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계봉의 산정천리] 북한산 숨은벽, 오매 첫 단풍 들었네



색색의 꽃이 피는 봄과 녹음이 무성한 여름도 좋지만 울긋불긋한 단풍이 드는 가을이 가장 아름답다. 전철이나 버스만 타면 쉽게 갈 수 있는 북한산에도 단풍이 시작되었다. 북한산에서도 가장 단풍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숨은벽에 오른다. 북한산은 붉은색 당단풍나무가 주 수종인데, 다른 산에 비해 암반 지형이 많아 바위와 붉은색이 어우러진 특이한 장관을 연출한다. 특히 백운대와 설교벽 사이에 있는 숨은벽 능선에서 바라보는 백운대 암벽 아래로 붉게 물든 단풍이 수를 놓은 것처럼 박혀 아름다운 경치를 만들어내고 있다.

 

밤골에 차를 주차한 후 국사당과 밤골 매표소를 지나자마자 왼쪽 사기막골 방향으로 200m 정도 가면 사기막골과 백운대로 갈라지는 갈림길이 나온다. 여기서 백운대 방향인 사기막골 능선을 따라 오르는 길은 30분 정도의 거리가 편한 숲길이어서 휘파람 불면서 유유자적하며 걷는다.

 

고도가 높아지면서 서서히 암반이 보이고 본격적으로 암릉 산행이 시작된다. 경사가 제법 있는 암릉길을 따라 조심스럽게 올라가면 숨은벽 바로 아래에 있는 해골바위가 나온다. 왼쪽으로 우회하여 전망 좋은 나무데크에서 상장 능선과 도봉산 주능선을 조망하며 잠시 숨을 돌린다.

 

숨은벽 바로 아래 나무데크에서 바라본 545봉 주위는 벌써부터 단풍이 한창이다.


조금 더 오르면 숨은벽 마당바위가 나온다. 당당한 암릉의 위용을 자랑하는 숨은벽은 북한산의 뒤태를 한 눈에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백운대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다고 하여 숨은벽이라고 이름이 붙는 바람에 실제로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었으나 최근에 등산객들이 많이 찾아 널리 알려진 탓에 이제는 숨은벽이 아니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숨은벽 마당바위. 왼쪽부터 설교벽, 숨은벽, 백운대와 파랑새 능선이다.
해골바위. 바위의 형상이 영락없는 해골 모습인데, 눈 부분의 움푹 파인 곳에 빗물이 고여 있다.

 

 

올해는 일교차가 많이 나서 단풍색이 더 곱다고 한다. 북한산 최고 명소인 숨은벽 능선의 단풍은 백운대와 염초봉을 잇는 파랑새 능선에서 아래로 내려오고 있는 중이다. 이런 페이스가 유지된다면 다음 주부터 이달 말까지 단풍이 절정일 것으로 예상된다.

파랑새능선에서 내려온 단풍이 백운대 후사면을 울긋불긋 물들이고 있다.
수려한 암봉의 능선을 타면서 아찔한 절벽 아래로 은은한 단풍을 감상할 수 있다.

숨은벽 대슬랩에서 구멍바위로 내려오면 백운대와 밤골계곡으로 분기되는 이정표를 만난다. 여기서 밤골계곡으로 길을 잡고 하산한다. 한 여름 물놀이 명소인 밤골계곡은 곧 다가올 단풍시즌에 대비하는 듯 물을 다 흘려보내고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밤골계곡 상단부는 가을의 속살을 화려하게 물들이고 있는 중이다.

 

 

태어나서 25세까지를 봄, 50세까지를 여름, 75세까지를 가을, 100세까지를 겨울로 치는 '백세시대'를 인생의 사계절이라고 한다. 육십 대와 칠십 대는 단풍이 가장 아름다운 만추(晩秋)가 된다.

 

법륜스님이 말씀하셨던가. '잘 물든 단풍은 봄꽃보다 아름답다'.

 

 

 

 


여계봉 선임기자

yeogb@naver.com




편집부 기자
작성 2020.10.13 09:47 수정 2020.10.13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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