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찬의 두루두루 조선 후기사] 제27화 민속놀이

[최영찬의 두루두루 조선 후기사]

 

제27화 민속놀이

 

우리나라는 세계 무형유산이 많은 나라입니다. 나라는 작아도 역사와 전통이 있기에 사람에서 사람으로 전해지는 기예가 뛰어났기 때문입니다. 그중에서도 민속놀이는 서민과 함께하며 사는 즐거움을 주었습니다. 손으로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많지만, 대표적인 것 몇 가지만 소개하겠습니다. 음력 5월 5일 단오에는 여자는 그네뛰기, 널뛰기했고 남자는 씨름을 했습니다. 북방에서 시작해 중국을 거쳐 들어온 그네뛰기는 춘향이가 이몽룡을 홀린 사랑의 놀이였습니다. 긴 통나무로 양쪽 기둥을 세우고 들보를 가로지른 다음 그네줄을 메어 놓는데

그네를 뛰며 숨었다 나타났다 하는 아름다운 춘향의 모습에 이몽룡의 애가 탔을 것입니다. 이렇게 그네 뛰는 여자의 치마가 활짝 펼쳐져서 펄럭이는 광경을 사내 녀석이 밑에서 훔쳐보는 모습이 음탕하다고 해서 한때 금지한 적도 있으나 인기 있는 놀이로 전승되어 지금까지 남아 있습니다. 혼자 뛰는 것을 외그네, 두 사람이 마주 서서 함께 타는 것을 쌍그네라고 불렀는데 겨루기로는 가장 높이 뛴 여자를 일등으로 했습니다.

씨름은 오래전부터 내려온 남자들의 힘겨루기입니다. 중국은 각저희, 일본은 스모라는 이름의 씨름이 있는데 우리와는 겨루는 형태가 다릅니다. 우리 씨름은 띠(샅바)를 다리 어디에 두는가에 따라 왼씨름, 오른씨름으로 부릅니다. 허리에다 띠를 매고 하는 씨름도 있어 띠씨름이라고 불렀습니다. 단오와 추석을 비롯해 민족명절에는 꼭 등장하는 경기로 우승자에게는 황소를 주는 등 포상도 푸짐했고 지금도 민속경기로 전국적으로 대회가 열립니다.

남자들은 지금의 축구와 같은 축국도 많이 했는데 돼지나 소의 오줌보에 바람을 불어 공으로 해서 차거나 짚을 둘둘 말아 공처럼 만들어 발로 차는 경기였습니다. 이 축국은 중국에서 시작해서 우리나라로 들어온 것인데 일반인을 물론 군인들이 체력단련을 위해 많이 했다고 합니다. 제기차기도 어른 아이 할 것이 없이 즐기는 놀이였는데 이 역시 군인들이 휴식 시간에 다리 근육을 튼튼히 하기 위해 많이 했다고 합니다. 또 군인들은 말을 타고 달리며 작대기로 공을 쳐서 상대의 골 안에 넣는 격구를 많이 했는데 서양의 폴로(polo)가 중국을 통해 전해진 것입니다. 인조 때까지 무과 시험과목에 들어 있었다고 하며 말을 탈 수 없는 일반인들은 지금의 필드하키처럼 땅바닥에서 막대기로 공을 치는 놀이를 했다고 합니다.

민속놀이로 빠질 수 없는 것이 연날리기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분포된 연날리기는 어느 지역이나 벌였던 행사인데 서울에서는 청계천 다리 위에서 음력 설 무렵에 시작해서 정월 보름에 이르기까지 어른 아이 할 것이 없이 모두 나와 연을 날렸습니다. 그러나 재미있다고 보름이 넘어서도 연날리기를 하면 ‘고리 백정’이라고 욕했다고 합니다.

연은 사각형의 방패연이 일반적이나 여러 가지 모양의 연을 만들어 날리기도 합니다. 대나무를 가늘게 잘라 종이를 붙이는 연은 꼬리가 긴 용 모양의 연도 만들 수 있고 둥근 형태의 연도 만들 수 있습니다. 연은 액(厄)이라고 써 붙이고 날리기를 하다가 실을 끊어서 공중으로 날리면 액운이 없어지고 그 해에 탈이 없어진다고 믿었다고 합니다. 때로 공중에 높이 띄우고는 얼레로 어르며 연싸움을 벌입니다. 이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 사금파리나 유리를 곱게 빻아 가루로 만든 다음 아교에 섞어서 연실에 칠하는 데 이것을 ‘가미 먹인다.’라고 합니다. 연을 띄워 상대의 연줄에 뒤엉키게 한 다음 얼레를 늦췄다가 당겼다가 하면서 상대방의 연줄을 끊어 날아가게 하면 이기게 되는 것입니다. 연은 이렇게 서민들이 즐기는 놀이였지만 군사용으로도 많이 썼습니다. 김유신 장군은 자기 군영으로 별똥이 떨어져 사기가 저하되자 연에다 불을 붙여 날려 떨어진 별이 다시 하늘로 올라갔다고 했습니다. 최영장군도 왜구를 물리칠 때 이용했고 이순신 장군도 일본 수군과 싸울 때 깃발과 호각으로는 신호가 잘 안 되어 연을 날려 아군과 연락을 했다고 합니다.   


이시우 기자
작성 2018.09.27 14:58 수정 2019.12.30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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