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는 먹는 것이 아니라 익어가는 것이라고 한다. "어떻게 나이 들어가야 하는 걸 아는 게 슬기의 결정체이고, 삶이라는 위대한 인생예술작품을 완성하는 데 있어 가장 힘든 과정이다."
"To know how to grow old Is the masterwork of wisdom and one of the most difficult chapters in the great art of living."
스위스 철학자 앙리 프레데릭 아미엘(Henri-Fre'de'ric Amiel 1821-1881)의 말이다. 이 말에서 지혜의 결정체라는 데는 동의하지만 가장 힘든 과정이라는 데는 아래와 같이 반론을 제기해보고 싶다.
우리가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먹는 만큼 '싼다'는 뜻이 아니랴. 그러니 힘들기는커녕 아주 쉽다 해야 하지 않을까. 힘들이는 대신 힘 빼는 일일 테니까. 수영초보자들은 힘을 많이 들이지만 힘을 빼기 시작하면서 수영이 늘듯이 말이다.
삶이라는 산을 오르면서 이제 인생 80대 고개를 오르고 보니 시야도 점점 넓어지고 마음도 여유로워지는 것 같다. 젊어서는 뭣이든 얻고 받느라고 숨을 들이쉬기에 바빴는데 이제는 내게 있는 것 하나도 남김없이 죄다 주고 베풀면서 숨을 내쉴 일만 남았기 때문이리라.
있는 정 없는 정 다 쏟으면서 손에 쥔 것 다 놓아 버리고 몸과 맘 깃털처럼 가볍게 저 푸른 코스모스 하늘로 날아오를 준비만 하면 되는 까닭에서이리.
서양에 '지옥으로 가는 길은 좋은 의도로 포장되어 있다. (The road to hell is paved with good intentions.)'는 말이 있다. 이는 천국으로 가는 길은 시늉이나 선의가 아닌 선행으로 닦아진다는 뜻이리라.
영어로 '네가 먹는 것이 너다. (You are what you eat.)'라고 하고 우리 한국말로는 나이를 먹는다고 하는데, 이는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우리 나이와 삶이 결정된다는 뜻이 아니랴.
우리가 사랑을 먹을 때, 사랑을 낳게 되고;
우리가 미움을 먹을 때, 미움을 낳게 되며;
우리가 희망을 먹을 때, 희망을 낳게 되고;
우리가 절망을 먹을 때, 절망을 낳게 되며;
따라서 우리 삶이, 아니 순간 순간의 우리 숨이
코스모스의 축복이나 카오스의 저주가 되는 것이리.
In Korean, we say we “eat age.”
The implication seems to me that
how and what you “eat” decides your age.
We’re used to the popular saying in English
that “you are what you eat.”
Wouldn’t this mean that
when you eat love, you beget love;
when you eat hatred, you beget hatred;
when you eat hope, you beget hope;
when you eat despair, you beget despair;
thus your life, or rather each breath
of yours is destined to become either
a blessing of the Cosmos or a curse of the Chaos?
[이태상]
서울대학교 졸업
코리아타임즈 기자
코리아헤럴드 기자
뉴욕주법원 법정통역관
전명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