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찬의 두루두루 조선 후기사] 제6화 영조의 가족들

[최영찬의 두루두루 조선 후기사]

 

제6화 영조의 가족들

 

연잉군이 무수리의 아들이었지만 또한 지존인 임금의 아들이었기에 군(君)이라는 칭호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임금의 아들과 딸은 낳아준 어머니가 누구냐에 따라 칭호와 대우가 달랐습니다. 정실부인인 왕후의 아들인 경우 대군(大君), 딸일 때는 공주(公主)라고 했고 후궁의 아들인 경우는 군(君), 딸일 경우에는 옹주(翁主)라고 불렀습니다. 세자(世子)는 다음 임금자리를 이어받을 아들로 동궁(東宮)이라고도 불렀습니다. 대궐의 동쪽에 거처가 있었기 때문이지요. 세자는 원자(元子)를 거쳐야 하는데 원자는 대개 왕후가 낳은 아들이지만 경종의 경우 장희빈의 아들이었지요. 그래서 다음 임금 자리를 서인에서 남인에게 빼앗길 것을 두려워한 송시열이 원자 책봉을 반대하다가 죽은 것입니다.

세자와 다른 아들의 차이는 무척 컸습니다. 세자에게는 유명한 학자 두 사람이 붙어서 과외를 시키는데 다른 아들은 짝지어 한 사람의 스승에게서 과외를 받았습니다. 세자는 세자빈을 간택해서 다음 임금 부부를 만들어 놓고 정실의 아들과 후궁의 자식들은 어느 정도 성장하면 대궐을 나가 혼인을 하게 됩니다. 궁을 나가도 대군과 군의 차이가 커서 왕실에서 받는 토지의 크기가 다릅니다. 이들은 3대에 걸쳐 군(君)의 칭호를 쓸 수 있으며 궁궐 출입을 자유롭게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벼슬은 하지 못했습니다. 종친부에 관한 작은 벼슬만 허용했지요.

연잉군도 열일곱 살 나이에 대궐을 나가 지금의 삼성미술관 자리에 창의궁(彰義宮)에 살게 됩니다. 이 자리에 백송(白松)이 있었습니다. 정성왕후는 대구 서씨(徐氏)로 가회동에서 태어나 13살에 11살의 어린 연잉군과 혼인하게 됩니다. 혼인하자 서씨는 달성군 부인(達城君 夫人)에 봉해지니 지금 기준으로 보면 우스운 일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효종 이후 후손이 귀한 왕실인지라 빨리 결혼해야 했습니다. 소설‘삼두매’에서는 혼인하던 날 아버지 서종제가 귀양가서 혼인이 파탄된다는 설정으로 되어 있습니다만. 기록에 의하면 서씨 부인은 영조가 임금 자리에 오르자 정성왕후라 불리게 됩니다. 성격이 온화하고 늘 웃는 표정을 지어 아랫사람이 많이 따랐다고 합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슬하에 아기가 없었습니다.

숙종이 차기 임금은 할아버지와 아버지 그리고 자신의 후손에서 나와야 한다는 삼종혈맥(三宗血脈)의 논리에 따라 왕가에서는 아들 낳기에 박차를 가합니다. 그런 다급함에도 서씨 부인이 아이를 생산하지 못하고 1719년 첩(妾)인 연호(延祜)에게서 아들을 보게 됩니다. 첩인 연호는 본시 궁녀였으며 숙빈 최씨와 사이가 무척 좋아서 시어머니가 병들었을 때 수발을 들었다고 합니다. 숙빈이 파주의 소령원에 묻히고 나서 몇 년 뒤에 죽었을 때 그 맞은편에 무덤을 만들어 죽은 후에도 시어머니를 모셨다고 합니다.

창의궁에서 태어난 아들은 후에 세자가 되지만 어린 나이에 죽고 맙니다. 영조의 아들은 영빈 이씨가 낳은 사도세자가 유명한데 뒤주 속에 갇혀서 죽게 되지요. 영조가 늦게 낳은 사도세자를 죽인 것은 당쟁 때문이기도 하지만 생모인 영빈 이씨의 고발과 사도세자의 부인인 혜경궁 홍씨의 방관으로 이루어진 비극입니다. 영조에게는 딸도 많은데 무수리를 생모로 둔 아픔 때문인지 하나같이 명문가로 시집보냅니다. 공주나 옹주의 남편을 부마(駙馬)라고 하는데 임금의 딸이 시집을 오는지라 혼수품이 대단하고 게다가 전답도 많이 딸려와 평생 부유하게 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임금의 다른 아들과 마찬가지로 벼슬에 나갈 수 없어 똑똑하고 야심이 많은 양반가 남자는 혼인을 꺼렸다고 합니다. 그런데 더욱 안타까운 것은 대군이나 군은 아내를 잃으면 새 장가를 들 수 있지만, 부마는 공주나 옹주와 혼인하면 첩을 둘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아내가 죽어도 새 장가를 들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럴 경우 임금이 궁녀 중에서 참한 여자를 골라 첩으로 데리고 살게 했다고 합니다.



이시우 기자
작성 2018.08.16 14:14 수정 2019.12.30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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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