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루귀
권덕진
어디쯤 오고 있나
귀를 쫑긋 세우고
바람 앞에 섰다
풋내음 들킨 풋풋한 마음
살포시 다가서면
부끄러워 몸을 사리다
화려하지 않은
소박하게 마중하는
작은 몸짓이 숲을 깨운다
아기자기한 숲속의 속삭임
발밑에서
설핏 에움길에 뭉근하다.
【권덕진 프로필】
제1회 안정복 문학상 장려상
제1회 쌍매당 이첨 문학상 시 부분 대상
제5회 예술문학 대상
서울강동경찰서 인권시화전 감사장
저서 : 시의 사계 1.2집
【시 평/시인 박선해】
노루귀를 닮았다고 하여 노루귀라 부리는 봄꽃이다. 어느날 봄이 오는 산길 따르다가 수줍게 움트는 모습에 멈춘 시인은 마치 부끄러워 몸 사리는 소녀의 몸짓이 연상되어 이미지를 형상화 하게 되었다. 봄은 설레는 감정에 다가와 소박한 행복을 전해 준다. 새 봄길에도 아기자기한 숲속의 이야기를 세상 독자와 나누고 싶은 마음이 충분히 담겨 있다. 시인은 시적 향상을 위한 꾸준한 노력하는 모습이 시처럼 아름답다. 충분하고도 끊임없이 노력하는 정겨움을 느낄수 있기 때문이다. 살아가면서 서로 이해와 채움을 주고 받으며, 나눔을 삶의 근원으로 여기는 시인이다. 기다림이 있는 시적 발상에는 따뜻함이 묻어 있다. 귀를 쫑긋 어디선가 봄의 연가가 들려 올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