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련이 있어도 희망은 있다

시련이 있어도 희망은 있다

 

출판사 창업 초기 사기를 당해 돈도 잃었고 기획한 책에 대한 작가 섭외도 힘들었다. 특히 지인에게 당한 사기는 지금까지도 교훈을 준다.

사업 초기에 홍대 근처에 예전부터 알았던 K사장의 사무실에 책상 하나를 놓고 시작한 때의 일이다. 가끔 찾아오는 지인과 이야기를 하다가 여행회화 시리즈를 3종 진행하기로 했다. 친한 사이라 계약서 없이 계약금 200만 원을 주었다. 작업은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3종에 대한 MP3 음원 녹음도 A급 성우를 투입하였고 끝난 시점에 전체 작업 비용을 다시 들여다보게 되었다.

아무리 좋은 디자인 회사에서 디자인 작업을 한다해도 표지, 본문 디자인 비용이 너무 비싸다는 생각에 지인에게 그 회사 대표를 만나게 해달라고 했다. 필자가 만나서 금액 조정을 할 생각이었다.

지인은 차일피일 미루었다. 그러던 어느 날 충격적인 말을 했다.

자신이 직접 표지와 본문 디자인을 했다는 것이다. 처음부터 디자인 회사는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사실을 알았다. 필자는 일본어는 지인이 직접 집필을 하고 영어, 중국어는 지인이 아는 다른 작가분이 집필을 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것이 아니었다. 지인이 집필한 일본어 원고를 영어, 중국어로 번역했던 것이다. 작가 인세가 아닌 적은 번역 비용으로 말이다. 필자에게는 저자 인세를 주어야 된다고 했었다.

계속 진행을 하기에는 앞으로 드는 비용이 너무 많았다. 그래서 결심을 해야 했다. 계속 진행할 것인지 그만둘 것인지를 말이다. 고심 끝에 그만 두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래서 책도 한 번 출간해 보지 못하고 계약금과 녹음 비용 그리고 기타 진행 비용 등을 날렸다. 지금 생각해 보면 500만 원으로 출판사 입문의 수업료를 지불한 것이다.

그 지인은 지금 무엇을 하는지 모른다. 하지만 그 사람을 원망하지는 않는다. 사람을 믿었고 그 분야의 일을 몰랐던 내게 더 큰 잘못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때부터 필자는 편집 비용과 디자인 비용, 기타 작업 비용에 대한 연구를 했다. 그리고 적당한 가격대를 알아냈다. 오히려 그때 그 사건이 필자에게 짠돌이 경영을 하게 한 초석이 되었다. 그래서 지금은 새로운 사람과 새로운 작업을 진행하게 되면 먼저 적당한 단가를 협의하고 계약서를 작성한다. 그리고 상대방을 100% 믿지 않는다.

 

사업 초기 필자의 모친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

“사기는 내 주변에 나를 잘 아는 사람이 치지 모르는 사람은 몰라서 치지 않으니 주변에 친한 사람들을 조심해라.”

창업 초기의 시련은 오히려 필자에게 새로운 에너지를 준 것 같다. 그 일이 있은 후 홍대 사무실을 정리하고 신설동에 독자적인 개인 사무실을 얻어서 이사를 하기로 결정했다.

홍대 사무실을 정리하기로 생각하고 정리하러 나가는 어느 날 퇴근할 때 필자의 머리를 스치는 출판 아이템이 있었다. 필자가 운영 중인 온라인 카페의 회원들을 타깃으로 출판관련 시리즈를 만들어 보자는 것이었다. 필자가 운영 중인 온라인 카페는 출판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모임이었는데 그 분야에서 꽤 많은 회원 수를 확보하고 있었다.

출판사 직원이나 창업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필요한 출판 시리즈를 만들자는 생각으로 구상된 시리즈가 [북즐(BookZle)] 시리즈였다. [북즐(BookZle)]은 필자가 예전에 다른 사업을 하려고 상표등록을 해둔 상표였다.

[북즐(BookZle)] 시리즈는 <출판기획 실무노트>, <출판편집 실무노트>, <출판제작 실무노트>, <출판디자인 실무노트>, <출판마케팅 실무노트>, <출판제작(편집, 디자인) Q&A 모음집>의 6종이다.

첫 책은 필자의 친한 친구이자 지인이었던 K작가가 그동안 가지고 있던 원고를 선뜻 내주어서 빨리 진행을 할 수 있었다. [북즐(BookZle)] 시리즈 첫 책의 반응에 힘입어 다음 책들에 가속도를 붙여 진행을 할 수 있었다.

책의 판매는 순조로웠고 이는 아주 힘들었던 창업 초기에 필자에게 출판에 대한 작은 희망을 주었다. 지금도 [북즐(BookZle)] 시리즈를 기반으로 [북즐(BookZle) 활용] 시리즈, [북즐(BookZle) 아트북] 시리즈로 이어졌고 그 시리즈가 진화하면서 계속 출간되고 있다.

자료제공 : 투데이북스

 

출판 고수 정리노트

이시우 기자
작성 2018.09.27 15:12 수정 2018.09.27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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