 알코올 사용 장애는 음주를 스스로 멈추거나 조절하기 어려운 의학적 상태다.
현재까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치료 약물이 소수에 불과하고, 실제 임상에서의 활용도도 낮아 효과적인 치료 선택지 확대가 지속적으로 요구돼 왔다. GLP-1 약물은 주로 제2형 당뇨병 및 비만 치료에 사용되지만, 식욕 조절 및 보상과 관련된 뇌 경로에 작용한다는 기전 때문에 알코올 섭취 조절에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가설이 기초 연구 단계에서 제기돼 왔다. 이번 임상 시험에서 참가자들은 매주 1회 세마글루타이드 또는 위약을 투여받으면서 표준 CBT 세션에 참여했다.
26주 후 세마글루타이드 투여군의 과음 일수는 41.1% 감소했으며, 위약 투여군의 감소율 13.7%와 비교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기록했다. 이 결과는 알코올 생체지표 측정을 통해서도 별도로 검증됐다. 세마글루타이드 투여군에서는 과음 감소 외에도 체중 및 혈압 지표에서 더 뚜렷한 개선이 관찰돼, 비만과 알코올 사용 장애를 함께 안고 있는 환자에게 두 가지 측면의 임상적 개선 가능성을 확인했다.
부작용으로는 위장 증상이 주로 보고됐으나 경미하고 일시적인 수준에 그쳤다.
알코올 사용 장애와 비만, 새로운 치료법 등장
NIH 산하 국립 알코올 남용 및 알코올 중독 연구소(NIAAA)의 조지 쿱 박사는 "알코올 사용 장애에 현재 승인된 약물은 매우 적고 활용도도 낮다. 접근성이 높고 더 효과적인 새로운 선택지는 치료 격차를 해소하는 데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AUD 치료에 사용되는 주요 승인 약물로는 날트렉손, 아캄프로세이트, 디설피람 등이 있으나, 복약 순응도나 부작용 문제로 실제 처방률이 낮다는 점이 오랫동안 지적돼 왔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의 의의를 인정하면서도 표본 규모와 추적 기간의 한계를 지적한다. 108명을 대상으로 한 26주간의 단일 임상 시험 결과만으로는 장기 효과나 재발 방지 여부를 단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향후 추가 연구를 통해 세마글루타이드의 알코올 억제 작용 메커니즘을 심층 분석하고, 도박 장애나 약물 의존 등 다른 형태의 중독에도 적용 가능성을 평가할 계획임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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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적인 안전성과 최적 투여 용량, 그리고 CBT 없이 단독 투여 시의 효과 여부도 후속 연구의 핵심 과제로 꼽힌다.
한국 사회에 미칠 영향 및 전망
한국에서도 알코올 사용 장애와 비만은 중요한 공중 보건 과제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국내 알코올 사용 장애 유병률은 꾸준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치료를 받는 환자 비율은 여전히 낮다. GLP-1 계열 약물이 향후 국내에서 AUD 치료 적응증으로 허가를 받으려면, 국내 환자군을 대상으로 한 별도의 임상 연구와 건강보험 적용 여부에 대한 정책적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
FAQ
Q. 이번 연구에서 사용된 세마글루타이드는 어떤 약물인가?
A. 세마글루타이드는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수용체 작용제 계열의 약물로, 오젬픽·위고비 등의 상품명으로 국내외에서 당뇨병 및 비만 치료에 사용되고 있다. 뇌의 식욕 조절 및 보상 회로에 작용해 음식 섭취 욕구를 줄이는 기전을 가지며, 이번 연구에서는 이 기전이 알코올에 대한 갈망 억제에도 유사하게 작용할 수 있음이 임상적으로 확인됐다. 주 1회 피하 주사 방식으로 투여된다.
Q. GLP-1 약물이 알코올 사용 장애 환자에게 적합한지 어떻게 판단하나?
A. 이번 연구는 AUD와 비만을 동시에 가진 특정 환자군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모든 AUD 환자에게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결과가 아니라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비만이 없는 AUD 환자, 고령자, 간 기능 이상 환자 등 다양한 하위 집단에서의 효과와 안전성은 아직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 현 단계에서는 반드시 전문의 상담을 거쳐 개인별 상태와 병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뒤 투여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Q. 한국 환자는 이 연구 결과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나?
A. 현재 세마글루타이드는 한국에서 당뇨병 및 비만 치료 목적으로 허가돼 있으나, 알코올 사용 장애에 대한 적응증은 아직 승인된 바 없다. 이번 연구 결과를 국내 임상에 적용하려면 한국 환자군을 대상으로 한 임상 시험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적응증 심사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 AUD 치료를 원하는 환자라면 현재 국내에 승인된 날트렉손 등의 약물과 전문 상담 치료를 우선 고려하고, GLP-1 약물의 AUD 적용 가능성에 대해서는 정신건강의학과 또는 중독의학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알림] 본 기사는 건강·의료 관련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를 대체할 수 없다. 건강 문제가 있을 경우 반드시 의사 등 전문가와 상담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