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곤의 영국에서 온 편지]

조국의 평화를 기원하며



이형!

안녕하신지요. 이곳 영국 맨체스터의 저희들도 무탈합니다. 오늘 뉴스에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성추행으로 검찰이 4년을 구형 했다고 합니다. 성추행 사건이 터지기 전에 정치인 안희정은 비교적 합리적인 정치인이라고 좋아했습니다.

 

성희롱, 성추행, 성폭력이라는 단어가 옛날에는 남녀칠세부동석이라 해서 전혀 문제가 없다가 근세에 사회가 발달하고 서구문화가 유입되면서 문제로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미투운동이 제일 먼저 일어난 미국을 중심으로 지금은 문명국에서는 모두 미투운동으로 여성인 약자를 대변하면서 사회를 정화시키고 있지요. 그런데 우리보다 선진국인 일본은 왜 미투운동이 활발하지 못한지 궁금합니다.

 

안희정은 과거 부림사건에 연루되었을 때 노무현 변호사와 인연이 되었지요. 노무현의 가까운 동지로서 그가 대통령이 될 때까지 물심양면으로 그를 도와 노무현 대통령을 탄생시킨 일등공신입니다. 노무현은 대통령 시절 안희정을 회상하면서 의리의 사나이며 정말 고마운 동지라며 눈물까지 보였습니다.

 

안희정은 노무현이 대통령이 된 다음에는 선거자금법 위반으로 노무현 대신 감옥살이를 했습니다. 출옥 후에는 대통령이 권하는 큰 자리도 대통령에게 부담이 될 것이라면서 마다했지요. 노무현이 죽은 후에야 정계에 입문하여 민선 도지사를 두 차례나 하고 승승장구하다가 지난 대통령 선거 때 민주당 경선에 참여하여 2위로 석패하고 다음 대권 주자 1순위로 떠오르니까 더 크기 전에 미리 제거하자는 무리들이 저지른 음모 조작이라는 설이 영국까지 파다하게 떠돕니다. 설이란 소문이니까 믿거나 말거나이지만 말입니다.

 

정적제거는 늘 있어왔지요. 독일의 히틀러도 그랬고 구 소련의 스탈린도 마찬가지지요. 바로 윗동네에 있는 북한의 김일성도 수많은 정적을 제거 했습니다. 그의 아들 김정일도 그랬고 그의 손자 김정은도 고모부와 이복형제를 잔인하게 제거했지요. 그뿐인가요. 아랫동네 남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승만의 라이벌 김구 선생은 암살 되었고 선거에 맞서 싸우던 신익희 선생의 급사인 조병옥 박사도 갑작스럽게 병사했습니다. 조봉암의 사형집행 사건이 일어났던 당시에 이형은 대학 졸업반이고 소생은 대학 2년생이었죠. 그 시절 많은 학생들은 분명히 정적 제거라고 생각 했습니다. 50년대 말 SNS도 없던 시절입니다. 이번 안희정 사건과 이재명 성남지사 스캔들을 보면서 그 옛날 우리가 청년이었던 시절이 떠올랐습니다. 역사는 반복하는 것일까요. 아니면 우연의 일치일까요.

 

오늘도 세상은 어지럽습니다. 급변하는 한반도의 정세가 너무 요상합니다. 무언가 터질 듯 말 듯하고 통일이 될 듯 말 듯 답답합니다. 이곳 영국에 사는 어느 교포는 우리는 영국에 살고 있는데 무슨 상관이냐고 하지만 그래도 내 조국의 일인데 마음이 쓰이는 건 인지상정 아닙니까.

 

며칠 전 고인이 된 노회찬의 경우도 정적제거의 희생자가 아니기를 빕니다. 모든 허물은 묻어 버리고 회오리바람처럼 어지러운 한반도가 사건 없이 평화롭게 잘 살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내 조국을 위해 파이팅을 외치며 큰 박수를 보냅니다.

 

 

영국 맨체스터에서 김원곤


서문강 기자
작성 2018.07.30 11:34 수정 2020.07.05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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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