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찬의 두루두루 조선 후기사] 제5화 영조

[최영찬의 두루두루 조선 후기사]

 

제5화 영조

 

조선의 3대 성군(聖君) 중에 한 분이 영조입니다. 세종대왕은 너무나 유명하신 분이고 정조도 드라마나 소설에서 좋은 이미지로 남은 분입니다. 그러나 영조는 청계천 준설공사, 탕평정치, 고문금지, 경제 활성화, 민생 보살피기 등 많은 업적을 남겼음에도 형인 경종을 독살했다는 누명과 아들 사도세자를 뒤주에 넣어 죽인 탓으로 가려진 면이 많습니다. 그뿐이 아니지요. 그 시대에는 생모가 천한 일을 하는 무수리이고 친부도 숙종이 아니고 김춘택이라는 노론의 모사꾼이라는 소문이 돌았습니다. 그것 때문에 반역사건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무수리의 아들이라는 자격지심과 함께 어린 시절 궁궐에서 나와 서민들과 어울려 살았기에 그들의 어려움을 잘 알아 백성을 사랑으로 다스린 임금이기도 했습니다.

숙빈 최씨는 무수리 출신으로 정치적 배경이 없었기에 장희빈을 죽인 노론의 보호를 받았습니다. 노론의 처지에서는 장희빈의 아들인 세자가 임금에 오르면 연산군이 피비린내 나는 복수를 당할 것이 두려워 숙빈이 낳은 연잉군(훗날 영조)을 차기 임금으로 세우기 위해 당쟁을 벌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생명의 위협을 받았으니 연잉군이 젊었을 때 그린 초상화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고뇌와 걱정으로 가득 찬 표정입니다. 숙종도 훗날도 걱정되어 대리청정을 시킨 뒤에 트집을 잡아 쫓아내려 했지만, 미처 하지 못하고 죽게 됩니다.

세자가 임금에 오르게 되고 훗날 경종이라고 부르게 됩니다. 겁에 질린 노론은 세자에게 아이가 없자 왕실을 움직여 연잉군을 왕세제로 만들게 됩니다. 그리고는 집권당이 된 소론과 치열한 권력투쟁을 벌이게 되는데 목호룡이라는 자의 고변으로 세상이 발칵 뒤집어집니다. 즉 노론에서 경종을 암살하려고 했다는 것이지요. 붙잡혀 온 연잉군의 처조카 서덕수가 연잉군도 알고 있었다고 하는 바람에 바람 앞의 등잔불처럼 떨어야 했습니다. 결국 노론 쪽에서 많은 사람이 죽거나 귀양갔지만, 연잉군은 경종의 뜨거운 사랑과 소론의 일부 대신들의 보호로 목숨을 건질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몇 년 뒤 경종이 병석에 들어 누었을 때 간장 게장과 감을 먹고 병세가 급격히 약화되고 연잉군이 올린 인삼탕을 먹은 뒤에 죽게 됩니다.

석연치 않은 이 사건으로 해서 영조는 형 경종을 살해하고 임금자리를 빼앗은 패륜의 임금소리를 듣게 됩니다. 영조는 임금이 되자 자신을 죽이려고 했던 김일경, 목호룡만 처단하고 온건파 소론을 등용합니다. 물론 노론도 복권되어 다시 조정의 일을 맡아 탕평 정치의 막이 열립니다. 영조는 탕평채라는 여러 재료를 섞어 만든 나물반찬을 만들어 당쟁을 막으려고 했지만, 소론은 영조를 형을 죽인 패륜아로 몰고 난을 일으키니 이것이 이인좌의 난입니다.

숙종의 아들이 아니다, 형을 죽이고 임금자리를 빼앗았다는 소문은 유교를 신봉하는 선비들은 물론이고 일반 백성의 분노를 불러일으켰던 것입니다. 교통의 요충지인 청주를 점령하고 북상하는 반란군을 막기 위해 급히 파견한 군대는 소론 출신의 오명항과 박문수의 지휘 아래 가까스로 진압되었습니다.

“당신은 임금의 아들이 아니오!”

심문을 받는 반란군의 우두머리들은 영조를 숙빈 최씨가 사통해서 낳았다고 퍼부었습니다. 아버지 숙종과 얼굴이 달랐으며 생부로 지목된 김춘택이 수염이 무성했고 그림을 잘 그렸는데 영조 역시 수염이 많았고 그림에 재주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격노한 영조는 칼을 뽑아 들고 직접 목을 베었습니다. 이렇게 숱한 오해를 받으며 오랫동안 임금자리에 앉으면서 천한 출신의 어머니에 대한 연민과 콤플렉스로 괴로워했습니다. 그러나 끝없이 공부하고 무명옷과 거친 음식으로 자신을 낮추며 항상 백성의 생활을 보살펴 온 애민군주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노력에도 늦게 얻은 외아들 사도세자를 둘러싼 당쟁 끝에 끝내 뒤주 속에 집어넣어 비정한 아버지라는 오명을 남겨야 했습니다.

 


이시우 기자
작성 2018.08.16 14:12 수정 2019.12.30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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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