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히 마주한 모든 일들을 품어라
삶의 긴 터널을
다 지나지 못하든 것들이
구름에 옷을 벗어 던지고
멈추어 선 새처럼 소리 내는데
꽁꽁 여며 둔 시간을 풀어 내던 언어는
구겨진 굽다리처럼 희망을 잃어 가고 있다
빗살무늬 진 마음들이
야철장에 수북하게 재이고
금 은 쟁반들이 쨍그렁 나동그러지고
세속의 소꿉들이 주물로 녹아 내리고
의로운 정 하나에 삶도 활활 탄다
앞마당엔 한 줌의 재로 살을 풀어 내며
항변없는 얼굴이 편편히 누워
재생의 회전문을 찾아 돌아 든다
깊은 밤의 고요를 거치면
속살 걷어 낸 달은
눈시울 적시던 희망을 들어
덧없이 붉혀 묻히던 추억을 되살려
회상으로 화장을 하고
꿈조차 버리지 못하며 넘어 가는 생애
어떤 이물로 돌아 올수나 있을까
별의 저편은 영혼의 서곡을 부른다
다시 너는
더욱 충실히
탁마된 언어로 태어 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