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기자: 최우주 [기자에게 문의하기] /
IMF를 회상하며
눈을 비비고 텃밭에 물을 주려니
밤새 고라니가 상추를 몽땅 뜯어 먹고
그림같이 가꿔온 텃밭을 짓밟아 버렸네
멍하니 과거의 IMF 상황이 떠 오르네
한때는 전 세계를 겁 없이 돌아다니며
하는 일마다 박수받고 꽃을 피웠는데
1997년 11월 22일 밤 IMF가 터지면서
아득한 하늘을 바라보며 한숨을 쉬었었지
회사에서는 연일 비상대책을 논의하고
직원들은 3교대로 출근해 대기하면서
월급의 50%를 반납하기로 하였건만
결국은 얼마 후 간판을 내리게 되었지
그러나 집에서는 정상적으로 출근하여
오전에는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내고
오후엔 친구들을 찾아다니며 만나보니
멀쩡한 회사들도 부서통합과 기구축소로
대기발령과 권고사직 명예퇴직의 상태
우리는 금 모으기까지 하면서 견디고
각고 끝에 오늘날의 평안을 찾았는데
텃밭의 소일거리도 참 고맙고 행복하다네

[이장영]
시인
칼럼니스트
일어통역사
부동산개발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