墨池洞 道山齋 묵지동 도산재
1.
先世封塋在道山 선세봉영재도산
新成齋舍是爲顔 신성재사시위안
南通十里龜遊海 남통십리구유해
東立千層鶴舞巒 동립천층학무만
復看諸峯林壑美 부간제봉임학미
漸聞行處水聲潺 점문행처수성잔
墨池曾有匡廬下 묵지증유광려하
磨鑽流波入此間 마찬유파입차간
묵지동 도산재에서
1.
조상들의 무덤이 도산에 있으니
새로운 재실을 지어 얼굴로 삼았구나.
남쪽으로 십리 가면 거북이 노는 구산면 바다가 있고
동쪽에는 천층 계단 학이 춤추는 무학산이 우뚝 섰네.
여러 산봉우리 다시 보니 숲과 골짜기 아름답고
간 곳마다 들어보니 물소리 잔잔하다.
묵지는 일찍이 광려산 아래 있었는데
흐르는 물 갈고 닦여 이 계곡에 들어왔네.
2.
璿源世族在斯間 선원세족재사간
榮貴無關勢不關 영귀무관세불관
呑墨池魚應識字 탄묵지어응식자
健飛林鳥亦知還 건비임조역지환
經來夢序多遷易 경래몽서다천역
肯構齋公克苦艱 금구재공극고간
揭額道山元有本 게액도산원유본
先靈幽宅有史山 선영유택유사산
2.
아름답고 근본 있는 자손들이 이 계곡에 살면서
부귀영화도 관계없고 위세도 관계없이
묵지 못의 고기 먹으며 글자도 깨치고 있으니
건강하게 나는 숲 속의 새들 돌아올 줄 알았도다.
꿈처럼 지나온 긴 세월 바뀌면서
재실 하나 세우려고 온갖 고생 이겼도다.
도산이란 현판을 거니 원래부터 근본 있어
선영의 유택이요 역사 있는 산이로다.
해산 이은춘은 1881년 12월 19일 경남 창원군 구산면 마전리에서 아버지 이영하, 어머니 정귀선의 제6남으로 태어났다. 소년시절에 창원군 진북면 정삼리에 있었던 서당에서 한학을 공부하였다.
청년시절에는 한강 정구의 후학으로 성리학을 공부하면서 교동향교에서 가운 허정덕, 화산 임재식 등과 함께 지역유림으로 활동하였다.
경남 일대의 수많은 재실과 정자, 사당에 상량문이나 현판 또는 기문으로 그의 족적이 남아 있다. 1966년 11월 7일에 생을 마감한 해산 이은춘은 근대 경남 지역의 대표적 유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